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속 진주

“아이고, 섭천 쇠가 웃겠네”- 섭천을 가다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25. 2. 5.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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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이 넘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진주. 세월의 무게만큼이나 곳곳에 왜 이런 이름이 생겼을까 궁금해하는 이도 많다. 우리 진주의 지역과 명소, 말속에 깃든 유래를 안다면 더욱 진주가 더 잘 보이고 애정이 생긴다. 진주 속 진주의 유래를 찾아가 보자.

 

아이고, 섭천(涉川) 쇠가 웃겠네!”

진주 섭천이라는 지역의 소가 웃는다는 진주지역에서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할 때 소가 웃는다며 하는 말이다.

 

우선 섭천이라는 지역이 어딜까?

1632년경(인조 10) 성여신(成汝信)이 편저한 진주목(晉州牧) 읍지인 진양지(晋陽志)에 따르면 涉川里 在州 南五里 東大野 西望晉 南晉峴末叱洞 北大江 東西五里 南北十里(섭천리는 진주성 남쪽 5리에 있는데 동쪽 큰들, 서쪽 망진, 남쪽 진현말질동, 북쪽 큰 강(남강)에 접한다. 동서 5, 남북 10리이다)’라고 가리키고 있다.

 

진주문화원에 펴낸 진주지명사(晉州地名史에 따르면 북쪽 대밭으로 강을 건너 진주성으로 드나든 길목이었기에 섭천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현재 망경북동과 망경남동의 망경산 등원 산자락 마을이 이에 해당한다라고 한다.

곧 배건네인 옛 망경동으로 현재 행정구역은 천전동이다.

조선시대까지 소를 비롯해 가축을 잡든 백정이 모여 살든 마을이었다. 가축을 도살하고 가죽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물이 필요했다. 1960년대 흙으로 메워져 망경초등학교가 들어선 섭천못 일대가 백정 집단 거주지였다.

 

도살장인 섭천에 끌려온 소들이 눈물을 흘렸다는데 죽으러 가는 길에 소가 웃는다니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 그만큼 어이없다는 뜻이다.

한편, 우리 근대 최초의 인권 운동인 형평운동이 바로 진주 섭천에 집단 거주했던 백정 해방 운동에 비롯했다. "사람은 모두 똑같은 사람이다. 백정도 사람이고 양반도 사람이다. 인간은 저울처럼 평등하다." 곧 형평운동은 사람은 누구나 어떠한 이유로든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선언하고 행동한 인권 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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