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 여행 명소, 창원 김씨박물관

추억을 만지고, 기억하다- 창원 김씨박물관

 

디지털 세상입니다. 너무도 빨리 바뀌는 세상의 흐름에 한걸음 뒤로 물러나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너무나 인간적인 아날로그 감성이 그리울 때면 창원 <김씨박물관>을 찾으면 좋습니다. 추억을 만지고 기억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 김씨박물관

경남 창원시 진해구 소사로59번나길 4

관람시간 : 09:00 - 18:00(매주 월요일 휴무)

전화번호 : 055-552-8608

이용료 : 무료

 

 

창원 진해구 소사마을 입구에 차를 세우자 아늑한 아날로그 감성이 와락 안기는 기분입니다. 돌담이 일상에 긴장한 마음을 풀어줍니다.

 

 

굳이 까치발을 하지 않아도 담 너머가 보입니다. 담은 그저 안과 밖의 경계일 뿐입니다. 커다란 빛바랜 사진이 담장에 붙어 있습니다. 근대마을 소사리를 보여주는 사진 너머로 시간을 거슬러 갑니다.

 

 

소사마을은 ‘1905년 일본이 웅천군 서면과 중면에 진해에 군항 건설을 하면서 군항과 도시에 물을 공급하고 전기를 생산할 수원지를 만들면서 심동마을, 들마을 등 7개 마을 주민이 강제로 이주당해 정착해 현재에 이른 마을’입니다.

 

 

곁에 예술사진관으로 발을 들여놓자, 우리는 연어가 됩니다. 물살을 거슬러 귀향하던 연어처럼 우리는 시간을 거슬러 마음의 고향을 찾아갑니다.

 

 

가정집을 개조한 개인 박물관은 1900년대 생활상을 담은 전축, 영사기, 다이얼 전화기, 시간이 멈춘 괘종시계, 텔레비전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김씨박물관 김현철 관장이 30여 년 동안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근현대 유물을 모아 1930년대에 지어진 어머니가 살던 가정집에 2009년 박물관을 개관했습니다.

 

 

잠시 소파에 앉아 숨을 고릅니다. 복고풍 감성이 찐득찐득 묻어납니다.

 

 

사진관을 나와 박경조 상회로 갑니다. 부산라듸오며 솔표 석유 같은 글귀들이 태어나기 전의 시간 여행의 길라잡이가 됩니다.

 

가게 안자 들어가자, 아날로그적인 소품들이 우리를 반깁니다. 눈길 닿는 곳마다 잠시 얼음 땡처럼 시간은 멈춥니다.

 

 

그러다 못난이 삼 형제에 걸음과 눈길은 멈춥니다. 우는 아이, 잔뜩 짓 푸린 아이 그리고 환하게 웃는 아이. 못난이 삼형제는 잠시 우리에게 그때를 떠올리게 합니다.

 

 

박경조상회를 나와 맞은 편 <김씨공작소> 들어갑니다. 종이 딱지가 우리의 눈길을 먼저 이끕니다.

 

 

작은 가게 안에 꾸며진 소품들이 “시간은 멈춰라~” 노래를 부르는 듯합니다.

 

 

뱀주사위놀이 앞에서 주사위를 굴러 나온 숫자만큼 칸을 움직여 나가던 그 동무들이 그립습니다.

 

 

앙증스러운 물건 하나하나에 넋을 놓습니다.

 

공작소 옥상에 오릅니다. 평화로운 마을 풍경이 밀려옵니다. 덩달아 웅동벚꽃장이며 일제 강점기부터 1960년대 웅동수원지를 중심으로 한 마을 이야기가 스멀스멀 귓가를 간지럽힙니다.

 

 

공작소를 나와 마을을 마실 하듯 천천히 걷습니다. 그러다 걸음은 환하게 불 밝히는 듯한 벚나무 앞 옛 주막터 앞에서 멈춥니다.

 

 

<스토리텔링 소사 주막>이라는 간판이 우리를 설레게 합니다.

 

마당 한켠에서는 1970년대 대통령 유세 중인 김대중 후보의 사자후가 들려옵니다.

 

 

열변을 뒤로 하고 가정집을 개조한 전시실로 들어갑니다. 김씨 집안 100년의 이야기와 유물로 만들어진 역사 자료가 우리를 시간 여행자로 만듭니다.

 

“엄마, 십 원만” 빛바랜 특별기획전 포스터가 어릴 적 어머니께 떼쓰던 개구쟁이 시절로 돌아가게 합니다.

 

 

요즘 세상은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모습으로 변하는 중입니다. 하루가 멀다고 변하는 통에 그 속도를 따라잡기도 힘듭니다. 여기 이곳은 추억을 복원해 과거의 나로 돌아갈 틈을 줍니다.

 

조금 불편하고 번거로웠던 아날로그 시대의 감성이 숨 고를 여유를 줍니다. 시간이 멈춘 레트로 감성을 느끼기 그만입니다. 마치 흥겨운 트로트 음악을 듣는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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