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캠퍼스만 걸었는데도 몸과 마음은 개운
신선한 바람이 살결을 스칩니다. 바람 편에 가을은 어디론가 훌쩍 떠나라 등을 떠밉니다. 어디로 가도 좋지만, 통영을 오며 가며 그냥 지나왔던 곳을 찾았습니다. 경상국립대학교 통영캠퍼스가 바로 그곳입니다. 정문 옆에 큼지막한 돌에 새겨진 100년의 역사가 바람 따라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정문으로 향하기 100m 전 옛 정문 자리에 해양과학대학 개교 100주년 기념비가 먼저 눈길을 끕니다. 우리나라 해양수산학교의 효시인 경상남도 수산전습소가 1917년 개소한 지 100주년 되는 2017년 옛 통영수산학교에 발자취를 남겼다고 합니다.
뒤편으로 국립수산과학관 수산자원연구센터가 호위무사처럼 서 있습니다. 해양과학대학이 산학협력하는 곳이 한둘이 아니라는 것을 은연중에 드러내는 듯합니다.
100m 정도 바다를 벗 삼아 정문으로 걸었습니다. 정문에 들어서기 전 해양 교육의 메카라고 적힌 글자 옆으로 벽화들이 통영대교와 어우러져 발길과 눈길을 이끕니다.
정문으로 향하면 <100년 한국해양교육의 효시>라는 입간판과 함께 캠퍼스 안내가 나옵니다.
해양과학대학이라는 단과대학치고는 건물들이 많고 넓습니다.
문을 들어서면 수산과학관이 11시 방향으로 나옵니다. 해양식품공학과가 사용하는 건물인데 웬만한 단과대학 건물과 맞먹습니다.
더 왼쪽으로 들어가면 해양생물교육연구센터가 나옵니다. 양식생명과학과가 있습니다.
화장실을 이용하려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오스카 상태 안 좋아 보여요!!!”라는 글귀와 함께 수족관에 있는 물고기가 보입니다. ‘이 친구 어떻게 치료해야 해요?’라는 물음에 저 역시 녀석의 상태가 궁금해지고 빨리 회복하길 은근히 바라기도 했습니다.
남으로 난 창으로 빛이 들어오고 계단이 사선으로 빛을 안으며 걸어 올라와 보라는 듯 유혹합니다.
잠시 계단을 올라 건물 밖 풍경을 구경합니다. 걸음은 다시금 수산가공관 앞으로 향했습니다.
가로수를 따라 본격적으로 캠퍼스로 성큼성큼 다가서자 푸른 하늘이 시원한 풍경을 선물합니다.
‘나도 역학 잘 몰라….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잖아!’ 여기 기계시스템공학과에서 입학할 수험생을 어서 오라고 다독여주는 듯합니다.
그러고 보니 주위 가로수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이곳 학과 소개 문구가 쓰인 현수막이 우리의 걸음을 재미나게 합니다.
캠퍼스는 넓지만, 곳곳에 있는 이정표가 길 안내를 톡톡히 합니다.
조선해양기자재 센터를 지나 후문 쪽으로 나무는 더욱 깊어집니다. 아름드리나무들이 양산인양 햇살을 가려줍니다.
해양과학도서관을 지나면 후문이 나옵니다.
후문에는 버드나무가 지지대에 의지해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했다고 우리를 위로합니다.
후문 양쪽에는 해마 형상이 붙어 있습니다. 해양과학의 심장부에 들어온 느낌입니다.
후문에서 유턴하듯 도서관으로 향했습니다.
북카페가 아름답고 정겹습니다. 다시금 학부생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습니다. 카페에서 냉커피 한 잔을 시켜 목을 축입니다.
캠퍼스 내 곳곳에 있는 쉬어가기 좋은 쉼터는 우리의 다리를 붙잡고 여기서, 저기서 쉬어가라 유혹입니다.
도서관 옆은 본관입니다.
건물 자체가 하나의 작품입니다. 앞으로는 푸른 잔디밭이 있습니다. 옛 본관 건물이 보입니다.
기분 좋게 걷다가 개척탑 앞에서 멈춥니다. 가좌캠퍼스에 있던 개척탑이 스테인리스로 만들어졌는데, 반해 이곳은 돌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짧게 살고도 오래 사는 이가 있다. 그의 이름이 개척자다. 그이의 눈은 앞을 보는 눈이요. 그이의 가슴에는 보람으로 가득 차 있다.~그대는 무슨 일을 남기려고 이 세상에 태어났느냐.~나는 언제나 이것을 묻기 위하여 이곳에 서 있노라.”
경상국립대학교 개척자들의 다짐이 사자후처럼 울려 퍼지는 기분입니다. 덩달아 가슴이 뜁니다.
개척탑 주위의 나무들이 싱그러운 숲을 만들어 숨 고르게 합니다. 가을바람이 이마에 맺힌 물방울을 훔쳐 갑니다. 경상국립대학교 통영캠퍼스만 걸었는데도 몸과 마음은 개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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