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사천 가볼만한 곳 - 열심히 살아온 나를 쓰담쓰담 해주는 사천 수양공원 느티나무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22. 11. 15.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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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살아온 나를 ‘쓰담쓰담’ 해주는 사천 수양공원 느티나무
사천 수양공원 느티나무

 

어디로 가도 좋을 때입니다. 그럼에도 열심히 살아온 나를 위해 쓰담쓰담해줄 느티나무를 찾아 사천 수양공원으로 향했습니다. 사천초등학교 뒤편에 있는 수양공원은 사천읍 내 중심지에 자리하고 있어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오늘은 수양공원 근처 백마사 앞쪽 주차장에 차를 세웠습니다.

공원으로 향하는 입구 한쪽에 <사천야생화연구회>에서 들꽃을 심어 조성한 꽃밭이 나옵니다. 눈길과 발길을 붙잡습니다. 꽃들의 향내가 일상에 찌든 우리를 깨끗하게 정화해줍니다.

 

들꽃과 헤어지기 아쉬운 작별을 고하고 본격적으로 공원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공원에 들어서자 깊은 산중에라도 들어온 듯 아늑한 숲속의 기운이 온몸을 감쌉니다.

 

공원을 에둘러 싼 성벽이 보입니다. 공원은 사천읍성이 있던 곳이기도 합니다.

사천읍성은 1442(세종 24) 건립한 성으로 이곳 수양산의 돌과 흙으로 쌓았습니다.

동아시아 국제전쟁(임진왜란) 때인 1597(선조 30) 정기룡 장군이 이끄는 조선군과 명나라 연합군이 일본군과 치열한 전투 끝에 성을 수복했다고 합니다. 읍성을 따라 그날의 함성이 울려 우리에게 전해져 옵니다.

 

성벽 주위로 농익은 가을의 풍경이 알알이 박혀 있습니다. 나무 모두 초록 옷을 벗어 던지고 노랗고 빨갛게 꽃단장을 마쳤습니다. 읍성을 따라 걷는 길은 농익을 가을로 떠나는 길이기도 합니다.

 

가을로 떠나는 걸음은 작은 비석 앞에 섰습니다. 조수완 공덕비입니다.

몇 해 흉년이 들어 백성들이 굶어 죽을 때 조 진사는 사재를 털어 큰 가마솥을 걸어 놓고 3년 동안이나 죽을 끓여 먹였다고 합니다. 공덕비 위로 내리는 가을볕이 따사롭습니다.

공덕비를 지나자 사천읍내가 한달음에 안깁니다. 한달음에 보이는 풍경 위로 아름드리 나무가 우리를 내려다봅니다.

어디를 걸어도 넉넉한 품을 내어줄 공원이지만 먼저 웃어른께 인사를 드리듯 나무 곁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느티나무는 600년이 넘었습니다. 마을 어귀마다 한 그루씩 서 있는 친근한 나무가 수양공원에서 사천읍을 내려다보며 손을 내밀며 반겨줍니다.

 

옛날 향시를 마친 선비들이 나무 밑에서 과제에 관한 토론을 헸고 현감이 타지에서 온 손님을 나무 아래 모시고 사천 전경을 보면서 마치 오늘날 브리핑하듯 설명했다고 합니다.

 

선비와 벼슬아치보다도 농민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쉼터였을 듯합니다. 뙤약볕 아래에서 고된 노동을 하던 농민들의 안식처였던 곁을 저에게 내어줍니다.

나무 아래에서 숨을 고릅니다. 눈을 감고 나무를 안습니다. 두 팔을 한껏 벌려도 다 안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오늘도 열심히 살아온 우리를 쓰담쓰담 보듬어줍니다.

 

느티나무를 올려다보고 한 번 더 안습니다. 그렇게 다시금 숨을 크게 내쉽니다. 나무는 그런 나를, 우리를 다시금 보듬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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