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봄나들이 명소, 도깨비와 함께 마을을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니다-산청 장란마을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8. 4. 7.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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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가 들썩이는 봄. 어디를 떠나도 좋은 요즘이다. 바람처럼 떠난 차는 메타세쿼이아 아래로 정자가 있는 장란마을에 멈췄다.

 



 

귀여운 도깨비가 그려진 장란보 안내판 앞에 서자 양천강에 보가 있는데 물살이 너무 빨라 번번이 홍수에 휩쓸려 가 버렸다. 그러던 어느 날 운창 이시분 선생의 꿈에 백발노인이 나타나 보를 만들 자리를 가르쳐 주었다. 다음날 새벽에 운창 선생이 강에 나가보니 노인이 말한 그 자리에 하얀 서리가 내려 마치 줄을 그어놓은 듯하였다.

 



 

그곳에 표지를 세우고 공사를 하였으나 급류로 인해 보를 막을 일이 쉽지 않았는데 어느 날 밤에 도깨비들이 몰려와서 메밀 죽을 끓여달라고 하기에 마을 사람들이 집집이 메밀 죽을 끓여서 대접했다. 그랬더니 도깨비들이 달려들어 큰 바윗돌을 굴려다가 며칠 만에 100m가 넘는 보를 완성했다. 그러나 메밀 죽을 못 얻어먹은 도깨비가 돌 한 개를 빼어버려 늘 그곳에 탈이 났다고 하여 도깨비보라고 부르게 되었다라는 전설을 들려준다.

 



 

그네 의자에 앉았다. 낚싯대를 드리운 사람과 함께 한 폭의 수채화처럼 풍경이 다가온다. 흔들거리는 의자에서 캔커피 한 잔으로 야외 카페에 온 듯 즐겼다.

 



 

장란교를 따라 건넜다. 다리를 건너자 대둔마을이다.

 



 

마을 비석 옆에는 집현산 등산 안내도가 있고 빨간 화살표로 등산로를 가리킨다. 다리 끝에는 비량이라는 승려가 선행을 쌓은 덕을 기리는 뜻에서 생겨났다는 생비량유래비가 있다.

 

다시 다리를 건넜다.

 



 

장란교 아래에 있는 징검다리로 건넜다. 그런 나를 왜가리는 관심 없다는 듯 무심하게 개울에 서 있다.

 



 

장란보와 양천강 풍경을 감상한 뒤 본격적으로 벽화를 구경하러 마을 속으로 들어갔다. 마을 경로당 앞 봉황정(鳳凰亭)이 있다. 어서 오라는 듯 밝게 웃는 장난꾸러기 같은 도깨비의 안내를 받으며 장란 벽화마을에 발을 들였다. 장란보 도깨비 전설이 그림 되어 먼저 반긴다.

 



 

통통한 고양이 가필드를 닮은 녀석을 따라 나도 슬며시 따라 두 팔을 하늘로 쭈욱 뻗었다. 양 볼에 가득 도토리를 채운 다람쥐가 보인다. 문간방을 열고 씨익 웃으며 낯선 나를 반기는 아이들. 서당에서는 공부가 한창이고 옆에는 봄을 맞아 입춘방을 쓰기에 분주하다.

 



 

골목을 따라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팽이 돌리는 아이들 옆에는 말뚝박기하는 아이들이 보인다. 마을은 온통 벽화다. 전통 혼례를 마친 신랑 신부가 첫날밤을 치르는 방 문풍지를 손가락으로 뚫어 몰래 훔쳐보는 아낙 뒤에 나도 살며시 다가가 들여다보았다.

 



 

미워도 다시 한번.’ 매표소에 줄 선 사람들 사이로 대인 500, 소인 300원의 요금표가 눈에 들어온다. 영화관을 지나자 황소와 함께 밭을 가는 농부 그림이 햇살을 받아 밝게 빛난다.

도깨비와 함께 마을을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니며 우리 곁에 다가선 봄을 본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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