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보물섬에서 만난 황금을 돌로 본 사람을 만나다-남해 무민사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8. 8. 27.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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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을 돌로 본 사람이 보물섬에 있다. 보물섬 남해의 끝자락에 그를 기리는 사당이 있다. 시원한 바다 경치와 함께 그를 찾아 나섰다.

 

남해군 최남단에 자리한 미조항 입구, 미조초등학교 맞은편에 있는 무민사


창선-삼천포대교를 건너면서 어촌마을 풍경이 돌고래가 바다에서 뜀박질하듯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자 드디어 미조항에 이르렀다. 미조초등학교 길 건너에 항구를 내려다보는 언덕에 나무들이 호위무사처럼 에워싼 곳이 보인다.

 

남해군 최남단에 자리한 미조항에 있는 무민사


고려 말 충신 최영 장군을 모신 무민사다.

 

남해 무민사

고려 말 충신 최영(1317~1389) 장군을 모신 사당이다. 바다를 침범한 왜구들을 무찌른 명장이다. 장군은 요동 정벌을 계획하지만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으로 파란만장한 생을 마감했다. 조선 성종 때 장군의 호국 전공과 충의심을 현양하기 위해 이곳에 사당을 마련한 것이 무민사 시초다. , 가을에 제사를 지낸다.

 

무민사 앞에는 무민사 재건에 힘쓴 이들의 공적비가 먼저 반긴다. 미조항을 내려다보며 바라보는 풍광이 내게 평화를 선물한다.

 

남해 미조면 무민사 앞에 있는 둥그런 돌. 황금보기를 돌같이 여긴 최영 장군의 말씀이 떠올리게 한다.


커다란 둥근 돌이 아무런 글자도 안내도 없이 3개의 받침돌에 세워져 있다. 표지석을 세우기 위함인지 모른다. 다만 내게는 황금 보기를 돌 같이한장군의 청렴함이 드러나는 듯하다.

 

남해 미조면 무민사에서 바라본 미조항


정문에 해당하는 외삼문을 들어섰다. 3개의 문 중에서 가운데에만 태극무늬가 그려져 있다.

 

남해 미조면 무민사


재실 옆에는 7기의 선정비가 나란히 서 있다. 제관들이 제사를 준비하는 재실 뒤를 돌아 사당으로 향했다. 솟을대문으로 만들어진 내삼문은 3개의 문마다 태극무늬가 그려져 있다. 사당을 둘러싼 담장 사이로 꼬투리문이라고도 부르는 일각문이 방문객이 드나들기 쉽게 열려 있다.

 

남해 미조면 무민사 사당 앞에 있는 우직한 장군을 닮은 무인석


사당 앞에는 우직한 장군을 닮은 무인석이 입을 앙다물고 서 있다. 사당 기둥에 허물 벗은 매물의 흔적이 붙어있다. 흔적만 남긴 매미는 울울창창 노래로 낯선 이를 반긴다.

 

남해 미조면 무민사 사당에 붙은 매미 허물. 흔적만 남긴 매미는 근처에서 울울창창 노래로 낯선이를 반긴다.


사당으로 난 작은 창으로 최영 장군의 영정을 뵙고 예를 올렸다. 장군은 고려 우왕 때 남해군 평산포 수군 진영을 순시한 뒤 미조항에 들러 수군들을 격려했다고 한다.

 

남해 미조면 무민사 내 최영 장군을 모신 사당


지조 지킨 충신을 기리는 무민사에는 전설이 있다. 1595년 미조진항을 지키던 첨사 성윤문의 꿈속에 나이가 많은 노인이 나타났다. 노인은 "최영 장군의 영정과 칼이 바닷가에 있으니 찾아서 잘모셔 놓으라" 고했다. 잠에서 깬 첨사는 바닷가에서 나무로 만든 궤짝을 발견했는데 그 안에 장군의 영정과 칼이 들어 있었다고 한다. 첨사는 짚으로 싸서 모셔 놓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불이 나자 영정이 날아올라 현재의 무민사 자리에 내려앉았다고 전한다. 이후 알 수 없는 화재로 사라진 것을 1954년 뜻있는 사람들이 중건했다.

 

남해 미조면 무민사 내 산신각


무민사 뒤에는 커다란 나무를 마치 대문으로 삼은 산신각이 나온다. 마을 사람들 바람을 담은 산신각에 서자 푸른 바다가 한달음에 달려와 안긴다.

 

남해 미조면 무민사에서 바라본 미조항


어디선가 불어오는 바람결에 왜적을 물리치며 호쾌하게 웃는 장군의 소리가 들려온다. 머리 위로 초록빛과 진녹색 물이 바람에 일렁인다. 그 사이로 장군의 영령이 별이 되어 단풍나무에 내려앉았다. 과거를 품은 땅에 역사가 켜켜이 쌓인다.

 

남해 미조면 무민사에 서면 어디선가 불어오는 바람결에 왜적을 물리치며 호쾌하게 웃는 장군의 소리가 들려온다. 머리 위로 초록빛과 진녹색 물이 바람에 일렁인다. 그 사이로 장군의 영령이 별이 되어 단풍나무에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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