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

김정숙? 이제는 김정순, 김경수의 그녀, ‘유쾌한 정순씨’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8. 5. 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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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넘실거리는 오월 26일 오후. 진주 시내에서 합천 가는 길목인 말티고개 입구 은열사 앞에 섰습니다.



은열사 앞에는 안내판이 네 개나 서 있습니다. 그만큼 들려주고자 하는 이야기 많습니다. 은열사는 진주 백성들이 건립한 진주 최초의 사당입니다. 고려 현종 때 병부상서를 지낸 은열공 강민첨 장군(963~1021)의 탄생지이기도 합니다. 강민첨 장군은 거란의 60만 대군의 침략 때 강감찬 장군과 도와 승리로 이끈 분입니다. 장군은 식읍이었던 하동군 악양, 화개, 적량, 고전면 지역 백성들의 조세 부담을 덜게 해주었습니다. 장군이 세상을 떠나자 백성들이 자발적으로 탄생지인 곳에 사당을 지어 봄, 가을로 충절과 은혜를 기렸다고 합니다.



또한, 이곳은 고려와 조선 시대 공무를 보던 벼슬아치가 묵던 공공여관인 개경원이 있던 터이기도 합니다. 왕의 사신이 왕래할 때 거치는 곳이고 진주 목사가 손님을 영접하며 쉬는 곳이었습니다.



현재의 은열사는 1980년부터 1983년까지 3년 동안 사당과 정문, 재실 등을 새로 지어 정비한 곳으로 선생의 영정이 모셔져 있고, 사당 뒤편 바위에는 ‘강은열공유지’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습니다.



은열사 솟을대문 앞 화단에서는 하얀 어성초 옆으로 붉은 접시꽃이 하늘하늘 반깁니다.

‘~이 어둠이 다하고 새로운 새벽이 오는 순간까지/ 나는 당신의 손을 잡고 당신 곁에 영원히 있습니다.’ 라는 도종환 시인의 ‘접시꽃 당신’이 떠오르게 합니다.



은열사에서 100m 거리에 진주 강씨 은열공파 종친회관이 있습니다. ‘접시꽃’같은 사랑을 나눈 경상남도 도지사 김경수 후보의 부인 김정순씨가 인사드리러 방문했습니다. 전라남도 신안군 출신인 김정순 씨는 남편인 김경수 후보와 같은 김해 김씨 동성동본입니다. 경상도 남자와 전라도 여자라는 지역감정도 애틋한 순정을 가로막지 못했습니다. 1995년 한시적 동성동본 혼인 허가로 결혼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김정순은 세상을 바꾸고 싶은 열정 하나뿐인 김경수 후보의 가장 큰 지원군입니다.



진주 강씨 어르신들께 넙죽 큰절을 올리는 김정순. 절을 올리고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문득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를 떠올리게 합니다. 유쾌한 표정이 겹칩니다.



김경수 후보가 노무현 대통령 시절 청와대 비서관으로 ‘월화수목금금금’으로 일할 때 김정순씨는 오히려 “남편을 나라에 맡겼다”라는 심정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합니다. 어르신과 인사를 나누는 와중에 진주시장 후보 갈상돈 후보의 부인도 자리를 함께합니다.



‘~보여야 꽃이라지만/ 보아야 꽃이다( 박무웅의 ’비로소 꽃‘ 중에서)’ 라는 시처럼 보아야 꽃이 보입니다. 눈을 크게 뜨고 귀를 열면 우리는 김정숙 여사 못지않은 유쾌한 경상남도 도지사 배우자 김정순씨를 만날 수 있습니다.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정담이 정겹습니다. 새로운 경상남도와 진주를 여는 의지가 여물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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