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전설의 고향, 통영 세포마을 가는 이 고개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24. 10. 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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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이 잘 가시오.” 가는 이 고개 전설 따라, 통영 세포마을

 

 

이 이야기는 경상도 통영지방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로갈무리하는 <전설의 고향> TV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1977년 시작해 1989578화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무더운 여름이면 구미호를 비롯해 귀신 나오는 무섭고 서늘한 이야기를 특집으로 방영하곤 했습니다. 한때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보기도 했습니다. <전설의 고향>에 나온 귀신 이야기를 찾아 통영 세포마을을 찾았습니다.

 

 

통영 도심을 벗어나 통영대교를 건너 오른쪽 미수동을 지나면 산양읍과 이어지는 야트막한 고개가 있습니다. ‘가는 이 고개입니다.

 

 

고개에 이르면 시내로 향하는 버스 정류장 옆으로 <월성 정 씨 영세불망비>가 보입니다. 200여 년 전, 근처 바닷가 주민들은 나라에 바치는 턱 없이 많은 공물로 여간 힘든 게 아니었습니다.

 

 

이때 이 고장 탁성찬(卓成贊)의 아내 정씨(鄭氏) 부인은 나이 70세의 고령에도 아들을 데리고 천 리 길 한양으로 올라가 임금에게 이 사실을 고했습니다. 물론 미천한 백성이 함부로 임금을 만나기는 어려웠습니다. 임금이 행차하는 길가에 엎드려 기다렸다가 임금이 탄 어가가 그 앞에 이르렀을 때 품속에 있던 꽹과리를 울리며 마을 주민들의 어려움을 소상히 알렸습니다. 이 은혜를 잊지 않기 위해 헌종 4(1838) 영세불망비(永世不忘碑)를 세웠다고 합니다.

 

 

전설 같은 사연을 접하고 천천히 마을 속으로 향했습니다. ‘색깔과 이야기가 있는 가는 개마을 이정표와 안내판이 우리의 눈길과 발길을 붙잡습니다.

 

 

4차선으로 오가는 차들이 바람을 가르며 쌩쌩 달리는 이 길은 옛적에는 통제영과 당포만호영(唐浦萬戶營)을 잇는 고갯길로 인가와 멀리 떨어진 외딴 산기슭 솔숲 사이였습니다.

 

 

이 마을 홈페이지(http://sepovill.com/main/main.php)에 따르면

 

 

통영 땅에 방두수라는 날건달이 살고 있었는데 처와 아들 하나를 뒀으나 기생방과 투전판을 제집 드나들 듯 할 뿐 가정은 통 돌보질 않았다. 두수는 원래 부모로부터 꽤 많은 유산을 받았으나 모두 주색잡기에 날려버리고 오두막집에서 찢어지게 가난한 생활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두수의 아내는 본시가 착한 성품이라 남편의 술버릇을 탓하지 않고 지성으로 공경할 뿐이었다. 하지만 그는 걸핏하면 손찌검을 했으며 어느 대감댁 소실로 하인과 부정한 짓을 저지르다가 들켜서 도망 온 생김새 반반한 술집 과부와 눈이 맞아 저 여편네만 아니면 과부와 한 평생을 재미나게 살 수 있을 텐데...하는 생각에 그만 눈이 뒤집혀 옆에 있던 아내를 죽이고 시체를 부엌바닥에 묻고는 그 길로 과부와 아들을 데리고 그 집을 떠나버려 오두막집은 완전히 폐가가 되었다.

 

 

그로부터 몇 달이 지난 궂은비가 내리던 어느 날 한 밤중에 술에 취한 한 청년이 그 집 앞을 지나게 되었는데 난데없이 여인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청년이 집안에 들어섰더니 온통 피투성이가 된 여인이 사람 좀 살려줘요하며 손짓하여 그만 혼절해 버리고 말았다. 그 뒤에도 비오는 날이면 그 집에서 종종 여인의 울음소리가 들려 아무도 그 집 앞을 얼씬거리지 않았다. 한참 뒤 아랫마을에 사는 담 큰 한 젊은이가 그 집에는 반드시 무슨 곡절이 있을 것이라면서 비오는 날에 그 집 앞에서 여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여인의 울음소리가 들리자 젊은이는 집에 들어섰다. 여인은 남편과 술집 과부의 얘기를 모두 털어놓으면서 부엌바닥에 묻혀 있는 자신의 시체를 양지바른 곳에 묻어 줄 것을 당부하였다. 젊은이는 소원대로 해주겠노라 약속을 했고 그 이튿날 부엌바닥에서 여인의 시체를 파낸 후 뒷산 고개 넘어 양지바른 곳을 골라 묻어줬다.

 

그로부터 사람들은 그 고개를 지날 때면 돌을 던지고 가는 이 잘 가시오라 하며 지나가게 되었고 이런 연유로 고개 이름을 가는 이 고개라고 불러오고 있다.’라고 합니다.

 

 

전설 따라 삼만리~. 마을 골목을 거니는 걸음은 가볍고 상쾌합니다. 빨래터에서는 추억이 전설처럼 흐릅니다.

 

 

걸음은 어느새 바닷가로 향합니다. 잔잔한 바다 위로 구름이 걸쳐 있습니다. 달곰한 풍광이 평화를 안겨줍니다.

 

 

걸음은 어느새 오랜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나이 육십에 이르러 통영이 내민 손에 이끌려 정착한 유상선 작가의 작업실로 향합니다.

 

 

어서 오이소라는 바닥글이 푸른 통영 바다를 닮은 열린 문을 따라 전시실을 둘러봅니다.

 

 

해를 품은 해바라기가 한가득합니다. 덩달아 태양의 열정을 담아옵니다.

 

 

옛날에는 쟁이마을이라고 할 만큼 옹기쟁이, 대장쟁이, 삿갓쟁이, 소반쟁이, 기와쟁이, 통쟁이, 챙이쟁이, 솜털쟁이, 양태쟁이, 소달구쟁이, 양복쟁이와 같은 재주꾼들은 사라졌습니다.

 

 

전설과 역사가 흐르는 마을에는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즐기며 쉬어가는 이들의 요람으로 바뀌어 펜션들이 즐비합니다.

 

 

덩달아 마을을 거닐며 바다를 벗 삼아 거니노라면 방전된 삶의 기운을 채우는 듯합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에너지를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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