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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늦은 밤부터 내린 비는 오후가 되어서야 그쳤다. 내린 비에, 바람에 경남 산청 성심원 은행나무도 은행잎을 떨구고 이제 차츰 자신의 앙상한 가지만 드러낸다. 비 온 뒤라 더욱 노란 성모동산 주위로 왠지 씁쓸하다.
황 할머니. 오늘은 날이 쌀쌀하고 비가 아침부터 내린 탓에 침상에 내내 앉아 계셨다.
텔레비전에서는 프로농구 중계가 한창이다. 프로농구의 열기만큼 왁자지껄한 소리가 할머니 방을 메아리친다. 창너머를 지긋히 바라보는 할머니는 누구를, 무엇을 보고 계신걸까...
할머니도 가을을 타고 계신건가. 입동지나고 가을비마저 내린 뒤라 내일은 더 춥겠다고 일기예보한다. 할머니의 마음은 벌써 겨울을 지나 봄을 기다리고 계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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