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동안 다닌 직장을 그만두는 기분입니다.”
2006년 11월 1일 성심원에 근무한 이래 약간의 업무 부침은 있지만 공통되게 한 일이 홍보였습니다. 입사하고 나서 당장 보름여 앞둔 성심원 소식지 발간을 비롯해 각종 홍보물을 기획하고 사진촬영이며, 동영상이며... 꼬박꼬박 홍보랍시고 한 지 벌써 4년여가 지났네요.
해가 바뀌고 2일 당직근무를 설 때였습니다. 조직개편에 따른 부서이동을 통보 받았을 때 솔직히 허탈했습니다. 잠시의 혼란이 생긴 까닭은 지난해 연말부터 <후원홍보팀>이라는 멍석에서 새로운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는 제 욕심 때문이었습니다. 돌아보면 홍보랍시고 한다고 하지만 정작 어르신의 일상 속 깊이 들어가지 못해 수박 겉핥기에 그친 아쉬움을 달랠 기회를 저는 이제 잡은 셈입니다.
성심원은 그동안 홍보의 불모지였지요. 수동적으로 찾아오는 자원봉사자와 후원자에게 시설 소개와 안내가 거의 대부분이었습니다. 입사하고 난 그날이 마침 전체 직원회의가 요양원 성당에서 열렸습니다. 선종하신 박 프란치스코 수사님께서 원장으로 재직 중이셨는데 당시는 새로운 조직문화를 위해 팀제를 시작하고 팀별로 나름의 각종 사업에 박차를 가할 때였습니다. 이날 신입직원 소개할 때 <성심원 기자>가 되겠노라 동료들에게 건넨 인사말이 아직도 새록새록합니다.
마침 가정사팀에서 <아름다운 동행>으로 어르신들의 <삼천포나들이>를 기획 발표했습니다. 회의 중간 쉬는 시간, 가정사 팀장을 맡고 있던 임재순 복지사에게 다가가 <삼천포나들이>에 관해 취재하며 보도자료를 준비한 기억이 나네요. <아름다운 동행의 삼천포나들이>는 지역일간지와 방송에 소개되었고 서울나들이는 전국 방송과 신문을 통해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저에게 취재 아닌 취조(?)를 당한 동료와 어르신들이 계십니다. 저의 말투와 행동으로 여러분 가슴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겨드린 점 너그러이 용서하시고 이해하여 주시길 간청합니다.
나름 쌓은 홍보 노하우를 후임자에게 잘 전달하지 못하고 갑자기 떠나 아쉽기도 합니다. 후임을 맡은 화미숙 복지사님은 그분 나름의 색으로 그림을 그려나갈 거라 믿습니다. 전문요양팀에서, 어르신 곁에서 저는 사회복지 홍보라는 그동안의 전문성을 살려 <사회복지홍보>라는 글을 써보려 합니다. 사회복지 홍보에 관한 이정표를 만들어 널리 아름답고 따뜻한 이야기가 퍼져나갈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아마도 2011년은 제게 사회복지 홍보전문가로 거듭날 수 있는 또 다른 개척정신을 요구하는지 모르겠네요.
“짧게 살고도 오래 사는 이가 있다. 그의 이름은 개척자다. 그의 눈은 앞을 보는 눈이요. 그의 가슴에는 보람으로 가득 차 있다. 그대는 무슨 일을 남기려고 이 세상에 태어났느냐 그대는 무슨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나는 언제나 이것을 묻기 위하여 이곳에 서 있습니다.”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성심원 소식지기로 행복했던 김종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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