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햇살 샤워하기 좋은 온천 같은 길- 창원 광려천 둔치길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9. 1. 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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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르익던 가을이 저만치 가자 찬바람이 옷깃을 여밀게 합니다. 빨갛고 노랗게 주위를 색칠했던 가을의 기념품 단풍도 사라지고 앙상한 가지만 덩그러니 남았습니다. 바라보는 사람조차 으슬으슬한 요즘입니다.

 


창원시 마산회원 내서읍을 관통해 지나는 광려천

 

이럴 때 느긋하게 햇살에 샤워하면 일상 속 묵은 찌꺼기도 훌훌 털어버릴 수 있습니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에 있는 광려천이 햇살 샤워하기 좋고도 좋습니다.

 


창원 광려천 안내도

 

내서읍 신감리 광려산(광로산) 동북계곡에서 발원해 북쪽으로 흐르면서 물이 모여 함안군 칠원면과 칠서면을 지나 낙동강에서 하나가 되는 광려천(匡廬川). 내서읍을 한가운데로 흐르는 까닭에 내서읍 내에 들어서면 어디서든 접근하기가 쉽습니다.

 


창원 광려천 둔치는 햇살 샤워하기 좋은 길이다.

 

점심시간이면 근처 공장 등에서 나온 노동자들이 동료들과 삼삼오오 산책하는 모습이 많습니다. 비단 노동자뿐 아니라 걷기 좋은 길이라 아이와 어르신들도 즐겨 걷습니다. 공장과 아파트, 상가가 뒤섞인 내서읍에서 한껏 여유로움을 느끼기 좋습니다.

 


창원 광려천 제방 주위에 긴 의자들이 놓여 있어 쉬어가기 좋다.

 

마치 따사로운 햇살에 샤워하듯 어슬렁어슬렁 하천 둔치를 거닐었습니다. 저만 어슬렁거리는 것은 아닙니다. 하천에는 이미 저보다 먼저 온 새들이 유유자적 노닐고 있습니다.

 


창원 광려천을 유유자적 노니는 철새들

 

아직 겨울 준비를 마지치 못했는지 늦은 봄부터 늦여름까지 많이 피는 애기똥풀 꽃이 한 무더기 노랗게 피었습니다. 문득 애잔한 전설이 떠오릅니다. 눈을 뜨지 못해 볼 수 없는 아기 제비에게 가지나 잎을 꺾으면 노란 즙이 나오는 애기똥풀즙을 발라주기 위해 엄마 제비가 어렵게 찾았지만, 꽃을 지키는 뱀과 싸우다 엄마 제비는 죽었다고 합니다. 몰래주는 엄마의 사랑처럼 햇살이 넉넉하고 따뜻하게 우리 곁에서 함께합니다.

 


창원 광려천 둔치에서 만난 애기똥풀

 

자전거를 딴 일행이 바람을 가르며 지납니다. 한순간 작은 바람이 일어나 근처 풀밭 속 개망초를 깨웁니다.

 


창원 광려천 둔치를 자전거로 오가는 사람들

 

하늘하늘, 작은 달걀부침 같은 개망초가 소박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오가는 이들을 알은체합니다.

 


창원 광려천 둔치에서 만난 개망초

 

하천을 가로지른 다리를 건너 다시 왔던 길을 건너편을 걸었습니다. 하천 제방에는 앉아 쉬기 좋은 긴 의자들이 놓여져 잠시 쉬어가라 유혹합니다. 저만치에서 바람개비들이 반갑게 인사를 건넵니다. 신선이라도 된 양 발걸음도, 마음도 가볍고 상쾌합니다.

 


창원 광려천 징검다리

 

징검다리를 건너는 모습이 보입니다. 덩달아 따라 건넜습니다. 그림 같은 풍경 속에 어느새 자연과 하나 된 기분입니다. 하천 주위에는 크고 작은 공원들과 상가 등이 있어 잠시 길을 벗어나 근처를 돌아다녀도 색다른 기분이 듭니다.

 


창원 광려천에 설치된 바람개비들

 

볕이 따뜻하게 내리쬐는 널따란 돌에 앉았습니다. 가져간 캔커피를 꺼내 마십니다. 카페에 온 듯 주위는 맑고 달곰합니다. 근처 야산에 아직 가을을 품은 산이 주황빛으로 반짝입니다.

 


창원 광려천 둔치에 있는 널따란 돌. 앉아서 커피 등을 마시면 더욱 운치가 좋다.

 

겨울의 문턱. 춥다고 움츠리지 말고 어슬렁어슬렁 광려천을 거닐어보세요. 뜨끈뜨끈한 온천에 몸을 담근 듯 따사로운 햇살에 샤워하기 좋습니다. 햇살 속 거니는 것만으로도 비타민D는 그냥 우리 몸으로 들어옵니다.

 


창원 광려천 둔치를 산책하면 마치 보약 한 첩을 지어 먹은 듯 기운이 솟구친다.



 

보약 한 첩을 지어 먹은 듯 기운이 솟구칩니다. 광려천 둔치는 햇살 샤워하기 좋은 온천 같은 길이다.

 


창원 광려천 주위에는 크고 작은 공원들과 상가가 있어 잠시 길을 벗어나 들렀다 가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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