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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 쏟아지는 햇살을 피하고 싶을 때가 한둘이 아니다. 햇볕을 가려주는 양산 같은 나무가 우리에게 숨을 고를 여유를 주는 아름드리나무가 진주를 비롯해 대한민국 여기저기에 있다. 이 중에서도 할머니처럼 정겹게 우리에게 자신의 넉넉한 곁을 내어주는 할머니 나무가 초장동(옛 초전남동)에 있다.

초전 현대아파트 2단지 옆에서 자연드림 쪽으로 해서 좀 더 야트막한 구릉지로 향하면 내동마을회관이 나온다. 초전남동 내동마을회관이라는 빛바랜 선전 글귀만큼이나 오랜 연륜을 자랑하는 나무가 회관 곁에서 서 있다.

초전남동 못티 위쪽 팽나무라 불렸던 이 나무는 200년이 넘는다. 나무가 한자리에 서서 풍진 세월을 견디며 거목이 된 만큼 연륜에 깃든 사연과 이야기 없을 수 없다. 못티 아래쪽 팽나무도 연륜이 깊어 아마도 그쪽을 할아버지 나무라 하고 여기 위쪽 팽나무를 할머니 나무라 불렀는지 추정할 뿐이다.

우리 키 높이에서 네 갈래로 가지가 뻗어 있다.

곳곳에는 이끼가 잔디처럼 에워싸고 있는 나무는 큰 높이와 넓이에도 위압감이 없다. 오히려 아늑하다.

스스로 풍경이 된 나무 아래에 앉아 오가는 바람과 인사를 나누라면 일상 속 번뇌는 스르륵 사라진다.

마치 자장가를 불러주는 할머니 곁에 잠이 드는 아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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