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식후 커피? 식후 사천미술관!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23. 8. 27.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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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맞은 듯 땀을 흘리는 여름이 익어갑니다. 여름 뜨거운 태양 열기에 몸과 마음이 지쳤습니다. 시원한 냉커피 한잔의 여유가 그리울 때 사천의 푸른 바다로 향했습니다. 식후 커피 같은 달곰한 풍경이 있는 바다와 함께 그림을 구경할 수 있는 사천미술관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천미술관으로 향하는 길은 급하지 않습니다. 무짓개해안도로를 따라갑니다. 하늘을 품은 바다의 푸르른 빛이 덩달아 마음도 푸르게 합니다.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활영지이기도 한 대포항에서 잠시 눈길과 걸음이 멈췄습니다.

 

항구 방파제를 따라 걷습니다. 뜨거운 햇볕에 몸을 가릴 나무 하나 없지만 푸른 하늘과 바다, 그리고 들고간 양산이 넉넉한 풍경을 더욱 아늑하게 바라보게 합니다.

<그리움이 물들면>이라는 조형물이 우리를 반깁니다. 사천의 떠오르는 사진 명소이기도 합니다.

해넘이 때면 온통 황금빛으로 물든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 찍으려는 이들로 주위는 뱀 꼬리처럼 길게 줄지어 서 있기도 합니다.

 

그리움으로 물든 우리는 미술관으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곧장 가지 않았습니다. 근처 대방진굴항으로 향했습니다.

굴항을 천천히 걸었습니다. 아늑하고 평화로운 풍경이 딱딱하게 굳었던 일상 속 긴장의 근육을 풀어줍니다.

 

굴항을 나와 이른 점심을 먹습니다. 인근 <박서방식당>으로 향했습니다. 메뉴는 단일합니다. 백반 정식입니다. 맛집으로 소문나 오전 11시인데도 4번째로 입장했습니다. 우리가 입장하고도 뒤이어 사람들이 옵니다. 식객들은 식당을 채우고 대기 순번을 받아 밖에서 기다립니다.

 

메뉴 선택은 할 필요가 없습니다. 115,000원의 백반정식이 순서대로 차려집니다. 새우장과 전복장이 주요 반찬으로 올라옵니다. 기분 좋게 먹습니다. 함께한 가족들과는 밥으로 정을 나누는 식구가 되었습니다.

 

밥으로 우리의 육체적을 채우고 나서자 식후 커피를 대신해 미술관으로 향했습니다. 우리나라 아름다운 길 중 하나인 창선-삼천포대교 아래로 갔습니다. 사천에서 남해로 가는 길 입구, 삼천포대교 공원에 사천미술관이 우리를 어서 오라 반깁니다. 여름이면 토요일마다 흥겨운 <프러포즈> 행사 펼쳐지는 해상무대 맞은편에 미술관이 있습니다.

 

<SUMMER, 3色展(3색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830일까지 사천 지역 미술가 김나영, 김희숙,이용우 3인의 그림이 일상에 지친 우리를 기다립니다.

 

BAT로스만스와 함께하는 청년문화예술지원사업으로 서울 인사동 아트갤러리에서 전시한 뒤 16일부터 사천미술관에서도 열리고 있습니다.

 

사천전시에서는 서울전시에 공개된 30여 점과 추가로 20점의 작품이 더한 50여 점이 전시 중입니다.

 

4면의 벽이 아닙니다. 9면인 듯한 전시장은 걸음 걸음마다 3인의 작품들이 우리의 눈길과 발길을 붙잡습니다.

이용우의 <어스름 녘> 속 누렁소의 크고 동그란 눈망울이 보는 내내 마음을 촉촉하게 합니다.

<백자의 꿈>에서는 백자 속에서 꿈틀거리며 헤엄치는 물고기의 기운에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나옵니다.

<쳔 년의 꿈 깨어나>는 덩달아 천년 꿈 너머에서 전하는 이야기에 귀를 솔깃하게 합니다.

그러다 <명월>에서는 황금빛 달 기운을 한가득 담습니다.

 

이용우 작품을 지나면 김희숙 작품들이 연달아 우리를 맞이합니다.

<꽃 피우다>라는 동일 제목의 작품들이 구경하는 동안 우리에게도 잊고 지낸 꽃들을 피웁니다. 뜨거운 힘을, 열정을 피우게 합니다.

 

이어달리기하듯 김희숙 작품이 끝나면 김나영 작품 호랑이와 사자 등의 눈이 우리를 다시금 눈길 머물게 합니다.

솜털 하나하나에 붓질하며 생생하게 살아나도록 그린 호랑이는 입을 벌려 포효합니다. 덕분에 잠시 긴장하기도 합니다. 걸음마다 호랑이와 눈인사를 나누고 개와 눈 맞춥니다.

전시 끝자락, 갈기를 한껏 세운 숫사자의 눈망울은 두고두고 남습니다. 애상에 젖은 듯한 눈. 문득 나 자신을 봅니다. 나이 오십. 인생의 황금기에서 벗어나 젊은 시절의 전성기를 그리워하는 양 어깨 처지 우리에게 사자는 다독 다독여 줍니다.

 

기분 좋게 그림을 관람합니다. 그림이 주는 여운은 안고 사천 노을빛 카페거리로 갔습니다.

바다 전망이 좋은 <송포 1357>에서 다시금 바다와 하나됩니다.

 

카페에서 시원한 커피 한잔으로 더위를 식히면 가슴이 뻥 뚫리는 듯 시원해집니다. 바다보며 바람 타고 그림 구경하고 맛난 점심 먹은, 그래서 바다와 그림을 품은 사천미술관은 좋습니다. 좋아. 식후 커피가 아니라 식후 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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