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타임머신 타고 어릴 적으로 떠나 삶의 에너지 채우는 남해군 도마초등학교 벽화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9. 2. 1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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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섬 남해군을 오가며 한 번은 들러보고 싶었습니다. 오가는 길에서 봐온 작은 시골 초등학교 담벼락에 그려진 그림이 눈길을 끕니다. 남해의 관문이 남해대교와 노량대교에서 남해읍 내로 향하다 벽화가 그려진 도마초등학교가 나옵니다.

 


남해군 도마초등학교 벽화

 

도마초등학교 교문 앞에 차를 세웠습니다.

 


남해군 도마초등학교 교문 앞

 

콩알만 한 열매가 맺히는 팽나무가 가슴팍에 이름표를 붙이고 반깁니다. 대나무 대롱에 넣고 공기총처럼 쏘면 팽하고 잘 날아간다고 해서 이름 지었다는 나무는 잠시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게 합니다.

 


남해군 도마초등학교 교문 옆에 있는 팽나무

 

팽나무와 잠시 이별하고 차로 옆 인도에 있는 낮은 담벼락을 걸었습니다. 성인 허리춤에 맞닿는 낮은 담벼락에는 아기자기한 그림과 글이 씌어있습니다. 약간 허리를 굽혀 담벼락에 그려진 그림과 글을 읽습니다. ‘시작 좋아글과 함께 예쁜 꽃그림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남해군 도마초등학교 낮은 담벼락에 그려진 벽화

 

씨앗, 너무 애쓰지 마! 너는 본디 꽃이 될 운명이니’. 글귀를 읽는 동안 괜스레 용기가 솟구칩니다.

 


남해군 도마초등학교 낮은 담벼락에 그려진 벽화에서 만난 용기를 건네는 글귀

 

대중가요의 노래 한 구절도 적혀 있어 덩달아 흥얼거리게 합니다. ‘오랫동안 꿈을 그린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라는 글귀 앞에서는 걸음을 멈추고 스마트폰으로 찍어 아이들 카카오톡으로 보냈습니다.

 


남해군 도마초등학교 벽화

      

담벼락 끝에 이르자 다시금 숙였던 허리를 폅니다. 허리를 펴자 학교 건물 커다란 벽을 뚫고 나와 바다로 그림이 손짓합니다. 그림을 향해 학교 안으로 들어갑니다. 컨테이너에도 귀여운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남해군 도마초등학교 학교건물 벽에 그려진 벽화

 

그러고 보니 학교 건물 전체가 동화 속 그림처럼 알록달록합니다. ‘도마의 행복한 꿈이라는 주제로 한화테크원()와 경상남도 자원봉사센터남해군 자원봉사센터가 공동추진하고 경상대학교 학생들이 참여해 시골 작은 학교 지원 사업으로 학교 벽화를 2017년 조성했다고 합니다.

 


남해군 도마초등학교 벽화는 자원봉사단체 등의 도움을 받아 2017년 조성했다.

 

학교 화단에는 생각하는 사람을 비롯해 유관순, 효자상 등이 있습니다. 빨갛게 활활 타오르는 횃불을 들고 교정에 있는 태극기를 뒤로한 채로 앞으로 만세 부르는 유관순동상은 어릴 적이나 지금이나 유관순 누나로 다가옵니다.

 


남해군 도마초등학교에서 만난 유관순 동상

 

도마초등학교의 교목(校木)인 목련의 겨울눈이 파란 하늘을 향해 횃불처럼 빛납니다. 생명을 잉태한 겨울눈은 다가올 봄이면 싹 틔울 준비로 숨죽여 이 추위와 건조함을 이겨내고 있습니다.

 


남해군 도마초등학교 교목(校木)인 목련의 겨울눈이 파란 하늘을 향해 횃불처럼 빛난다.

 

괜스레 학교 운동장을 한껏 달렸습니다. 그러다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이 만든 작은 학교 숲에서 송골송골 맺힌 땀을 식힙니다.

 


남해군 도마초등학교 메타세쿼이아 숲

 

웃고 뛰놀자 그리고 하늘을 보며 생각하고 푸른 내일의 꽃을 피우자라는 글귀를 담은 조형물 앞에서 초등학교 추억을 소환했습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어릴 적으로 떠난 기분입니다. 좋은 글과 그림 덕분에 삶의 에너지를 채운 하루입니다.

 


남해군 도마초등학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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