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이야기

진도 신비의 바닷길 여행-뿅이 아니라 뽕할머니를 만나다

에나 이야기꾼 해찬솔 2025. 12. 19.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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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제외하고 가족이 함께 길을 나설 수 있는 날은 흔치 않습니다.

어머니와 형은 아들의 운전대를 믿고 전남 진도로 향했습니다.

돌아보면 그날은 추석 연휴였습니다.

아들 찬스를 이용했습니다. 쉬는 날, 운전대를 아들에게 맡기고 사는 곳에서 3시간 가까이 걸리는 전남 진도로 길을 나섰습니다. 좁은 차 안 공간이 오히려 아늑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기 좋은, 잠시 멈춰 앉은 사랑방 같았습니다.

 

섬진강 휴게소와 장흥 휴게소에 들러 쉬엄쉬엄 내려갔습니다. 급할 까닭이 없던 날이었습니다.

울돌목에서 만난 바람과 명량대첩

 

첫 목적지는 전남 해남 우수영 관광지였습니다.

차에서 내리자 울돌목의 바람이 경쾌하게 뺨을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바다 산책로를 따라 명량대첩 역사관으로 들어섭니다.

신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배가 있습니다.”

 

이순신 장군의 음성이 시간을 거슬러 들려옵니다.

 

1597(선조 30) 916, 이순신 장군이 이끈 조선 수군 판옥선 13척은 이곳 울돌목에서 일본군 함대 133척과 맞붙었습니다. 결과는 모두가 아는 명량대첩, 압도적인 승리였습니다.

실버카를 끌고서도 역사관을 둘러보신 어머니는 말씀하셨습니다.

아이들이 와서 많이 배우면 좋은데, 다 늙은 내가 이렇게 와서.”

 

그 말 속에는 아쉬움과 고마움이 함께 담겨 있었습니다.

역사관을 나와 바다 위로 난 스카이워크를 걸었습니다. 울돌목의 물살과 회오리가 왜 이곳을 울돌목이라 부르는지 몸으로 설명해 주는 듯했습니다.

 

진도 신비의 바닷길과 뽕할머니 이야기

 

진도대교를 건너 읍내로 향했습니다. 점심시간 절정을 피했다고 생각했지만, 인터넷에서 찾아둔 식당 두 곳은 여전히 대기 줄이 길었습니다. 다른 곳은 재료 소진, 해장국집도 자리가 없었습니다.

그때 아들이 말했습니다.

그럼 그냥 롯데리아 갈까요?”

 

덕분에 추석 연휴에 불고기버거 세트로 점심을 먹었습니다. 여든이 넘은 어머니도, 쉰이 넘은 저 역시 명절에 햄버거는 처음이었습니다. 특별한 경험이자, 오래 남을 추억이 되었습니다.

식후 커피 대신 식후 나들이로 향한 곳은 진도를 대표하는 신비의 바닷길입니다. 조수 간만의 차이로 고군면 회동마을과 의신면 모도 사이 바다가 갈라지는 곳입니다. 물이 빠지면 폭 30~40m, 길이 약 2.8km의 바닷길이 열립니다.

굽은 해안 길을 따라 사람들이 연신 휴대전화 셔터를 눌렀습니다. 드문드문 걷힌 구름 사이로 해맑은 하늘과 푸른 바다가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그때 저만치에서 동상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뿅이 아니라, 뽕할머니 동상입니다.

전설은 이렇습니다. 호랑이가 잦아 마을 사람들이 급히 모도로 떠나면서, 그만 뽕할머니를 두고 가게 됩니다. 혼자 남은 할머니가 용왕님께 간절히 기도하자, 음력 2월 그믐에 바닷길이 열릴 것이라 일러주었다고 합니다. 가족과 마을 사람들을 다시 만난 뽕할머니는 기력이 쇠해 세상을 떠났고, 마을에서는 지금도 영등사리제사를 지내고 있습니다.

1975, 주한 프랑스 대사가 이 광경을 보고 프랑스 언론에 모세의 기적으로 소개하면서 전 세계에 알려졌습니다.

우리도 뽕할머니처럼 마음속으로 간절한 바람 하나를 올렸습니다. 오가는 바람이 그 바람을 용왕님께 전해줄 것 같았습니다.

 

진도타워에서 바라본 울돌목, 그리고 귀향길

뽕할머니 곁을 떠나 진도타워로 향했습니다. 주차장에서 몇 걸음만 걸어도 가슴이 탁 트입니다. 발아래로 울돌목이 내려다보이고, 명량대첩의 역사가 다시금 회오리칩니다.

7층 전망대에서 사방팔방 펼쳐지는 풍광을 두 눈에 담고, 휴대전화에도 담았습니다. 벅찬 마음은 아래 카페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가라앉혔습니다.

 

어둠이 내려앉을 무렵, 다시 집으로 향했습니다. 늦은 시간, 아들 찬스 덕분에 편안한 귀가였습니다. 차 안의 좁은 공간은 우리 가족의 사랑방으로 변했습니다.

한가위 당일에도 구름에 가려 보지 못했던 달을, 그날 밤 아파트 주차장에서 만났습니다.

달님, 안녕.”

 

진도 여행 정보

-명량대첩 역사관 : 해남 우수영 관광지 내 위치, 울돌목 조망 필수

-신비의 바닷길 : 조수 간만 시간 사전 확인 필요(연중 특정 시기 개방)

-뽕할머니 동상 : 신비의 바닷길 상징, 전설 알고 보면 의미 깊음

-진도타워 : 울돌목·진도대교를 한눈에 담는 전망 포인트

-여행 팁 : 연휴 점심시간 식당 대기 고려, 일정은 여유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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