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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맞고 싶다면 진주 남강 둔치가 딱~!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23. 3. 1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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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맞고 싶다면 진주 남강 둔치가 딱~!

 

 

바람 맞고 싶었습니다. 겨우내 묵은 때를 날려버릴 바람을 맞으러 남강 둔치로 향했습니다. 진주를 에둘러 흘러가는 남강은 어느 곳에서나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저는 사는 곳 가까운 하대동 둔치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강둑에 오르자 탁 트인 풍광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집니다. 좌우에 우리네 일상이 깃든 공간이 함께하고 옆으로는 강을 따라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옵니다.

 

 

아직 강변은 갈빛입니다. 지난해의 열정들의 흔적이 갈색으로 우리를 반깁니다. 볕이 더욱더 뜨겁게 다가오면 연둣빛으로 바뀔 듯합니다.

 

 

강둑은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습니다. 자전거 공기 충전기도 있습니다. 오가는 자전거 무리가 마치 물속 물고기처럼 헤엄치듯 지납니다.

 

 

둔치 곳곳에는 화장실에 있어 산책하며 급한 볼일을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덩달아 곳곳에는 쉬어갈 벤치와 쉼터가 우리를 유혹합니다. 재촉하는 이 없는 느긋함을 즐기기 위해 잠시 앉아 있으면 오가는 바람이 뺨을 어루만지고 지납니다.

 

수상 무대가 저만치에서 우리를 기다립니다. 좀 더 봄이 무르익어가면 본격적으로 낮과 밤이면 우리 삶을 더욱 풍성할 그때가 멀지 않았다고 일러주는 기분입니다.

 

 

강둑 곳곳에는 CCTV와 안심벨이 설치되어 낮뿐만 아니라 밤에도 산책하는 시민들의 안전을 살피고 있습니다. 공공 와이파이 덕분에 무선 인터넷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자전거를 비롯해 유모차 등도 쉽게 오르고 내릴 수 있는 경사로가 있습니다. 접근하기 더욱 편리한 남강 둔치입니다.

 

 

그뿐 아니라 에어건이 설치되어 흙먼지 털기도 좋습니다. 산책하며 신발과 옷에 묻은 흙을 털어내듯 우리네 묵은 때도 털어버리기 그만입니다.

 

 

롤러스케이트장 굽은 선들이 바람을 가르며 내달릴 이들을 기다립니다. 지켜보는 동안 덩달아 마음도 상쾌합니다.

 

 

가물어서인지 남강은 바닥을 많이 드러냈습니다. 덕분에 강은 섬을 토해내고 곳곳에는 강 가운데까지 이어진 길이 나오기도 합니다.

 

 

오가는 바람과 인사를 건네는 사이로 충무공동 혁신도시의 건물 숲과 종합경기장이 강너머에서 알은체를 합니다.

 

 

화려하게 피었던 지난날의 열정을 잊지 말라는 듯 핑크뮬리 떼가 오가는 바람 장단에 어깨춤을 춥니다.

 

 

핑크뮬리의 춤바람에 지나는 반려견도 걸음이 가벼워 보입니다. 그 곁에는 비둘기들이 아랑곳 없이 연신 머리를 숙여 모이를 먹습니다.

 

그저 평화롭습니다. 어디를 둘러봐도 넉넉하고 여유롭습니다.

 

 

진디 보호와 구장 정비를 위해 파크골프장은 임시 휴장입니다. 휴장을 끝내고 문이 다시 열리는 날이면 소 리 청량하게 울리겠지요.

 

 

파크골프장과 농구대 곁을 지나자 <재일(在日) 경도(京都) 경남도민의 거리> 표지석이 나옵니다. 일본 교토 거주 경남도민회의 후원을 받아 가로수로 배롱나무를 심었다는 안내입니다. 봄 지나고 여름으로 내달릴 때면 주위는 배롱나무의 선분홍빛으로 다시금 둔치는 환하게 우리를 반길 모양입니다.

 

 

걸음은 충무공동을 이어주는 남강교와 충무대교가 저만치 겅겹게 보입니다. 걸음은 더 옮길 수 없습니다. 인증 사진 명소가 붙잡기 때문입니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한껏 날갯짓하며 날아갈 날개 형상이 멋들어집니다.

 

어디에서, 얼마 동안 걸었던 남강 둔치는 넉넉한 품을 내어줍니다. 얼마를 걸어야 할지도 걷는 나 자신의 걸음과 시간 여유를 고려해 걸으면 그만입니다. 남강교까지 걷자 기분 좋은 땀이 송골송골 이마에 맺힙니다.

 

 

다시금 걸음을 돌려 왔던 길로 향합니다. 이번에는 강가 가까이 걸었습니다. 강은 잔잔한 호수처럼 속살을 드러냅니다. 새들이 무리 지어 헤엄칩니다.

 

 

해는 서녘으로 한 걸음 더 다가서며 전깃줄 사이로 붉은빛을 토해내고 있습니다. 일상으로 돌아갈 기운을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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