
“뭐 먹을까?”에서 시작된 점심 고민은 결국 삼천리국수 호탄직영점으로 향했습니다. 귀가 잘 들리지 않는 할머니 곁에서 손자는 몸을 조금 더 기울여 조곤조곤 말을 건네고, 우리는 김이 오르는 수제비를 후후 불며 같은 속도로 숟가락을 들었습니다.
어릴 적엔 그저 밀가루 덩이로만 알았던 수제비가, 이제는 쫄깃한 식감과 담백한 국물로 어머니의 취향을 이해하게 만드는 한 그릇이 되었습니다.

진주 호탄동 삼천리국수 호탄직영점 분위기|후후 불며 맞춘 점심의 속도
문을 열고 들어서자 국물의 온기가 먼저 다가옵니다. 통창으로 낮빛이 흘러들고, 숟가락이 그릇에 닿는 소리는 낮고 잔잔합니다. 서두르는 사람은 보이지 않고, 각자의 동작이 서로의 시간을 침범하지 않습니다. 이 집의 공기는 늘 이렇습니다. 느리고, 부드럽습니다.

테이블에 앉자 어머니와 아들은 국수, 저는 수제비를 주문했습니다.

찌짐도 하나 시켰습니다. 덕분에 잔치집에 온 기분입니다. 잠시 뒤 주문한 음식들이 차례로 나옵니다.

김이 먼저 올라옵니다. 수제비 그릇 가장자리에 맺힌 수증기가 천천히 흩어지고, 국물 속에서 두툼한 수제비가 숨을 고릅니다. 어머니는 국물부터 한 모금. 표정이 먼저 말합니다. 뜨겁지 않게, 짜지 않게, 목으로 부드럽게 내려가는 온기.

맞은편에서 아들이 국수를 들어 올립니다. 김이 확 올라오자 잠시 멈춰 “후—” 하고 불어냅니다. 급하지 않습니다. 할머니가 드시는 속도를 살피듯 젓가락은 공중에서 잠깐 머뭅니다. 귀가 잘 들리지 않는 할머니 쪽으로 몸을 조금 더 숙여, 입 모양이 보이게 조곤조곤 말을 건넵니다.

대답이 늦어도 기다립니다. 말이 오가다 멈춰도 그 사이가 불편하지 않습니다. 이 점심의 핵심은, 바로 그 맞춘 속도였습니다.

수제비·국수 맛 포인트|쫄깃한 식감과 아삭한 생김치 한 점
어릴 적 어머니는 수제비를 좋아하셨습니다. 밀가루 반죽을 떼어 국에 넣어주시던 그 음식은, 그때의 제게는 큰 감흥이 없었습니다. 배를 채우는 음식, 솔직히는 ‘밀가루 덩이’쯤으로 여겼던 기억도 있습니다.

지금 다시 먹는 수제비는 다릅니다. 이를 살짝 밀어내는 쫄깃함, 씹을수록 퍼지는 담백함이 이유가 됩니다. 이가 불편해도 무리 없이 씹히는 그 식감이, 시간을 건너와 제게 말을 겁니다. 이래서 좋아했구나.


이 집을 또렷하게 기억하게 만드는 건 김치입니다. 잘 익힌 김치가 아니라 생김치. 아삭한 첫 식감 뒤로 맑은 단맛이 오고, 풋풋한 매움이 깔끔하게 남습니다. 수제비 국물에 김치 한 점을 곁들이면 국물이 다시 또렷해집니다. 국수집의 기본이 단단하다는 신호는, 늘 반찬에서 먼저 드러납니다.

그릇 가장자리가 조금씩 드러날수록 시간이 흘렀다는 게 보입니다. 말보다 표정이 많았습니다. 이 날 우리의 점심은 국물 위에 온기와 함께 머문 시간으로 남습니다. 어머니가 좋아하셨던 음식의 이유를, 이제는 묻지 않아도 알 것 같습니다.
▣ 삼천리국수 호탄직영점
-주소 : 경남 진주시 강변길 10번길 22-9(호탄동)
-주차 : 가게 옆 2대, 골목 등 주변에 주차가능.
-메뉴 : 담백한 국물의 수제비·국수, 어르신도 편안
-반찬 특성 : 아삭한 생김치 인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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