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속 진주

의사가 싫어하는 나무-응석사 무환자나무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23. 9. 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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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싫어하는 나무-응석사 무환자나무

 

의사가 싫어하는 나무는?

무환자나무입니다. 물론 우스갯소리이지만 아프지 말라는 염원과 효험이 있는 나무가 무환자나무입니다. 진주 집현면 응석사에 250년이 넘은 무환자나무가 있습니다.

 

무환자나무를 찾아 응석사로 향했습니다. 장평리 삼거리에서 집현산 쪽으로 3km가량 가면 절이 나옵니다.

시골길입니다. 절로 가는 중간에 응석 저수지에서 잠시 숨을 고릅니다.

 

저수지를 지나 응석사에 이르면 시내버스 표지판이 먼저 반깁니다. 여기는 버스 종점입니다. 25-1번 버스라고 안내되어 있지만 <377>번 입니다. 판문동 차고지에서 응석사를 종점으로 하루 6회 운행합니다.

첫차 오전 730분이고 막차가 오후 750분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진주버스정보관리시스템(https://bis.jinju.go.kr/) >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시내버스 정류장을 지나면 주차장이 나옵니다.

집현산(集賢山, 높이 572m)으로 올라가는 등산로가 곁에 있습니다. 절 입구에 이르렀을 뿐인데 벌써 산속에라도 온양 몸과 마음은 싱그럽습니다.

 

경내로 들어가기 전 주위를 어슬렁어슬렁 먼저 거닐었습니다. 집현산에서 내려오는 물소리에 이끌려 다리 밑 개울에 내려가 살짝 발을 담급니다. 차디찬 맑은 물이 정신이 시원하게 합니다.

 

집현산 응석사

절 입구 안내판에 따르면 서부 경남에서 가장 오래된 1,5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한다고 한다. 554(신라 진흥왕 15)에 연기(緣起)조사가 창건했다고 알려져 있다. 한때는 대웅전·문수전·극락전·비로전·영산전·나한전·팔상전 등의 전각과 무려 163개의 방이 있었던 대규모 사찰이었던 응석사는 동아시아국제전쟁(임진왜란) 때 일본군들이 관음전의 관음상 밑에서 승군들이 숨겨둔 무기를 발견한 후 모든 건물을 불태워 버렸다. 이후 중수 과정을 거치면서 규모가 줄었다.

 

<집현산 응석사>라 현판이 걸린 일주문을 들어서며 고개를 들어 위를 올려다봅니다.

한국 건축의 한 양식인 다포가 형이상학적인 문양으로 더욱 신비롭게 다가옵니다.

 

일주문을 지나자, 부처님의 머리 모양을 닮은 수국들이 어서 오라고 환하게 웃는 듯 피어서 반깁니다.

 

사천왕문 누각 아래를 지납니다. 천상의 여인들이 비파를 울리며 반깁니다. 덕분에 걸음은 더욱더 가벼워집니다.

 

천상 여인의 안내로 차츰 누각을 지나면 눈길과 발길은 그저 두 그루의 메타세쿼이아가 수호신처럼 대웅전 앞에 당당하게 서 있는 모습에 멈추고 맙니다.

 

경이로운 모습에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경내에 들어서자 300년이 넘은 은행나무가 대웅전 앞 뜨락에서 쉬어가라 곁을 내어줍니다.

 

대웅전을 중심으로 옆으로 나한전·산신각·독성각이 거의 한 축으로 나란히 합니다. 먼저 응석사 대웅전에 있는 보물 1687호로 지정된 응석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을 뵙고 예를 올립니다.

목조에 금칠한 석가여래불을 주불로 하여 왼쪽에 아미타여래불, 오른쪽에 약사여래불이 모셔져 있습니다.

 

절의 가장 높으신 부처님께 인사를 드렸으니 오늘의 목적지인 무환자나무를 찾으러 대웅전 옆에 있는 관음전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관음전 뒤편에 계단을 올라가면 석축 위에 무환자나무가 있습니다.

 

신라 말 도선국사가 이곳에 전염병 예방 등을 위해 심었는데 현재의 나무는 수령이 300년이 넘어 혹시 그 후손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무환자(無患子)나무는 환자가 생기지 않는다는 뜻을 가진 환상의 나무다. 중국에서는 무환수(無患樹)라 하여 근심과 걱정이 없는 나무로 통한다.(우리나무의 세계1(김영사))”라고 합니다. 또한, 이 열매는 돌덩이같이 단단하고 만질수록 더욱 반질반질해져 스님들의 염주 재료로 그만이다.”라고 합니다. 무환자나무 열매로 염주를 만들어 108개를 꿰어서 지극한 마음으로 하나씩 헤아려 나가면 마음속 깊숙한 곳에 들어있는 번뇌와 고통이 없어진다고 불교 경전에 씌어 있다고 합니다.

 

지팡이처럼 지지대에 의지한 무환자나무에 눈을 감고 손을 얹습니다. 나무의 기운이 밀려옵니다. 건강함이 밀려오는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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