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속 진주

“하모 다 잘 될 거야! ”-진주 논개제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24. 5. 5.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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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인 줄 모르고 지나칠 무렵, 차츰 우리 지구는 체온을 높여갑니다. 체력은 바닥을 드러내 갑니다. 쩍쩍 갈라진 논바닥처럼 마음이 삭막해질 즈음 진주를 가장 잘 드러내는 진주성 찾았습니다. 언제 찾아도 좋지만 제23회 진주 논개제가 진주 도심 진주성에서 53일부터 6일까지 열리기 때문입니다.

 

 

진주 논개제

일정: 53~ 6

장소: 경상남도 진주시 진주성 일원

주제: '대한민국 교방 문화 대전 두-드림'

 

 

찾은 날은 54. 퇴근하면서 진주성 근처에 차를 세우고 성으로 향했습니다. 볕도 뜨겁지 않고 바람도 잔잔하게 불었습니다. 정문인 공북문 주위에 프리마켓 장터가 펼쳐져 있습니다. 물건을 사지 않아도 그저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공북문을 들어서자, 진주성 진주 우물터 앞 잔디밭에 휘장이 너풀너풀 춤추듯 쳐져 있고 <1회 전국 교방 문화 대제전>이 열려고 있었습니다. 동래학춤이 무대에서 우리의 눈길과 발길을 먼저 이끕니다.

 

매년 음력 6월에 길일을 정해 논개를 기리기 위해 진주 기녀들이 거행한 의암별제(義巖別祭)를 오늘날 축제로 승계한 게 진주 논개제입니다. 흔히 남자들이 제사를 올리는 데 반해 의암별제는 모두 기녀들로만 진행했습니다.

 

 

악공을 제외하고 제관(祭官) 등 모든 의식을 여자(기생)들이 주관합니다. 선비들의 음악인 정악(正樂)을 사용합니다. 일종의 오늘날 국악의 향연장인 셈입니다.

 

 

학처럼 춤사위를 추는 이들 곁을 지나자, 공북문에서 남강가 성곽까지 삼지창을 뜬 조선 군사 조형물들이 우리를 호위하듯 즐비하고 맞은편으로 각종 체험할 부스들이 초가 아래에서 우리를 반깁니다.

 

 

옛 경남도청 정문이기도 했던 영남포정사 앞 언덕에 하늘 향해 칼을 움켜쥔 기생들이 보입니다. 진주검무를 형상화한 조형 등입니다.

 

 

그 옆으로 짚으로 만든 미끄럼틀이 있습니다. 즐겁게 내려오는 아이들이 지르는 경쾌한 소리에 덩달아 일상 속 잡음은 사라집니다.

 

 

남강 강가에서 아늑한 풍광을 두 눈에 담습니다. 덩달아 평화로운 기운이 몸 안 깊숙이 들어옵니다.

 

 

한편에는 시화전이 열렸습니다. 바람 장단에 춤추듯 시화 걸개그림이 살짝살짝 춤을 춥니다. 시와 그림을 보면서 걷는 덕분에 걸음은 더욱 가볍습니다.

 

 

국립진주박물관 쪽으로 향하자, 그곳에는 난전(?)이 펼쳐져 목마름을 잊게 합니다. 물론 종이비행기를 접어 하늘 높이 날려보는 체험 등도 할 수 있습니다.

 

 

박물관 앞 야외공연장에는 재주 많은 사람의 공연이 한창입니다. 얼마나 연습해야 저렇게 공 3개를 자유자재로 하늘로 던졌다 받을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공연장에서 눈길을 떼고 다시금 거니는데 아이스크림처럼 하얀 이팝나무가 시원한 모습으로 알은체합니다. 덕분에 몸과 마음이 시원해집니다.

 

 

이팝나무와 작별하고 다시금 남강 따라, 성곽 따라 걷습니다. 호수처럼 잔잔한 강물에 바람 한 점 얹혔는지 작은 물결이 살포시 일렁입니다.

 

 

동아시아 국제전쟁 당시 진주성 전투에서 전사한 민관군의 충혼을 기리기 위해 세운 <진주성 임진대첩 계사 순의단(晋州城 壬辰大捷 癸巳 殉義壇)> 올라 잠시 넋을 위로합니다.

 

 

순의단 계단을 내려오자, 일명 김시민 느티나무 아래에 커다란 달(?)이 은은하게 우리를 반깁니다. 아직 어둠이 몰려오지 않아 달은 빛을 품고만 있습니다.

 

시내 쪽 성곽을 따라 걷습니다. 들어올 때 보았던 프리마켓 장터에 고운 등불이 알알이 밝혀져 한 폭의 그림을 만듭니다.

 

 

주 무대에는 가야금 소리가 우리를 유혹합니다. 가야금 산조에 고단한 심신을 위로받습니다. 나중에는 모두 옹헤야~”따라 부릅니다.

 

오후 7시가 넘어가자, 주위로 어둠이 몰려옵니다. 하지만 밤을 잊은 진주성은 더욱 빛납니다. 고운 등불들이 그림처럼 빛납니다. 진주를 가장 잘 드러내는 곳에서 유려하고 섬세한 진주 문화를 만납니다.

 

진주교 아래로 향합니다. 마치 황금인 양 불빛을 머금은 강물이 황홀합니다. 덩달아 부자라도 된 양 넉넉해집니다.

 

진주성 촉석루 아래 의암에서 펼쳐지는 실경(實景) 뮤지컬 <의기 논개>를 수상 무대에서 관람합니다.

 

 

속삭이듯 말을 거는 남강과 함께 마음에 쌓인 근심을 털어냅니다. 다람쥐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이 답답하고 무기력하다면 마음의 여유를 찾아 경남 진주로 떠나보자. 보석 진주(眞珠)처럼 영롱한 여유로움을 만날 수 있을 겁니다. 그간 소홀했던 마음과 몸을 보살피기에는 그만입니다.

 

“하모 다 잘 될 거야! 진주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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