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주성이 아니라 불야성이네!”
- 시월 축제, 진주 남강유등축제와 개천예술제에 가다
“진주성이 아니라 불야성이네!”
“다 못 본다, 볼 것 정해서 봐야지”

지금 진주는 축제 중입니다. 남강 유등축제(2025.10.4~10.19)를 비롯해 개천 예술제(10.10~10.19)와 드라마 페스티벌 등이 동시다발로 진주 남강을 따라 펼쳐져 우리를 유혹합니다. 행사가 펼쳐지는 진주성과 남강 일대를 따라 거닐면 절로 축제의 바다에 즐겁게 빠집니다.

먼저 진주 도심에 자리한 진주성에 들어서자 새로운 세계가 우리를 맞이합니다. 각종 조형물이 성안 곳곳을 장식하고 우리의 눈길과 발길을 이끕니다. 어디로 가든 후회 없을 다양한 구경거리에 걸음도 덩달아 가볍습니다.

영화 <스타워즈> 미니어처처럼 귀엽게 장식한 조형물이 뜨락에 놓여 덩달아 영화를 보았던 젊은 당시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새로운 별천지가 펼쳐지는 진주성

그 밖에도 다양한 조형물로 만들어진 등들이 곁에서 반깁니다. 남으로 걸음을 옮겨 성곽 너머를 봅니다. 강바람이 시원하게 뺨을 어루만지고 지납니다. 강에는 온갖 유등들이 한 폭의 그림처럼 떠 있습니다.

축제 기간을 맞아 늦은 시각까지 문을 여는 국립진주박물관으로 향했습니다. 박물관 앞에서는 각종 체험 행사를 하느라 해맑은 웃음소리가 즐겁게 들립니다.

체험 행사를 뒤로하고 박물관에 들어서면 “암행어사 출또요” 마치 육모방망이를 든 포졸들이 소리 내 등장할 듯합니다. <백성의 곁에 서다>라는 주제로 암행어사에 관한 기획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괴나리봇짐을 지고 길을 떠나는 어사처럼 진주성을 다시금 누빕니다. ‘돈 많은 백수 되기’ 소원을 적은 소원 나무 사이에 비치는 바람 글귀에 입꼬리가 절로 올라갔습니다.

세계적인 선풍 을 끈다는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캐데 헌)>에 등장하는 까치와 호랑이가 저만치에 반갑게 인사를 건넵니다.

호랑이 등에 올라선 듯 한달음에 촉석루에 올랐습니다. 역시 여기에 오기를 잘했다는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시원한 남강 풍경이 일상의 근심 걱정을 날려버립니다.

남강을 수놓은 7만여 개 유등이 햇살에 빛납니다. 지금도 곱고 아름다운데 어둠이 깔리면 더욱 빛날 듯합니다. 2025 진주남강유등축제는 ‘역사의 강, 평화를 담다’를 주제로 진주성과 남강 일원에서 펼쳐집니다.

촉석루를 내려와 솔방울 부자 빵도 시식하고 진주대첩 광장을 돌았습니다. 옛 진주역은 철도문화공원으로 바뀌었습니다. 진주성 안에 있는 국립진주박물관도 2028년 여기로 이전 건립을 위해 공사 중입니다.

언제 찾아도 넉넉한 곁을 내어줄 공원이 주는 아늑함이 좋습니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잔디밭에서 노니는 아이들의 모습이 정겹습니다.
달빛이 은은하게 비치는 듯

옛 기차 차량정비고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2025 진주 전통공예 비엔날레’가 ‘사이, Between Nature To Human’을 주제로 전통공예의 정수와 현대적 감성을 아우르는 다채로운 전시와 행사를 오는 11월 16일까지 47일간 펼칩니다. 철도문화공원 내 ‘진주역 차량정비고’, ‘일호 광장 진주역’과 ‘진주시립 이성자미술관’에서 열립니다.

다양한 공예 작품을 보는 즐거움이 색다릅니다. 곳곳에는 앉아서 관람하라며 의자가 놓여 있습니다. 전시장을 나올 무렵 일본의 인간 국보로 불리는 중요무형문화재인 미야모토 테이지의 <물결무늬 느티나무 옻칠 선반>에서 두 눈과 두 발을 떠날 줄 모릅니다. 관람석에 앉아 보고 또 보았습니다.

