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문턱에서 다가올 봄 인사를 만나다-원동마을숲
통영에서 고성 오가는 길에서 몇 번을 봤습니다.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아담한 숲이 주는 풍경이 좋았습니다. 오가는 길에서 바라보는 숲 자락은 아늑했습니다. 그러다 이번에는 마음을 먹고 찾았습니다. 통영 도산면 원동마을입니다.
고성에서 통영으로 넘어가는 고개가 나오기 전에 마을이 나옵니다. 4차선 길에서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빗돌이 양쪽에 서 있습니다.
원동마을 마을 유래를 적은 빗돌과 마을 헌장입니다.
먼저 원동(院洞)마을은 원래 고성에 속한 도선 부곡이 있었던 곳이라고 합니다. 마을의 유래를 읽노라니 수많은 시간이 지나는 기분입니다.
맞은 편으로 마을 헌장에는 ‘내 고장 아늑한 원산벌에 그 옛날 조상님의 따스한 숨결이 항상 숨 쉬고 티 없이 자라나는 어린이 귀엽게 뛰노는데 내 할 일 가슴 깊이 되뇌며 푸른 숲마을을 지키련다.~’는 마을 주민들의 다짐과 바람이 새겨져 있습니다.
마을로 본격적으로 들어가면 2차선 길이 나옵니다.
본격적으로 마을로 향하는 입구에 이르면 고인돌이 먼저 우리를 반깁니다. 원동 지석묘입니다. 소가야국 당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고인돌 옆으로는 통제사 옛길이라는 이정표가 우리의 눈길과 발길을 붙잡습니다.
원동마을은 조선시대 통영과 고성을 오가던 과객들이 머물며 쉬어가던 도선원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이들을 지나면 마을회관이 나옵니다.
마을회관 옆으로 수백 년 된 방풍림 ‘원동 숲’이 민낯으로 우리를 반깁니다.
덕분에 햇살을 고루고루 맞으며 기분 좋게 마을 숲을 거닙니다. 기분 좋은 땀이 이마를 타고 내릴 새가 없습니다. 오가는 바람이 뺨을 어루만지며 훔쳐 가기 때문입니다.
마을 정자에서 숨을 고릅니다. 가져간 캔 커피를 마십니다. 달곰합니다.
숲 앞에는 연안 김씨의 시조 박사공신도비가 있습니다. 뒤편에는 고려 때 세운 국립대학인 국자감(나중의 성균관)의 사문학 박사를 지낸 사문박사를 지낸 문익공파 1세인 시조 김성한(金暹漢)의 제단이 있다고 합니다.
한편, 1604년(선조 37년) 통제영을 이 고장 옛 두룡포로 옮겨 설치할 때 세병관 터로 원래의 선산을 징발하여 파묘 유실했다고 합니다. 당시 이경준 통제사의 꿈에 한 신인(神人)이 나타나서 “네가 처음에는 내 장지를 빼앗더니, 더 무슨 원한이 있어 백골마저 박대하느냐”고 크게 호통을 쳐 놀라 꿈에서 깬 통제사가 유골을 수습하고 엄히 장례를 치렀다는 세병관 창건 설화가 전해옵니다.
허리를 숙이자, 발아래 봄소식을 전해준다는 봄까치꽃이 겨울 문턱에서 다가올 봄 인사를 먼저 건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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