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산청 가볼만한 곳 - 산청박물관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24. 5. 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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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음에서 산청으로 바뀐 내력, 산청박물관

 

역사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보다 앞선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게 역사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담은 창고가 박물관입니다. 경상남도 18개 시군에는 저만의 이야기 창고가 있습니다. 이야기 창고를 돌아다니면 선조들의 삶을 엿보며 오늘날 우리의 모습을 거울처럼 비출 수 있습니다.

 

 

산청박물관 위치를 묻는 이들에게 산청 조각공원이라고 하면 잘 모릅니다. 꽃잔디 축제 열리는 곳이라고 하면 장소는 명확하게 압니다. 그런데 그곳에 박물관이 있었나 의아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꽃잔디 축제가 열리는 산청 국제조각공원 한쪽에 산청박물관이 있습니다.

 

 

거울같이 물이 맑다는 경호강은 생초면 어서리 강정에서 시작해 산청읍을 거쳐 진주의 진양호까지 70여 리를 흘러갑니다. 경호강 강가에 생초 늘비물고기 마을이 있습니다. 늘비는 강이 너르다는 뜻과 민물고기가 늘비하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야트막한 언덕에 조각공원이 있습니다. 해마다 4월 중이면 분홍빛의 꽃잔디가 꽃 대궐을 이룹니다.

 

찾은 날은 꽃잔디가 지기 시작한 4월 말입니다, 언덕 한쪽에는 목이 전수교육관이 있습니다. 이 고장 출신 나무 조각가인 중요무형문화재 108호 목조각장 박창수 선생의 전수 회관입니다.

 

교육관을 지나가면 곳곳에서 경호강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사진 찍기 좋은 포토 존이 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꽃잔디 사이 사이로 조각 작품들이 또한 눈길과 발길을 이끕니다. 언덕을 따라 천천히 거닐면 오가는 바람의 정겨운 인사를 반기 좋습니다.

 

 

조각 사이로 살포시 보일락 말락 하는 게 생초고분군입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쉽습니다. 6세기 대가야 지방 세력의 무덤군으로 알려진 20여 기가 이곳에 있습니다.

 

 

숨은 보물찾기 하듯 다니며 찾아보는 재미도 색다릅니다. 고분 옆 쉬어가라 놓여 있는 야외 쉼터에서 숨을 고르며 잠시 눈을 감고 먼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어떨까요.

 

 

시간이 멈춘 듯한 고즈넉한 풍광에 취한 걸음은 강이 또렷하게 보이는 건물 앞에 이르렀습니다. 산청박물관입니다. 박물관 테라스로 먼저 향했습니다. 푸른 하늘과 강물이 어우러진 한 폭의 그림이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합니다. 정갈한 기운을 안고 1층으로 돌아 박물관 안으로 들어갑니다.

 

1층을 지나 계단에서 천천히 2층으로 올라가면 전시물들이 우리를 반깁니다. 먼저 지리산의 정기(正氣) 가야의 혼() 산청(山淸)’이라는 인사를 건네받습니다.

 

 

옆으로는 산청 지명의 변천이 우리를 안내합니다. 1767년 영조 43년 산음현이 산청현으로 이름이 바뀌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왜 바뀌었을까 궁금해 나중에 따로 박물관 관계자에게 문의해서 알았습니다.

 

현재의 함양군 안의면도 원래는 안음이었는데 안의로 바뀌었고 산음현도 산청으로 바뀌었습니다. 아래 <조선왕조실록> 영조 43년에 명칭 변경이 나옵니다.

 

"안음(安陰)과 산음(山陰)은 서로 경계가 접해 있는데 불과하나, 전에는 정희량(鄭希亮)이 생겼고 지금은 음부(淫婦)가 생겼다. 아미산(蛾眉山)이 있었기 때문에 삼소(三蘇)133) 가 태어났던 것이니, 이름을 어찌 소홀히 할 수 있겠는가? 현의 이름을 한두 번만 바꾸지 않았다. 안음을 안의(安義)로 고치고 산음을 산청(山淸)으로 고치되, 해조(該曹)로 하여금 표지를 붙여 계하(啓下) 하도록 하라."

 

 

영조가 형 경종을 독살했다며 반란을 일으킨 <이인좌의 난>의 주모자였던 정희량이 안음(安陰)현 출신이라 ()’가 숭상되도록 개칭했습니다. 그러면 산음은 왜 산청이 되었냐면 안음현 인근 산음(山陰)현에서 종단(終丹)이라는 7세 여아가 사내아이를 출산한 괴이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종단의 집을 드나들던 소금 장수가 여아를 성폭행한 사건이었습니다. 산음에서 산청으로 이름을 바꾸고 오늘에 이른 변천은 전시물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전시물을 따라 거닐며 산청의 역사와 문화를 배웁니다.

 

 

더구나 산청의 가야, 생초는 전시실은 위치한 조각공원이 가야 무덤들이 있는 곳이라 더욱 가깝게 다가옵니다. 가야인들이 생초에 어떻게 살았는지를 살펴보는 기회입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라는 유홍준의 <나의 문화 유산답사기> 표현처럼 알면 더 우리 고장 산청이 또렷하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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