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실 가듯, 소풍 가듯 가볍게 걷기 좋은 진주 하대동 남강 둔치
여름의 문턱을 넘어서면서 도시에 한나절만 머물러도 몸과 마음이 메마릅니다. 마른 몸과 마음에 시원한 바람을 안겨주는 도심 속 오아시스 같은 곳이 진주에는 곳곳에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하대동 남강 둔치는 마실 가듯, 소풍 가듯 가볍게 걷기 좋습니다.
어디에서 시작해도 좋습니다. 오늘은 금산교와 남강교 사이를 왕복했습니다. 하대동 폴리텍대학 근처에 차를 세우고 남강 둑으로 올라가자 강바람이 반갑게 시원하게 와락 안깁니다. 일상 속 묵은내를 단숨에 날려버립니다.
하대동 남강 둔치에는 자전거전용도로가 있습니다. 자전거와 사람들이 물속의 물고기인 양 오가는 풍경이 정겹습니다.
코로나19가 물러나면 둔치에 새로 만들어진 수변 무대에서 펼쳐질 초여름 밤의 흥겨운 잔치들 생각에 벌써 설렙니다.
파크골프장은 잔디 조성이라 아직은 출입을 금하지만 이 또한 시간이 해결해줄 일입니다. 잔디가 튼튼하게 뿌리를 내리고 나면 “딱~”소리를 내며 경쾌하게 파크골프장을 누빌 어르신들의 모습이 선합니다.
인라인스케이트장은 벌써 부모 손을 잡고 온 아이들의 신나게 바람을 가르며 내달리고 있습니다.
남강 둔치 곳곳에는 앉아 쉴 벤치와 쉼터가 있습니다. 물론 와이파이는 무료입니다. 덩달아 자전거 공기주입기도 놓여 있습니다.
강너머 충무공동 혁신도시의 아파트 숲에 하나둘 빛이 들어옵니다. 우리네 일상에 저기에 머물지만 이곳은 도심 속 별천지입니다.
진주 도심을 휘감아 돌아가는 남강이 주위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우리에게 선사합니다. 파노라마 같은 풍광들은 자연화 속 신선인 양 우리를 넉넉하게 합니다.
강가에 심어진 갈대가 오가는 바람에 장단 맞추듯 춤을 춥니다.
저만치 망울마다 툭툭, 벌써 가을 소식을 전하는 코스모스도 있습니다.
기분 좋은 땀을 흘릴 겨를이 없습니다. 오가는 바람이 이마에 맺힌 땀을 훔쳐가기 바쁩니다. 강과 함께하는 주위 풍경은 아늑합니다.
강바람은 우리의 걸음을 더욱더 가볍게 합니다. 한결 가벼워진 마음은 남강교에 이르게 하고 다시금 금산교로 발걸음을 돌리는 우리는 싱그러움을 몸과 마음에 한가득 채웁니다.
도심 속에서 이렇게 유유자적 바람을 쐴 수 있다는, 흐르는 강물에 고민을 흘려버리기 좋은 산책로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진주시민들은 축복을 받은 셈입니다.
일상의 찌꺼기를 덜어내자 기분이 상쾌하다 못해 유쾌해집니다. 도심 일상 속에 찌든 몸과 마음이 다시 촉촉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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