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도시 진주를 가다3-
100주년 진주고·진주여고 설립에 담긴 지역민들의 의지
진주를 일컬어 흔히들 <교육 도시>라고 한다. 시민 절반 가까이가 학생이라고도 한다. 2025년 올해에만 해도 진주 지역 학교 중에서 사봉초, 집현초, 진주여중, 진주중학교, 진주고, 진주여고 등 6개 학교가 개교 100주년을 맞는다.
특히 나란히 100년의 역사를 맞는 진주고등학교와 진주여자고등학교 우리 진주인들의 배움의 열정이 빚은 결과물이기도 하다.
이들 학교는 1919년에 일어난 3·1 만세운동에 뿌리를 두고 있다. 만세운동을 계가로 진주의 애국지사들은 독립을 쟁취하기 위한 인재 양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우리 손으로 학교를 설립하고자 나섰다. 애국지사들이 시작한 사립 중등학교 설립 운동은 진주 주민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허만정, 하영진, 허선구 등이 진주 지역 유지들이 앞장서서 자본금을 모으기 시작했다. 1920년 3월 사립 일신 고등보통학교 기성회(일신 재단)를 결성했다. 조선을 강제 합병해 식민지로 삼은 일본 제국주의는 식민 통치에 필요한 하급 관리 양성을 위한 기초 교육만 하던 터라 중등 과정의 교육기관 설립은 더욱 어려웠다.
그러다 일제는 경남도청이 진주에서 부산으로 떠나면서 성난 진주 민심을 달래기 위해 중등 과정의 학교 설립을 허락하면서 단서를 달았다.
일제의 단서는 일신 재단이 마련한 학교 터 1만 3,000평 부지와 자본금 13만 엔을 먼저 헌납하고, 남자학교는 사립이 아니라 공립으로 설립하고 여자학교를 새롭게 사립으로 설립해 주겠다는 것이었다. 사립의 남학교를 설립하면 민족의식을 고취하고 항일운동가를 배출할 것을 우려해 통제가 쉬운 공립으로 설립하고자 했다.
내부에서는 각론이 벌어졌다. 일제의 단서를 수용하기로 했다. 1925년 4월 1일 경상남도도청이 진주에서 부산으로 옮겨가고 24일 공립 진주고등보통학교, 25일에는 사립 일신여자고등보통학교가 개교했다.
1923년 1월 11일 자 조선일보 기사에 따르면 당시 지역민들이 두 학교 설립에 얼마나 열성적으로 참여했는지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진주일신고등보통학교기지부설공사(晉州一新高等普通學校基址敷設工事)에부역군활동(賦役軍活動)의광경(光景)
일신고교공사상황(一新高校工事狀况)
진주일신고등보통학교창립기성회(晉州一新高等普通學校創立期成會)의 간판(看板)이 유(有)한 이래(以來)로 지식(知識)의 기한(飢寒)을 불승(不勝)하야 사면방황(四面彷徨) 하는 학생(學生)들은 무한(無限)의 감회(感懷)를인 내(忍耐)하며 기기성회간부제씨(其期成會幹部諸氏)와 동기성회후원회간부(同期成會後援會幹部)의 건강(健康)을 기도(祈禱)하며 일일(一日)이라도 속(速)히 공사(工事)에 착수(着手)하기를 탕망(湯望)함이 우금삼개시상(于今三個是霜)에 달(達)하얏도다 과연 기간부(果然其幹部)들의 분투(奮鬪)와 노력(勞力)한 결과 작십이월삼십일일(結果昨十二月三十一日)부터 공사(工事)에 착수(着手)하얏는데 당지노동공제회(當地勞動共濟會)의 일반회원(一般會員)의 후원(後援)과 진주면민(晉州面民)의 부역(賦役)을 득(得)하야 착(着)々진행중(進行中)인데 일대기관(一大奇觀)은 김한경(金漢卿),김성구(金成龜),문수향(文水香),박금도 등여자(朴錦桃等女子)들은 역군 이천명(役軍二千名)을 한(限)하고 오료(午料)를 담당(擔當)하야 동정(同情)을 표(表)하겟다고 자수취반(自手炊飯)하는 상황(狀况)은 무인불찬(無人不賛)한다더라(진주(晉州))”
올해 100년을 맞은 두 학교의 개교는 단순히 진주에 남녀 인문 중등교육의 시작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민족교육을 하고자 했던 지역민들의 의지가 담긴 결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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