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속 진주

진주 가볼만한 곳 - 진주 초전공원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20. 11. 19.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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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처럼 다가와 훅하고 가버릴 가을 찾아 진주 초전공원에 가다

 

가을이 절정을 향해 내달리고 있다. 고양이처럼 살금살금 다가온 가을이 훅하고 가버릴지 모른다. 멀리 울긋불긋 단풍 가을을 찾아 떠날 필요가 없다. 진주 도심에서 멀지 않은 초전공원에 농익은 가을이 내려앉았다.

 

진주 초전공원은 1978~1994년까지 생활 쓰레기를 야적했던 곳이다. 지금은 체육관과 실내수영장이 있는 시민체육공원으로 꾸며져 우리 곁에 다가와 있다.

 

공원에 이르면 우리는 거인이 된다. 서로 마주 서서 나란히 서 있는 우뚝 솟은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이 우리를 거인국으로 이끌고 우리의 마음도 덩달아 높아진다.

더구나 다홍치마를 입은 듯 울긋불긋한 가을빛 머금은 나무들 덕분에 가을에 취한다. 붉은빛의 나무 빛 덕분에 바라보는 내내 얼굴도 홍조를 띤다. 무성한 나뭇잎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 가을 햇볕이 따사롭다. 포근하게 감싸준다.

 

메타세쿼이아 사이로 국화들이 터널을 이룬다. 노랗고 붉은 국화 사이를 거닐자 온몸과 마음에 국향이 묻어난다.

국화주 한잔을 마신 듯 입가에 향내가 머금고 두 눈은 어디에 시선을 주어야 할지 모를 정도로 넋을 잠시 잃는다. 걸음을 멈추고 휴대폰 사진으로 가을을 담는 사람들의 표정이 해맑다. 가을을 닮았다.

 

메타세쿼이아 나무 곁을 잠시 벗어나면 오솔길이 나온다. 흙이 주는 아늑한 느낌이 좋다. 푹신한 카펫 위를 거니는 기분이다. 시멘트에 길들여진 발바닥이 모처럼 호강을 누리자 더욱더 발걸음이 가벼워지고 마음도 상쾌해진다.

 

그러다 연못으로 향하면 데칼코마니 같은 풍경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그림처럼 아름답다. 더없이 맑고 투명하다. 한동안 눈을 떼지 못할 정도다.

잔잔한 물 위로 바람 한 점이 지나면 연못 한쪽에 심어진 대나무들이 장단을 맞추듯 샤르륵 샤르륵 소리 내어 춤춘다. 물결도 함께 새로운 풍경을 그린다. 가을빛 머금은 연못 주위로 나무 데크 산책로를 걷는다. 서둘 것 없는 여유가 좋다. 마음에 평온이 깃든다.

 

다시금 나무 곁으로 다가간다. 마치 깊은 산속에라도 온양 넉넉한 숲속의 기운이 몰려온다. 공원은 가을이 깊었다. 여기는 온통 가을빛을 머금어 가을 정취가 물씬 난다.

 

하늘의 별들이 내려와 나무에 걸렸다. 붉디붉은 빛으로 반짝이는 별 닮은 나뭇잎들이 곱다. 옆으로는 오색물감을 풀어놓은 듯 가을이 그린 수채화 같은 나뭇잎들이 빛난다.

곳곳에 놓인 긴 의자들이 쉬어가라 걸음을 붙잡는다.

근처 노점에서 커피 한잔을 포장 구매해 마신다. 아메리카노 커피에 주위 풍광을 담아 마시자 달싸름한 커피가 달짝지근해진다.

 

느릿느릿 걷는 오솔길 사이로 가을이 내려앉는다. 바스락바스락. 낙엽들이 내 걸음에 발맞춰 경쾌하게 노래를 부른다. 덕분에 걸음은 더욱더 가벼워진다.

잔디밭 사잇길은 순간 고즈넉한 산사인 양 착각하게 만든다. 마음이 고요해진다. 사색의 가을을 온전히 느끼게 한다. 치열했던 지난여름을 떠올리자 공원은 고단한 일상을 헤쳐왔던 나 자신에게 선물 같은 풍경을 두 눈앞에 펼쳐놓는다.

 

어디를 둘러봐도 넉넉하고 아늑하다. 덕분에 일상의 묵은 찌꺼기는 어느새 사라지고 보약 한 첩을 지어 먹은 듯 힘이 솟는다.

모든 풍경이 청량하다. 맑다. 가을이 주는 선물을 한 아름 받은 기분이다. 햇볕은 따뜻하고, 적당히 시원한 바람까지 불어온다. 어디를 가도 좋을 때, 아름다운 이 가을을 온전히 느끼고 싶다면 진주 초전공원으로 떠나보자. 느낌표와 쉼표가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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