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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끊어 치기가 만병통치약이다!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3. 10. 21.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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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어 치기는 만병통치약이다.

감동적인 연애편지를 쓰고 싶은가. 끊어 쳐라. 괜찮은 소설을 쓰고 싶은가. 끊어 쳐라. 사람들의 뇌리에 기억될 기사를 쓰고 싶은가. 끊어 쳐라. 당연히 끊어 쳐라.

처음부터 제가 쓴 글을 끊어 치는 건 쉽지 않다. 제 글을 끊어 치면, 오장육부를 잘라내는 듯 고통스럽다. 이럴 때 남이 쓴 글을 끊어 치면 도움이 된다. 싹둑싹둑 썰고 끊고 후려칠 수 있다. 문맥에 신경 쓰지 말고 기계적으로 끊어 쳐도 된다.

단 한 번이라도 끊어 치고 나면, 내용과 상관없이 모든 글이 그럴듯해 보이는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다.

 

 

글로 먹고사는 13인의 글쓰기 노하우가 책으로 나왔다. 13인의 글 중에서 기자 안수찬이 쓴 글이 가장 가슴에 와닿는다.

 

어제 이어 오늘 읽고 또 읽다가 컴퓨터로 옮겨 적었다. 끊어 쳐라! 끊어 쳐라!

 

문장을 끊어 치지 않으면, 손가락이 글을 지배한다. 커서의 압박에 시달리다보면, 손이 가는 대로 글을 쓰는 일이 생긴다. 손가락이 글을 지배하면 문장이 길어진다. 일단 길어진 문장은 제 관성으로 더 장황한 글을 만든다. 장황한 글에서 생각과 느낌은 흩어지고 희미해진다. 결국 나의 글은 내 뜻과 상관없이 산으로 가버린다.

 

글쓴이의 마음처럼 글이 산으로 가지 않게 끊어 쓰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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