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아름다운 도전과 열정이 빚은 아름다운 쓰레기를 만나다- 남해군 갈현마을 정크아트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9. 1. 17.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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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은 도전의 시간, 열정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보물섬 남해군의 명소 독일마을로 가는 길목에서 아름다운 도전과 열정이 빚은 쓰레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이른바 버려지는 쓰레기를 재활용해 만든 예술작품(junk art)이 우리에게 기분 좋은 내일을 꿈꾸게 합니다.

 


남해군 갈현마을 정크아트

 

남해읍 내에서 독일마을로 가는 길, 삼동면 시문마을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꺾으면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오가는 이들의 걸음을 붙잡습니다. 익살스럽게 나무를 향한 남녀 나무 장승이 멀찍이서 나무로 다가서는 이를 지켜봅니다.

 


남해읍 내에서 독일마을로 가는 길, 삼동면 시문마을에 있는 300년이 넘는 고목.

 

1338년 충숙왕(복위)8년 전왕 복위를 꾀하다가 발각되어 남해로 유배되어 이웃 난음리 난곡사에서 일생을 마친 백이 정승이 활 쏘고 홍살문이 섰던 자리라 시문이라고 하는 시문마을의 당산목입니다. 무려 300년이 넘은 보호수인데 매년 시월 보름이면 주민들이 제를 올리고 있습니다. 잠시 차에서 내려 산에 손을 얹고 눈을 감아 소원을 빌었습니다.

 


남해군 시문마을 300년 넘은 고목 근처에 있는 나무 장승 1

 

시문마을 고목을 떠나 고개를 넘어가려는데 알록달록 ‘LOVE’라고 적힌 의자가 걸음을 세웁니다. 주위 담벼락도 덩달아 색칠한 듯 형형색색입니다.

 


남해군 갈현마을 입구에 있는 ‘LOVE’라고 적힌 의자

 

어느새 갈현마을에 이른 모양입니다. 버스 승강장 옆에는 낚시하는 형상의 조형물이 옥상에 걸터앉아 있습니다. 마을에 40여 점의 정크아트를 만들고 설치한 최성대 씨가 태어나고 자란 집이라고 합니다.

 


남해군 갈현마을 버스 승강장 옆 낚시하는 형상의 조형물이 옥상에 걸터앉아 있다. 마을에 40여 점의 정크아트를 만들고 설치한 최성대 씨가 태어나고 자란 집이다.

 

부산에서 광고업을 하던 최성대 씨는 8년 전부터 갑자기 버려진 폐자재가 아까워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덕분에 여기를 오가는 사람들이 눈이 즐겁습니다.

 

낚시하는 로봇 형상의 조형물 사이로 글이 보입니다. 최 씨가 전해주고 싶은 글과 시가 적혀 있습니다. 낚시하는 로봇 곁을 떠나 마을 속으로 들어가자 예쁜 벽화 옆에 커다란 의자가 놓여 있습니다. 마치 이곳을 찾은 제가 거인국에 온 듯 착각하게 합니다.

 


남해군 갈현마을 내 커다란 의자가 놓여 있어. 마치 이곳을 찾은 이가 거인국에 온 듯 착각하게 한다.

 

벽화 속에 숨은그림찾기 하듯 찾아낸 로봇이 두 손을 동그랗게 머리 위로 붙여 하트 모양을 만들어 반깁니다. 덩달아 저도 슬며시 머리 위로 하트를 만듭니다.

 


남해군 갈현마을 벽화 속에 숨은그림찾기 하듯 찾아낸 로봇이 두 손을 동그랗게 머리 위로 붙여 하트 모양을 만들어 반긴다.

 

햇살이 곱게 드리운 마을을 누비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사방이 막힌 전시실이 아닌 자연 속에서 작품을 구경하는 청량함이 머리를 개운하게 만듭니다.

 


남해군 갈현마을 내 정크아트를 찾아 누비는 재미가 쏠쏠하다.

 

통신설비가 높다랗게 올라선 아래에 두 개의 기다란 로봇이 서로 등을 맞대고 있습니다. 그중 한 녀석의 가슴에 니 맘을 내 맘속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게 그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함은 니가 항상 내 곁에 있다는 것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남해군 갈현마을 통신설비 아래에 있는 로봇 한 쌍.

 

마을을 어슬렁어슬렁 누비다 기린 형상의 조형물 한 쌍이 있는 마을회관까지 이르렀습니다. 최성대 씨의 정크아트 작품을 숨은 보물찾기하듯 찾아 나서는 즐거움이 재미납니다.

 


남해군 갈현마을 회관 앞에도 기린 형상의 정크아트가 있다.

 

다시금 원래 출발했던 버스 승차장으로 왔습니다. 출발할 때 보지 못한 그네 의자가 보입니다. 키다리 아저씨 형상의 조형물이 그네를 두 손으로 매달아 흔들어줍니다. 2t 이상이 앉으면 뒈질 수 있다는 경고가 무섭다면 옆에 있는 2t 이상 앉는 천사 날개 형상의 의자를 이용해도 좋습니다.

 


남해군 갈현마을 버스 승차자 옆에 있는 키다리 아저씨 형상의 조형물이 그네를 두 손으로 매달아 흔들어준다. 2t 이상은 옆에 있는 2t 이상를 이용해야 한다.

 

갈현마을 정크아트 속에서 새해를 앞둔 용기와 희망을 얻습니다. 열정을 배웁니다.

 


남해군 갈현마을 정크아트 속에서 용기와 희망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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