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속 진주

진주 중앙시장 하동복국 복국 점심, 속을 달래는 시장 맛집

에나 이야기꾼 해찬솔 2025. 12. 20.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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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로 접어들면 마음부터 허허해집니다. 찬 바람이 옷깃을 파고드는 날에는 괜히 뜨끈한 국물 한 그릇이 간절해집니다. 자극적인 음식보다, 속을 조용히 달래주는 맑은 국물이 그리운 날이 있습니다.

 

그래서였습니다. 1219, 김장 재료를 사러 진주 중앙시장으로 나섰지만, 장보기보다 먼저 복국으로 속을 풀고 싶다는 마음이 앞섰습니다. 지금의 아들 나이쯤부터 꾸준히 찾았던 식당을, 오늘은 아내와 아들과 함께 찾았습니다. 김장 날이라면 더더욱, 이 집이 그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앙시장은 논개 시장과 청과시장이 곁을 에둘러 감싸고 있습니다. 청과시장 쪽에서는 아케이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습니다. 오래된 시장이 어떤 얼굴로 변신할지 자연스레 궁금해졌습니다. 그 변화의 풍경을 지나 발걸음이 멈춘 곳이 시장 내 먹자골목의 터줏대감인 바로 하동 복국(일명 하동집, 할매복국)입니다.

백년가게라는 이름보다, 사람들이 먼저 말해주는 집

 

오전 1130, 점심시간 전인데도 자리는 이미 가득 차 있었습니다.

잠시 기다리며 식당 안을 둘러보니 백년가게명패가 눈에 들어옵니다.

아직 백 년은 아닙니다. 1953년 개업한 어머니로부터 가게를 이어받아 1998년부터 딸이 운영 중입니다. 백 년을 향해 가고 있다는 선언처럼 느껴집니다.

벽면에는 허영만의 식객, KBS 한국인의 밥상에 소개된 사진들이 걸려 있었습니다.

다만 이 집의 신뢰는 방송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이어지는 손님들의 발걸음에서 단단해지는 듯했습니다. 밖에서 안으로, 다시 밖으로 이어지는 대기의 흐름만 보아도 이 집의 시간을 짐작하게 합니다.

 

미나리 향으로 시작되는 복국 한 그릇

자리 잡고 주문을 마치자 먼저 김 가루가 뿌려진 스테인리스 대접이 놓입니다.

이내 작은 양은 냄비에 담긴 복국이 각자 앞에 도착합니다. 맑은 국물 위로 파릇한 미나리가 넉넉히 올려져 있습니다. 보기만 해도 속이 먼저 풀리는 풍경입니다.

저는 미나리와 콩나물을 먼저 건져 대접에 올려 비볐습니다.

그리고 국물을 한 숟가락 떠보는 순간, 말보다 먼저 몸이 반응합니다.

시원합니다.”

자극은 없습니다. 그러나 허전하지 않습니다. 담백한데도 깊이가 있고, 속을 천천히 풀어주는 힘이 있습니다. 옆 테이블의 중년 남성 셋이 소주잔을 기울이는 모습은 마치 30여 년 전 당시를 떠올리게 합니다. 당시 친구들과 해장하러 왔다가 자연스럽게 복국에 반주로 소주잔을 비우던 그때가 스치듯 등장합니다. 복국이 해장국이면서도, 때로는 다시 술을 부르는 국물이라는 말이 괜한 표현이 아닙니다.

우리 가족은 반찬은 물론 국물까지 남김없이 비우고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문을 나서자 기다리던 팀이 기분 좋게 우리의 바통을 이어받아 들어갑니다. 마치 이어달리기하듯 또 두 팀이 뒤에서 기다립니다.

백 년이 아니라 이백 년, 삼백 년에도 함께하고 싶은 집입니다. 속이 편안해지니 김장 재료를 고르는 손길도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겨울 시장의 하루는 이렇게, 복국 한 그릇으로 시작해도 충분합니다.

 

하동복국(하동집,할매복국)

위치: 경남 진주시 진양호로 553, 진주 중앙시장 내 먹자골목

메뉴: 복국, 복수육, 아구내장탕

영업시간 : 08:00~20:00(연중무휴)

문의전화 : 055-741-1410

주차: 중앙시장·논개시장 인근 공영주차장 이용 후 도보 이동 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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