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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바위 얼굴을 닮은 사람, 김경수 경남도지사후보를 만나다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8. 5. 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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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한 점에도 엉덩이가 들썩들썩 인다. 바야흐로 떠날 때다! 괜스레 집 밖으로 나돌고 싶어 발바닥이 근질거리고 엉덩이가 들썩들썩한다. 5월 26일도 그런 날이었다.



내 사는 집에서 가까운 진주동명고등학교로 향했다. 졸업생도 아닌 내가 총동창회 체육대회가 열리는 날에 찾은 까닭은 그저 ‘큰 바위 얼굴’이 뜬금없이 보고 싶었다.


진주동명고가 지금의 초장동이 아닌 상대동에 있을 때는 고교 입시 등을 위해 찾아간 적이 있다. 교문에 들어서면 당시 국어 교과서에 실린 너새니얼 호손의 ‘큰 바위 얼굴’이 먼저 반겼다.


올곧고 근면하며 자비로운 성격을 가진 소설 속 주인공 어니스트(Ernest)는 어릴 적부터 어머니에게 ‘큰 바위 얼굴’의 전설을 듣고 큰 바위 얼굴을 닮은 인물이 나타나길 기다리며 살아간다. 어니스트가 사는 계곡 출신의 부자인 개더골드, 블러드앤선더 장군, 정치가, 시인이 나타났지만, 무엇인가 실망스러웠다.



소설 속 주인공처럼 동명고를 오가는 학생들이 ‘큰 바위 얼굴’을 닮기를 바맀다. 또한, 아주 가끔 찾는 나 역시 ‘큰 바위 얼굴’이 되고자 했다.


교문을 들어서는 입구부터 사람들로 북적인다. 파란 점퍼를 입은 사람들이 반긴다. 체육대회 출전을 알리는 소리가 바람을 타고 울린다. 바위 아래에는 ‘충효’가 적혀 있지만 내게는 ‘큰 바위 얼굴'이다. 잠시 20여 년 전 학창시절로 돌아가는 기분으로 들떠 있는데 운동장 한쪽이 웅성거린다.



‘큰 바위 얼굴’ 앞에는 ‘문(門)’이라는 이갑열 경상대 교수의 작품이 눈에 들어온다. 새로운 문에 들어선 기분이다. 뒤편에 바위가 있다.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경상남도 도지사 더불어민주당 후보인 김경수 전 국회의원이 모습을 드러냈다. 1985년 이 학교를 졸업한 후보가 각 천막을 돌면서 인사를 건넨다. 맞잡은 손이 뜨겁다. 마주 보는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하다.



동기생들이 호위무사처럼 그를 따른다. 반가운 얼굴에 환하게 웃은 모습이 정겹다. 김경수 후보가 기수별 천막의 절반을 돌고 있을 무렵 배우자인 김정순 씨가 찾아와 주위에 인사를 건넨다.



여기저기 다녀가고 찾아온 후보들의 명함이 널브러져 있다. 순간의 선택이 다가온다. 후보에게 맥주를 권하고 함께 파이팅을 외치며 마시는 황금 물결에 괜히 목이 마르다.



건배를 외치며 즉석에서 김경수 삼행시가 백일장처럼 흘러나온다. 여기저기 응원을 외치는 목소리가 걸음걸음 함께한다. 



파란 점퍼를 입은 후보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선전을 다짐한다. 모두가 웃는다. 본인보다 하동군수로 출마한 후보를 감싸 안는 넉넉함이 보기 좋다.



진주시 시장, 도의원, 시의원 후보와 함께 선전을 다짐하자 하늘도 파란빛으로 물들었다.



이제 본연의 총동창회 체육대회 행사를 알리는 식이 본격적으로 열린다. 국민의례 속에 가슴에 손을 얹고 태극기를 향해 예를 올리는 사이 눈을 지그시 감는다. 2년마다 선거만 4번을 해온 그는 잠깐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내빈 소개 때 손을 들어 반가운 얼굴로 동문에게 인사를 건넨다. 불끈 쥔 손에 힘이 들어간다. 환영사와 축사가 무르익을 무렵 마지막으로 후보의 축사가 있었다.


“두들릴수록 강해지는 남자, 김경수입니다.”로 말문은 연 후보는 ‘드루킹 사건’에 관해 ‘특검도 먼저 받겠다’고 했다며 단호한 입장을 밝힌다.



첫 선거인 2012년 김해을 국회의원(제19대 총선)선거와 2014년 경남도지사 선거 낙선. 그런데도 후보는 멈추지 않았다. 자신의 진심을 꾹꾹 담아 발로 뛰었다. 덕분에 2016년 제20대 총선에 더불어민주당 후보 중 전국 최다득표율(62.4%)로 당선되기도 했다.


이제는 경상남도를 더 크게 이루기 위해 나섰다는 후보의 결기가 ‘미소 천사’라는 별명답지 않게 느껴졌다. 경상남도민으로서 그동안 후회할 일이 많았고 앞일을 걱정할 때가 많았다. 오늘을 소홀히 하고 다시 후회할 필요가 없다. 김경수 후보는 지금 여기부터 바꾸자고 다짐한다.




“그때 시인은 순간적으로 팔을 번쩍 들고 외쳤다. “보세요, 저기를 보세요! 어니스트 씨가 바로 큰 바위 얼굴을 닮은 사람입니다!”라고 외쳤다.”



소설 속 시인처럼 외치고 싶다. 어니스트의 관대하고 인자한 모습에서 위대한 시인은 자신에게 모자란 자애와 사랑을 찾아내고 그들이 그토록 기다렸던 큰 바위 얼굴의 위인을 발견한 것처럼 나 역시 그의 얼굴에서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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