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하동 가볼만한 곳-잠시라도 숨 고르기 좋은 하동 칠불사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9. 5. 2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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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칠불사

 

다람쥐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이 버겁게 느껴진다면 산사로 향하면 좋습니다. 불자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마음의 위안을 찾는다면 누구라도 품에 안아 받아들입니다. 잠시라도 모든 걸 내려놓고 숨 고르기 좋은 하동 칠불사로 향했습니다.

 


하동 칠불사 일주문

 

봄이 농익어가는 지리산으로 가는 길은 즐겁습니다. 가는 길을 떠올리는 순간부터 설레고 싱그러웠는지 모릅니다. 하동 화개장터에서 쌍계사 벚꽃 십리 길을 지나 더욱더 지리산 품으로 향했습니다.

 


하동 칠불사 편백 숲으로 가는 길

 

지리산 토끼봉 해발고도 830m에 있는 칠불사는 101년 가락국 김수로왕의 일곱 왕자가 이곳에 암자를 짓고 수행하다가 1038월 보름날 밤에 성불했다는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하동 칠불사 영지

 

일주문을 돌아 대웅전으로 곧잘 향할 수 없습니다. <영지>라는 작은 연못이 걸음을 세우기 때문입니다. 외숙 장유화상보옥을 따라온 가락국 일곱 왕자가 그리워 수로왕과 부인 허황후는 절을 찾았습니다. 수행 중이라 볼 수 없어 여기 연못에서 기다리는데 물에 비친 부처가 된 일곱 왕자의 모습이 보였다고 합니다.

 


하동 칠불사 영지 내 비단잉어들

 

그런 전설을 알 턱없는 비단잉어들이 사람 발소리에 몰려들다 흩어져 한가로이 거닐 뿐입니다.

 


 하동 칠불사 영지에서 경내로 가는 길

 

영지 옆으로 편백 숲이 펼쳐져 잠시 걸음을 옮겼습니다. 정자 속에서 편백 향에 취했습니다.

 


하동 칠불사 보설루.

 

편백 향을 한껏 품에 안고 커다란 은행나무 옆을 지나 대웅전으로 향하는 계단을 올랐습니다. 동국제일선원이라 적힌 편액이 나옵니다. 보설루입니다. 대중에게 설법하는 누각입니다. 보설루 아래를 지나자 대웅전을 비롯해 칠불사가 모습을 온전히 드러냅니다.

 


하동 칠불사 보설루에서 바라본 대웅전

 

칠불사는 일곱 왕자의 성불 소식을 들은 수로왕은 크게 기뻐하여 국력을 기울여 그곳에 큰 절을 짓고 일곱 부처가 탄생한 곳이라 해서 칠불사(七佛寺)라 불렀다고 전합니다.

 


하동 칠불사 보설루

 

1568(선조 1) 부휴(浮休) 선사가 중창하고, 1830(순조 30) 금담(金潭)과 제자 대은(大隱)이 중창했는데 1948년 여수·순천 사건으로 완전히 소실되었습니다. 1978년 이후 문수전(文殊殿보광전(普光殿) 등이 중창되었으며, 1982년에 아자방(亞字房) 건물이 복원되었습니다.

 


하동 칠불사 경내

 

대웅전 왼쪽 아자방(亞字房)은 복원 공사 중입니다. 아자방은 세계건축 대사전에 기록되어 있을 만큼 독특한 양식의 온돌방으로 신라 효공왕 때 담공 선사(曇空禪師)가 만들었다고 합니다. 한 번 불을 지피면 49일 동안 따뜻하였다고 합니다.

 


하동 칠불사 아자방. 현재 복원 공사 중이다.

 

방안 네 귀퉁이에 70cm씩 높인 곳이 좌선처이며, 가운데 십자 모양의 낮은 곳이 행경처라고 합니다. 서산대사가 좌선한 곳이자 1828(조선 순조 28) 대은선사가 율종을 수립한 곳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하동 칠불사 대웅전

 

대웅전에 들렀습니다. 주련에는 불신충만어법계(佛身充滿於法界) 보현일체중생전(普現一切衆生前), 수연부감미부주(隨緣赴感靡不周),이항처차보제좌(而恒處菩提座)’라 적혀 있습니다. 부처님이 어디에 계시는지 묻지 말고 내 마음이 있는 곳에 부처님이 계시고, 내가 좋은 인연을 지으면 그 인연 따라 부처님이 내 앞에 나타나 나를 편안하게 해준다는 내용입니다.



하동 칠불사 대웅전. 석가모니 부처님 좌우로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이 함께 한다.

 

석가모니 부처님 좌우로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이 함께 합니다. 예를 올리고 나왔습니다. 그런 나를 대웅전 지붕에서 새 한 마리 무심한 듯 바라봅니다.

 


하동 칠불사 문수전

 

지헤를 상징하는 문수보살을 모신 문수전 앞에는 어떤 까닭인지 넑적한 돌이 놓여 있습니다. 마치 방석 같아서 기도하고 기도하라는 뜻으로 보입니다.

 


새 한 마리가 하동 칠불사 기와 지붕에서 오가는 이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경내에서 바라보는 풍광이 아름답습니다. 꼬불꼬불 경사진 길을 올라온 저 아래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바람이 싱그럽습니다.

 


 하동 칠불사 주위는 언제 이렇게 봄이 농익어 왔을까 싶게 온통 연둣빛을 사라지고 초록빛이 짙어가고 있다.

 

이곳에서 잠시 삶의 무게를 모두 내려놓고 사뿐히 거닐기 좋습니다. 주위는 언제 이렇게 봄이 농익어 왔을까 싶게 온통 연둣빛을 사라지고 초록빛이 짙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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