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이야기

뿅이 아니라 뽕입니다 - 추석 연휴 진도 나들이

에나 이야기꾼 해찬솔 2025. 10. 8.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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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찬스를 이용했습니다. 추석 연휴 중 쉬는 날, 아들에게 운전대를 맡기고 어머니와 형과 함께 사는 곳에서 3시간 가까이 걸리는 전남 진도로 길을 나섰습니다.

좁은 차안 공간이 오히려 아늑합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기 좋은 카페로 변신한 듯합니다. 섬진강 휴게소와 장흥휴게소에도 들렀습니다. 급할 까닭이 없습니다.

내비게이션이 일러주던 도착 예정 시각보다 좀 더 지나 첫 번째 목적지 전남 해남 우수영 관광지에 이르렀습니다. 차 안에서 내리자, 울돌목의 경쾌한 바람이 시원하게 뺨을 어루만지고 지납니다. 바다 산책로를 따라 명량대첩 역사관에 들어섭니다.
신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배가 있습니다.”
이순신 장군의 음성이 시간을 거슬러 들려옵니다.
 

“신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배가 있습니다.”

동아시아국제전쟁(임진왜란) 당시 1597년(선조 30) 9월 16일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조선 수군 판옥선 13척과 일본군 함대 133척이 여기 울돌목에서 맞붙어서 조선 수군이 10배가 넘는 일본군을 궤멸시키고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습니다(명량대첩).

아이들이 와서 많이 배우면 좋은데 다 늙은 내가 이렇게 와서
실버카를 끌고서도 둘러보는 어머니께서는 아쉬워합니다.

역사관을 나와 바다에 난 하늘 산책로(스카이 워크)를 걷습니다. 울돌목이 더욱더 가까이 다가와 왜 울돌목인지 물살로, 회오리로 보여줍니다.

진도대교를 건너 맞은 편 진도로 향했습니다. 왕복 4차선 도로를 따라 군청이 있는 읍내로 향했습니다. 오후 1시 40분이라 한창 바쁠 점심 절정을 피했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름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은 맛집 2곳은 대기 줄이 여전히 깁니다. 또 다른 검색한 곳으로 향했는데 재료 소진으로 아쉬움을 달래고 해장국집으로 갔더니 그곳도 우리에게 곁을 내어주지 않았습니다.

아들의 제안으로 근처 롯데리아로 향했습니다. 덕분에 추석 연휴에 불고기버거 세트로 점심을 먹었습니다.  여든이 넘은 어머니도, 쉰이 넘은 저 역시 명절에 햄버거는 처음입니다. 특별한 경험을, 추억을 담았습니다.

식후 커피가 아니라 식후 나들이로 나선 곳은 진도하면 떠오르는 <신비의 바닷길>입니다. 1년에 몇 번 정도 고군면 회동마을과 의신면 모도 사이에 바다가 조수 간만의 차이로 바다 아래가 드러납니다. 물이 빠지면 폭 30~40m, 길이 2.8㎞가량 되는 바닷길이 열리는 일명 ‘모세의 기적'을 보여주는 곳입니다.
 

모세의 기적을 만나다

내비게이션이 일러주는 곳에 이르자 그곳인 줄 알았습니다. 가계해수욕장입니다.

근처 해양생태관을 찾았습니다. 입장료를 내고 관람했습니다. 엘리베이터가 고장이라 어머니는 1층 전시실만 둘러보고 1층 전시실에서 기다렸습니다. 돈을 내고 둘러볼 만한 가치는 부족해 보입니다.

다만, 신비의 바닷길이 우리가 지나온 곳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승용차로 1분여 거리에 있는 그곳으로 다시금 이동했습니다.

굽은 해안 길을 따라 사람들이 연신 휴대전화 셔터를 누릅니다. 덩달아 우리도 드문드문 구름 걷힌 사이로 내민 해맑은 하늘과 그를 담은 바다를 푸르고 파랗게 두 눈에 꾹꾹 눌러 담습니다.

저만치에 동상이 하나 보입니다. 자세히 다가서니 뽕할머니 동상. 뿅이 아니라 뽕 할머니입니다.

여느 곳처럼 이런 신비가 곁들여지는 진도 <신비의 바닷길>에는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전설이 있습니다. 잦은 호랑이의 출몰로 마을 사람들이 피해를 보자 사람들이 뗏목을 만들어 급하게 모도로 떠났습니다.

근데 급하게 마을사람들이 서둔다고 그만 뽕할머니를 빼놓고 섬으로 갔다네요. 혼자 마을에 남겨진 뽕할머니는 용왕님께 다시 가족을 만나게 해달라고 간절하게 기도했더니 용왕께서 뿅 하고 나타나서는 음력 2월 그믐께 바닷길이 열릴 테니 그날 만나라고 일러주셨답니다. 가족과 마을 사람들을 다시 만난 뽕할머니는 그만 기력이 쇠진해 돌아가셨습니다. 마을에서는 할머니를 위한 제사 ‘영등사리’를 지내왔습니다.

1975년 주한 프랑스가 진도로 관광 왔다가 이 신비로는 바닷길을 보고 자국인 프랑스 언론에 '모세의 기적'을 알리면서 전 세계적인 관광지로 변했다고 합니다.

뽕할머니처럼 간절한 바람을 우리도 용왕님께 올렸습니다. 오가는 바람이 우리의 바람을 용왕님께 전할 듯합니다.

뽕할머니 곁을 떠나 이번에는 진도 타워로 향했습니다. 타워 앞 주차장에서 내려 몇 걸음 걷지 않았는데도 가슴이 탁 트입니다. 발아래 울둘목, 명량대첩의 역사가 다시금 회오리칩니다.

달님, 안녕
 

7층 전망대에서 사방팔방 아늑하고 평화로운 풍광을 두 눈에 담기에도 넘쳐서 휴대전화에도 담았습니다.

벅찬 감동은 아래 카페에서 숨을 골랐습니다. 어둠이 몰려올 무렵 다시금 집으로, 고향으로 귀향길을 나섰습니다. 늦은 시간, 아들찬스 덕분에 편하게 귀가했습니다. 차 안의 좁은 공간이 함께한 우리 가족의 사랑방이었습니다.

한가위 당일에도 구름에 가려 보지 못한 달님을 아파트 주차장에서 보았습니다.
달님,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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