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창원 진해 가볼만한 곳 - 요양부 병원장 관사와 장옥거리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24. 5.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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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는 잠시 길을 잃어도 좋습니다

 

 

길을 잃어도 좋은 곳이 있습니다. 내비게이션은 물론이고 스마트폰에 있는 다양한 앱을 이용하면 길을 잃기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적산가옥인 창원 진해구 <요항부 병원장 관사>를 찾아가는 길은 목적지를 헤매도 괜찮습니다.

 

 

내비게이션이 목적지 근처에 도착했다고 알려줍니다. 차를 세우고 나오자 낯선 듯한 이국적인 풍광이 눈길과 발길을 붙잡습니다.

 

각기 다른 6채의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마치 연립주택처럼 이어진 일본식 '장옥(長屋)‘입니다.

 

 

이른바 1층은 상가고 2층은 가정집인 일본식 목구조의 주상복합주택입니다. 잠시 목적지를 잊고 주위를 거닙니다. 숨은 보물을 찾은 기분입니다.

 

 

1910년 한반도를 집어삼킨 일본 제국주의는 대륙 침략의 발판으로 진해를 군항으로 개발했습니다. 파리의 개선문처럼 중원로터리를 중심으로 8개 방사형 도로가 펼쳐진 계획도시를 만들었습니다. 이 거리는 그 흔적들입니다.

 

 

중원로터리와 남원로터리 사이에 있는 장옥거리는 우리를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온 듯 만듭니다.

 

황해당인판사는 100년 넘는 세월 동안 원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인쇄소로 사용 중입니다.

 

 

근대의 흔적에 오늘을 사는 우리의 시간이 쌓이듯 1층은 도장집과 카페들이 즐비합니다. 현재도 사용 중이라 거리 풍경이 낯설지만 색다른 볼거리입니다.

 

 

장옥거리를 마실 나온 듯 어슬렁거립니다. 근처 카페에서 아이스아메리카노 한 잔을 샀더니 걷는 걸음이 더욱 가볍습니다.

 

 

길을 잃어도 즐거운데 찾는 목적지를 일러주는 이정표를 만나니 잠시의 즐거운 미아도 끝입니다.

 

 

장옥거리 뒤편에 찾는 목적지인 <요항부 병원장 관사>가 있었습니다. 빛바랜 사진처럼 낡은 <요항부 병원장 관사>가 안내 표지판과 함께 모습을 드러냅니다.

 

 

요항부는 일제 강점기 진해지역에 있던 일본의 해군부대입니다. 러일 전쟁 후 진해를 군사상 경비가 필요한 군항 다음 등급인 요항(要港)으로 지정한 일본 군대가 주둔하면서 군인병원도 만들어졌습니다. 일본 군인병원장인 요항부 병원장 관사도 문서 기록으로는 1930년대에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요향부의 병원장이 살던 관사였던 곳이었던 이곳은 한때 선학곰탕집으로 바뀌었습니다. 몇 년 전부터 나이 많은 부부가 운영하던 식당은 문을 닫았습니다.

 

 

닫힌 담 너머로 까치발로 둘러보자 ’ ''자 형태로 돌출된 현관이 보입니다. 아주 고급스러운 주택이었던 흔적이 묻어납니다. 예전 식당일 때 내부를 둘러본 지인에 따르면 일본에서 손님을 접대하는 전통적인 응접 공간인 도코노마()’를 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아담한 정원에는 시간을 함께한 동백나무와 향나무가 무성한 나뭇잎으로 앞을 가립니다. 안타깝게 작은 연못 등이 있었다는 멋스러운 풍경은 보여주지 않습니다.

 

우리의 아픈 근대 역사를 품은 <요항부 병원장 관사>가 어떻게 바뀔지 궁금합니다. 시간의 흔적을 켜켜이 먹은 적산가옥이 시간을 되뇌며 들려줄 이야기가 벌써 솔깃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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