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직 근무라 출근이 늦다. 여유로운 아침을 먹고 집을 나섰다. 고등학교 1학년인 아이를 태우고 그이의 친구를 태우고. 경남 진주시 가좌동 경상대학교로 향했다. 경상대학교 교양학관 등지에서 열린 ‘2016년 오픈 캠퍼스’ 행사에 아이들이 참석하기 때문이다.
이날 오픈캠퍼스 행사는 캠퍼스 투어를 비롯해 전공체험 프로그램, 전공특강, 모의 심층면접 등으로 짜였다는데 경남·부산·울산·대구·경북·전남동부권 고등학교 1, 2학년 2500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라고 한다.
출근까지 시간이 남아 모처럼 교문에서 중앙도서관까지 천천히 걸었다. 지리산과 펜촉을 형상화한 교문 앞에서는 시내버스가 수시로 아이들을 토해내고 학교 안에서는 연신 관광버스에서 학생들이 내린다.
개척교를 지나 교문으로 향하는데 어제 내린 비로 개천이 노란 물로 가득했다. 하천에는 물오리 두 마리가 여유롭게 아침 식사 중이다.
수위실 뒤편으로 개척탑이 보인다. 칠암캠퍼스에 있던 것을 경상대학교병원이 확장되면서 이곳으로 이전했다고 한다.
가슴 설레는 말이 튀어나온다.
‘짧게 살고도 오래 사는 이가 있다. 그의 이름은 개척자다.~’
‘개척’ 시가 새겨진 글들은 잠시 나를 20여 년 전으로 되돌린다.
‘~그대는 무슨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 나는 언제나 이것을 묻기 위하여 이곳에 서 있습니다.’
짧지만 묵직한 시 한편에 대학 시절이 쏜살같이 지나간다. 이제는 내 아이가 어쩌면 이곳을 다닐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다.
개척탑을 지나 사자 머리를 형상화했다는 중앙도서관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도서관 앞에는 지리산 물줄기를 형상화한 분수대가 반긴다. 재학 시절에는 볼 수 없었던 풍경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많이 바뀌었다.
그러나 오늘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한 초롱초롱한 고등학생들의 싱그러운 눈망울은 변하지 않았다. 그들의 설렘에서 지난날의 나를 떠올린다.
첫발을 떼는 것이 어렵다. 목표를 정해 달리는 것은 어렵지 않다. 달리다 넘어지면 다시 일어서면 그뿐. 개척자는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슴에 품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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