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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산청 읍내로 정기운행 차량을 운전해 어르신을 모시고 다녀왔다. 어르신을 읍내에 내려다 드리고 기다리는 동안 장날 다음 날의 산청시장을 걸었다. 가뜩이나 사람 적은 동네에 장날 뒷날이라 더욱 을씨년스러웠다. 초록페인트가 도드라진 담벼락 앞에 파람 천막과 판매대가 다음 장날을 기다리는 모양새가 좋았다.
오일장인 산청은 1일과 6일이 장날이다. 이번 장에 못 팔았으면 다음 장을 기다려볼 만 하겠지. 그렇지만 다음 장도 재미가 별로 없다는 것은 이곳 사람들은 안다. 산청시장 여기저기 점포 내놓은 빈 가게만큼이나 차가 있는 젊은 사람들은 가까운 진주시내로 가서 물건을 산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또봇'장난감 빈껍떼기처럼 시골 장터는 껍데기만 남았다.
시장 모퉁이에 있는 까페 '모티'. 문 여는 시간은 한참이 남았다. '모티'는 '모퉁이'라는 경상도 지역 말이다. 모티에서 커피 한잔 마시고 싶은 마음도 다음 기회로 돌렸다. 읍내에서 볼일을 보고 돌아갈 시간이다. 그렇게 시장 한 바퀴 돌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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