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나를 위한 힐링캠프, 산청엑스포 맛보기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3. 8. 2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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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며 우리를 들뜨게 만든 광고문구가 있다. 정작 어디로 떠나야할지 생각하면 머리부터 아픈 게 사실이다. 요즘 여기저기 힐링을 내세우지만 힐링하러 떠났다가 몸과 마음이 지쳐 힐링이 필요한 상태로 돌아오기도 한다.

나를 위한, 나의 힐링캠프가 있다. 어머니 품처럼 넉넉한 지리산의 고장, 경남 산청이 바로 그곳이다. 오는 96일부터 1020일까지 45일간 산청 동의보감 촌에서 열리는 <산청세계전통의학엑스포>가 나와 우리를 위한 힐링 캠프로 막바지 준비가 한창이다.

 

    

 동의보감박물관에 전시된 동의보감 진품.

 

 

연일 계속되는 불볕더위에 몸과 마음이 지칠 때 단숨에 가뭄도 해갈하고 더위도 씻기는 비가 내린 지난 주말, 나의 힐링캠프를 맛보기로 다녀왔다. 2009년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동의보감>이 올해로 발간한 지 4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다.

 

 

한의학박물관이었던 건물은 동의보감박물관으로 변신, 진품 <동의보감>이 전시되었다. 동의보감 하면 허준만 떠올리지만, 동의보감이 편찬되기 까지의 과정과 사료를 바탕으로 동의보감을 재해석한 코너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또한, 각종 약초와 약재의 효능을 살펴볼 기회였다.

 

약재 사용의 시초가 뭔지 아는가? 단군신화에 환웅이 인간의 생명과 질병을 주관하고 인간이 되기를 원하는 곰과 호랑이에게 쑥과 마늘이 처방하였다는 내용에서 의학 형성을 알 수 있다. 나이보다 젊게 보이는 동안과 V라인을 만드는 경혈도 소개해 놓아 나온 뱃살과 나이보다 더 나이 들어 보이는 얼굴 때문에 고민인 내게 잠시 따라 해보는 즐거움도 있다. 어렵기만 한 한의학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가까이 접하도록 이해를 돕는 코너들이 이 밖에도 더 있다. 편식 심한 아이들도 어떤 음식이 몸에 더 좋은지 살필 IT를 결합한 코너에서 발을 쉽게 떼지 못하리라 믿는다.

 

 

 

 동의보감 박물관 2층에서 내려다본 엑스포 주제관과 황금 거북이 조형물

 

동의보감 박물관 2층에서 내려다보는 엑스포 현장은 내리는 비 덕분에 맑고 투명하게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황금빛 거북이는 흐린 날씨에도 굴하지 않고 바로 한눈에 들어온다. 주제관과 동의보감 박물관 사이에 있는 이 황금 거북은 길이 20m 13.5m 높이 4.7m 160에 표면적만 748에 달하는 세계 최대크기의 거북이라고 한다. 장수와 복을 상징하는 이 거북이 조형물이 아마도 엑스포를 찾는 이들의 상징물이 되리라는 것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테마공원. 곰과 호랑이 상징 조형물과 샘골을 비롯한 명의 동네 등이 공원 내에 있어 산책에도 그만이다.

 

 

황금 거북이 옆으로 큰 곰의 형상물이 보인다. 곰으로 들어가 바라보는 전망도 좋지만, 근처 테마공원을 거니는 재미도 쏠쏠하다. 걷는 동안 내 안의 스트레스는 절로 치유되는 느낌이다.

 

테마공원을 거닐어 기체험장을 찾았다. 벌써 세 번을 이곳에서 기를 받고 소원을 빌었다. 비단 나만 정식 개장도 하지 않은 이곳을 여러 번 찾는 게 아닐 거다. 발 없는 말이 천 리를 간다고 신령스런 바위, 석경·귀감석·복석경의 기()를 받아 소원을 이루었다는 소문이 현실로 다가서는 엑스포의 또 다른 명소다. 비는 내리고 어둠도 차츰 내려앉은 저녁 7시 무렵, 언덕배기에 LED로 밝힌 풍차가 눅눅한 마음을 날려버린다. 엑스포는 96일부터 7일간, 그리고 매주 금··공휴일 등 총 26일간 폐장시간을 3시간 연장해 오후 9시까지 야간에도 운영한다. 덕분에 기체험장의 동의전과 빛 발하는 풍차, 한옥으로 만든 유리온실을 저녁 늦게 구경하는 낮과 또 다른 밤의 엑스포를 경험할 수 있단다.

 

 

 

 각종 한방 약초를 넣어 먹는 약초샤부샤부. 약초의 향내가 돌아오는 내내 입안에 향긋하게 맴돌아 기분이 좋았다.

 

밤에 피는 장미 같은 매혹을 안겨주는 산청엑스포. 어둠이 사위 내린 근처에 이곳의 특산품인 약초를 먹지 않고 집으로 간다는 것은 화장실에서 뒤처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찝찝한 그 느낌으로 돌아가는 거다. 근처에 각종 약초를 넣은 약초샤브샤브를 하는 식당이 있다. 물론 엑스포가 열리면 이곳뿐 아니라 엑스포 내에도 약선체험장이 들어서 입도 즐겁고 몸도 건강한 약초 음식을 맛볼 수 있을 예정이다.

 

지리산을 품은 자연 속에서 자란 약초와 숲. 아마도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에서부터 어린아이까지 모두가 힐링을 경험할 수 있을 듯하다. 벌써 추석 때 모처럼 모인 온 가족들과 함께 이곳을 찾을 생각이다. 이보다 더 좋은 가족 휴양지가 또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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