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신자는 아니다. 그렇지만 직장 내 성당에서 열리는 미사에 즐겨 참석한다. 특히 좋아하는 전례의식이 있기 때문이다.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큰 탓이옵니다”하며 자기 가슴을 치며 고백 기도를 하는 신자들 소리에 나도 속으로 ‘내 탓이오’를 되뇌이며 반성하는 시간을 갖는다.
상장과 부상으로 받은 텀블러
지난달 응모한 경남도민일보 사진콘테스트 상장이 오늘 배달되었다. 당선작 발표가 있던 날 아침에는 일어나자 마자 신문을 펼쳐 내 사진부터 살폈다. 내 사진이 없었다, 아쉬움 속에서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공모전에 출품해보자는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원래 없던 ‘장려상’을 신설해 추가로 7점을 뽑았다. 그 중에 내 이름 석자가 들어 있다.
경남도민일보 '2016년 디지털사진콘테스트' 장려상으로 뽑힌 '웃어요~'
속상했다. 화가 났다. 차라리 장려상으로 뽑히지 않았다면 하는 짜증이 밀려왔다. 공모전에 입상한 사진은 다른 공모전에 출품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직장으로 출근하는 내내 전화를 걸어 수상작 선정을 취소해달라고 할까 고민했다.
지난해 가을, 출품작을 찍을 때부터 이번 사진콘테스트를 기다려왔다. 그만큼 나름 기대가 큰 탓이었다. 미련탓이다.
직장 주차장에서 일터로 걸어가면서 길게 심호흡하면서 “내 탓이오~내 탓이오~내 탓이오~” 되뇌이자 마음에 평화가 깃들었다.
“괜찮아, 올해가 끝난 것도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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