효에츠 미키의 <잔잔한 물결>도 “우와”라는 말이 먼저 입에서 터져 나옵니다. 잔잔한 물결을 지나면 다시금 우리의 걸음은 멈춥니다. 같은 이의 <밤의 바다>가 우리를 꼭 붙잡기 때문입니다.

“부톄 百億 世界예 化身ᄒᆞ야 敎化ᄒᆞ샤미 ᄃᆞ리 즈믄 ᄀᆞᄅᆞ매 비취요미 ᄀᆞᆮᄒᆞ니라
(부처님이 백억 세계에 화신하여 교화하심이 달이 일천 개의 강에 비치는 것과 같으니라-월인천강지곡 중)”
달빛이 은은하게 퍼져 내 안으로 들어오는 기분입니다. 절로 월인천강지곡의 한 구절이 떠오릅니다.

뛰는 가슴은 야외에 놓인 김무열의 도자 작품에서 숨을 고르고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달랩니다.
“다 이루어질지니”

어둠이 사방 밀려옵니다. 밤을 기다렸습니다. 낮에 본 것은 어쩌면 예고편이었는지 모릅니다. 시내버스를 타고 진주교 앞에서 내렸습니다. 남강이 다가올수록 아름답게 수놓은 유등들이 별처럼 우리에게 다가와 말을 건넵니다.

걸음을 쉬이 옮길 수 없습니다. 두 눈에 담고도 넘치는 풍광을 휴대전화에 담기에 바쁩니다. 혼자 보기에는 너무나 아쉬워 가족에게, 지인에게 카카오톡으로 전송하기에 겨를이 없습니다. 더구나 여기저기에서 유등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는 이들을 피해 가느라 걸음은 즐겁게 더딜 수 밖에 없습니다.

모두가 물고기처럼 남강가를 걷습니다. 사람의 물결이 남강을 따라 흐릅니다.

뭇사람들의 소망들이 모인 소망등터널을 거닐자, 하늘의 별이 가슴에 안기는 듯합니다. 바라는 소망을 등에 단 사람의 소원처럼 이곳을 걷는 우리 모두의 바람도 이루어질 듯합니다.

강가에는 소망을 담아 띄우는 긴 행렬이 보입니다. ‘희망 다시 꿈을 밝혀라’라는 대형 등 곁에서 남강에 소망 등을 띄웁니다. 알라딘 요술램프에 나오는 요정 지니가 “다 이루어질지니” 바람 한 점에 소망을 넘실넘실 저만치 밀어 보냅니다.


진주성 촉석루 맞은편에는 곳곳에 화장실과 쉼터가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전시가 우리의 눈길과 발길을 이끌기도 합니다.

천수교를 건넙니다. 마주 오는 사람들도 우리와 같은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갑니다. 진주성과 남강. 그림도 이렇게 곱고 아름다운 풍경화를 뉘라서 그릴 수 있을까 싶습니다.
진주에 가면 막차를 놓치고 싶다

천수교를 건너자, 분수 광장에서 배경 음악에 따라 물줄기가 뿜어져 올라와 시원하게 합니다. 걸음도 더욱 가볍습니다. 진주성 안으로 들어갑니다. 낮과 또 다른 별천지가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어디로 갈지 이곳에서는 잠시 길을 잃어도 좋습니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별인 양 빛나는 등이며 각종 형형색색의 등불들이 우리의 몸과 마음을 들뜨게 합니다.

박물관 앞 야외공연장에서는 가을밤을 아름다운 선율로 장식하는 노래가 들려옵니다. 가을을 가슴에 담습니다. 성곽을 따라, 남강의 유등들이 따라옵니다.

저만치 ‘감자합니다’라는 유등이 이 풍광을 구경하는 우리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합니다.

진주성 정문인 공북문을 나왔습니다. 시내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하는 길, 창 너머 진주성과 남강이 따라옵니다.

“진주에 가면 막차를 놓치고 싶다 / 남강 다리 반쯤 걸어 나왔다 다시 돌아서서(중략) 달빛도 취해 비틀거리는 남강물에 / 학춤을 추던 화인 월초 / 유등 꽃 사이로 잔을 흔든다 / 진주의 밤은 이제 시작인데~(이광석 <진주에 가면>)”

막차를 타고 싶습니다. 아니, 이곳을 거닐다 잠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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