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무게도 들어 올리다-2023진주아시아역도선수권대회

삶의 무게도 들어 올리다-2023진주아시아역도선수권대회

 

삶의 무게는 어느 정도일까요? 자신의 몸무게보다 더 무거운 바벨을 들어 올리는 역도 선수들이 느끼는 체감 무게는 얼마일지 궁금했습니다. 궁금증을 해결하러 8일 오후, 진주 초장동 체육관으로 향했습니다.

 

진주체육관에서는 37개 나라, 270여 명의 선수가 출전해 남녀 10개 체급에서 실력을 겨루는 <2023 진주 아시아역도선수권대회>가 진주 초장동 진주체육관에서 지난 4일 개막식을 열고 13일까지 열리고 있었습니다.

 

진주에서 열리는 첫 국제스포츠라는 사실에 설레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체육관 앞에서 진주 상징 캐릭터인 수달을 형상화한 <하모>가 역기를 들고 반겨주었습니다.

 

경기장으로 곧장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경기장 주위 곳곳에는 다양한 볼거리가 먼저 눈길과 발길을 끌기 때문이었습니다.

 

시원하게 물을 뿜는 분수대 뒤에는 참가 국기들이 바람에 펄럭입니다.

앞에는 우리의 이상향을 담은 듯한 산수화 같은 화단이 다시금 발길을 붙잡습니다.

 

경기장 주위를 둘러본 뒤 안으로 들어갔지만, 로비에는 다시금 눈길과 발길을 붙잡는 다양한 부스가 우리를 맞이합니다.

 

대한민국 기업가 정신의 수도 진주를 알리는 부스에서는 하모가 사장의 풍채로 앉아 있습니다.

 

근처에서 냉커피 하나를 구매해 본격적으로 경기가 열리는 체육관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경기 관람은 별도의 입장권 없이 가능합니다.

 

오후 2시라 1시부터 시작된 남자 73kg급 B그룹 인상 경기가 끝나고 용상이 진행 중이었습니다. 누가 더 무거운 무게를 들 수 있는지를 겨루는 스포츠인 역도(力道)는 인상(Snatch)과 용상(Clean&Jerk)으로 이루어져 있다. 역도세계선수권과 전국체전은 인상, 용상, 합계 부문을 나눠서 따로 시상합니다. 한 선수가 체급별로 3관왕이 가능합니다. 올림픽과 아시안 게임은 합계 기록으로만 메달을 수여합니다.

 

인상(引上,Snatch 스내치)은 자세를 갖춘 뒤 바벨을 바로 머리 위로 올리는 종목입니다. 이에 반해 용상(聳上,Clean and Jerk)는 자세를 갖춘 뒤 어깨 부위에서 전환해 머리 위로 올립니다.

 

1차, 2차, 3차 세 번 동안 바벨을 들어올리는 데 성공하는 경우도 있지만 3차례 모두 실퍠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이른바 ‘용’쓰며 들어 올리는 역도 선수가 느끼는 무게는 얼마일지 모르지만, 그 의지, 다짐만은 체육관을 가득 채웁니다.

 

 

남자 73kg급 B그룹 경기가 끝나자, 오후 3시 여자 64kg급 A그룹 경기가 진행되었습니다.

아누진(몽골) 선수가 인상 93㎏, 용상 118㎏, 합계 211㎏을 들어 금메달 3개를 모두 목에 걸었습니다.

 

오후 6시에는 남자 73kg급 A그룹 경기가 열렸습니다. 우리나라 국가대표 박주효(고양시청) 선수와 정한솔(아산시청) 선수가 출전했습니다.

선수들과 함께 기합을 맞추기도 하고 성공하면 축하의 박수를, 실패하면 격려의 박수를 모두가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날 박주효 선수는 남자 73㎏급 용상에서 은메달을 따냈습니다. 인상 149㎏, 용상 191㎏, 합계 340㎏을 들었습니다. 합계에서 박주효 선수는 3위 알렉세이 추르킨(카자흐스탄) 선수와 같은 340㎏을 들었지만, '성공 시기'에 밀려 메달 획득은 못 했습니다. 인상에서 154㎏을 든 추르킨 선수는 용상 1차 시기에서 186㎏을 들어, 합계 340㎏을 만들었습니다.

합계에서 344㎏(인상 153㎏·용상 191㎏)을 든 일본의 마사노리 미야모토 선수가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인상과 용상에서 3위를 했지만, 합계가 제일 높아 1등을 차지했습니다. 미야모토 선수 덕분(?)에 체육관에서 일본 국가도 듣고 일본 국가가 울리는 중에 서서 일장기를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선수들은 시상을 마치고 모두가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렇게 체육관 주위로 어둠이 내렸습니다. 낮과 달리 <하모>에게도 빛이 들어와 주위를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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