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나들이

말라비틀어진 김치처럼 12시간 전의 아침을 기억하다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3. 9. 30.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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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뜰 무렵부터 낮 12시가 될 때까지 사이를 보리출판사의 <보리국어사전>아침이라 일컫는다. 동아새국어사전(동아출판사)날이 샐 때부터 아침밥을 먹을 때까지의 동안. 날이 새고 얼마 되지 아니한 때.’라고 한다. 그럼에도 사람마다 아침에 관한 이미지는 제각각일거다. 나에게 아침은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시간에 휴대전화기에서 울리는 알림 소리와 함께 시작하는 시간이다. 곧 출근 준비를 서둘러야 하는 시간대다.

 

 

구월의 마지막 날도 부랴부랴 알람 소리에 일어나 신문 들고 화장실 간 뒤 샤워하고 옷 갈아입고 나서는데 아주 작은 물방울들이 땅 가까이에 부옇게 떠 있는 것이라는 안개가 스멀스멀 보인다. 다행히 승용차로 출근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막 직장인 성심원으로 가는 다리, 성심교를 건너는데 풍경이 매우 예뻤다. 옆 조수석에 있던 가방에서 카메라를 끄집어 냈다. 몇 장을 찍었다. 다시 주차장에 차를 세운데 푸른 잔디 위로 푸른 하늘이 좋았다. 모든 것을 발가벗긴 모습보다 슬며시 보일 듯 말 듯한 풍광이 신비로움을 안겨주었다.

 

 

 

 

저녁, 아침에 찍은 사진을 컴퓨터로 옮기고 크게 확대해서 보았다. 아침의 기분과는 다르다. 사진 찍을 때는 나 자신의 감정이 카메라에 묻어 들어갔지만, 감정이 빠진 저녁은 물기 없는 말라비틀어진 김치처럼 배추와 고추의 어색한 만남이다. 그저 12시간 전의 아침을 추억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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