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사회적 거리 두며 산책하기 좋은 고성 송학동 고분군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20. 5. 1.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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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거스르는 고성 송학동고분군, 마음 여유를 찾다

 



일상이 실타래처럼 엉켰습니다. 코로나19는 지나온 일상마저 얼마나 소중한 순간들이었는지 돌아보게 합니다.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며 실타래처럼 엉킨 일상에서 벗어나 삶의 에너지를 충전하기 좋은 고성 송학동 고분군으로 향했습니다.

 

입구에서 서자 봉긋봉긋 부드러운 곡선이 푸른 하늘과 맞닿은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집니다. 파노라마 풍경을 배경으로 다정한 연인들이 다양한 포즈로 사진 찍기에 바쁩니다. 오가는 이들은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산책하는 간격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 간격을 정감 어린 풍경이 메웁니다.

 


안내도 옆 커다란 넓적 돌이 먼저 눈길과 발길을 이끕니다. 고인돌입니다. 돌 위로 구멍들이 있습니다. 일부는 북두칠성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어떤 간절한 바람을 돌 위에 흔적을 남겼을까 궁금해집니다.

 

고인돌을 지나 고분군으로 걸음을 옮깁니다. 어디를 걸어도 평온합니다. 한편으로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타임머신을 탄 기분입니다. 시간의 경계가 모호합니다.

 

청동기 시대 사람들이 생각한 사후 공간이지만 오히려 오늘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그저 빛바랜 옛 추억을 고스란히 보여줄 테니 걸어보라 권하는 듯합니다.

 

야트막한 언덕 위에 자리한 고분군은 그림처럼 아름답습니다. 한동안은 눈을 뗄 수 없습니다. 고분군 주위로 부드럽고 화사하게 쏟아지는 햇볕이 어우러집니다.

 

느릿느릿. 고분군 사이를 걷습니다. 서둘 것 없는 여유로움이 좋고도 좋습니다. 마음을 넉넉하게 해줍니다.

 

고분 하나를 돌아가면 이야기 하나가 쌓이고 또 하나의 고분을 지나면 또 다른 이야기가 쌓입니다. 이야기가 켜켜이 쌓인 고분군에서는 길을 잃습니다.

시간을 잃습니다. 그저 평화가 깃들 뿐입니다.

 

고성읍 내 가운데에 있어도 마치 음소거처럼 조용합니다. 부모와 산책을 나온 아이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시간이 켜켜이 쌓인 고분군을 잠시 깨웁니다.

 

머리 위로 자득자득 익어가는 햇볕이 곱게 드리웁니다. 산책하기 딱 좋은 봄입니다. 봄바람과 볕은 사람들을 부릅니다.

코로나19로 어디로 마냥 떠나기 어려운 요즘이지만 고성 송학동 고분군은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며 천천히 시간 여유를 누리며 걷기에 그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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