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마음 이끄는 대로 편안하게 걷을 수 있는 길 –하동 쌍계사 가는 길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8. 8. 3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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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로만 여름을 기억한다면 여름은 무척이나 서운하다. 여름의 숨은 매력을 찾아 떠나는 길. 마음이 이끄는 대로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길. 오늘 하동 쌍계사를 찾았다.

 

여름의 숨은 매력을 찾아 떠나는 길하동 쌍계사가는 길이 마음 이끄는 대로 편안하게 가는 길이다.


하동 읍내를 지나 쌍계사로 가는 길 곳곳에 있는 벚나무들이 만든 녹색 터널이 싱그럽다. 녹색 물이 뚝뚝 떨어지는 사이를 지나는 기분은 상쾌하다. 섬진강을 벗 삼아 가는 길은 차의 속도를 떨군다. 두 눈 가득 들어오는 풍광은 차를 세우고 잠시라도 경치를 보도록 붙잡는다.

 

하동 쌍계사가는 길은 섬진강이 함께한다.


소설 <토지>의 주 무대인 평사리를 지나 화개에 이르자 영호남 화합의 남도대교가 어서 오란 듯 먼저 반긴다. 지리산에서 흘러나오는 화개천이 맑디맑다. 올려다본 호수 같고 하얀 빙수를 닮은 하늘이 옛 화개장터에 차를 세우게 한다.

 

하동 쌍계사가는 길에서 만난 영호남화합의 다리


벚꽃 십리길은 화개버스터미널에서 쌍계사 입구까지는 약 5km 정도에 이르는 가로수길이다. 일본 제국주의 강제점령기에 1931년 신작로를 만들면서 홍도화 200그루와 벚나무 1200그루를 심었다. 홍도화 나무는 거의 사라지고 벚나무만 남아 벚꽃이 필 때면 사람들도 붐빈다.

 

하동 쌍계사가는 길에서 화개장터에 이르면 화개천이 친구가 되어 함께한다.


벚나무 터널은 하늘을 가린 양산 같다. 불볕더위의 맹장, 뜨거운 햇볕도 진녹색의 나뭇잎들을 비집고 간간이 얼굴을 드러내는 게 오히려 귀엽다. 정자에 앉아 바람 한점을 가져간 캔커피와 먹었다.

 

하동 쌍계사가는 길.


화개초등학교에 이르면 오가는 길이 둘로 나뉜다. 계곡물 흐르는 소리가 더욱 귓속에 젖어 든다. “졸졸졸내 발걸음에 장단 맞추며 함께하는 개울의 지청구가 좋다. 흐르는 물은 웅덩이를 채우지 않고 흘러가지 않는다. 개울로 내려가 발을 담갔다. 발가락 사이로 여름이 들어온다. 행복한 여름날이 오후가 흘러간다.

 

하동 화개초등학교에서 위와 아래로 쌍계사가는 길은 나뉘지만 풍광은 두 배로 더 멋지다.


여름에 취해 다시금 벚나무길로 올라왔다. 길을 따라 곳곳에 들어선 짙어가는 차밭 풍경이 인근 찻집으로 향하게 한다. 녹차 한 잔에 내 몸과 마음도 푸르게 물들었다.

 

하동 쌍계사가는 길은 곳곳에 쉼터가 있어 숨 고르며 풍경과 함께하면 좋다.


쉽게 걸었다, 쉬기를 반복하게 하는 이 길은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길은 내게 시간 사치를 맘껏 누리게 한다. 이곳에 오면 묵은 도시의 찌꺼기를 비우게 한다. 머리를 식히는 곳이다.

 

하동 쌍계사가는 길을 따라 화개천이 졸졸졸 따라온다.


쌍계사 가는 벚나무 터널길은 어디를 둘러봐도 마음을 씻어주는 풍경이다. 햇살이 멈추고 바람이 머물다 간다.

 

하동 쌍계사가는 길은 벚나무 터널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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