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심을 함께 먹는 일에는 밥값 이상의 뜻이 있습니다. 같은 직장에서 일하는 동료라도 한 상을 둘러앉으면 잠시 식구가 됩니다. 바쁜 일은 그대로였고 구내 식당이 아닌 바깥에서 점심을 먹기에는 시간도 넉넉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함께 밥을 먹자는 마음이 하루를 조금 다르게 만들었습니다. 산청읍내를 지나 산청동의보감촌으로 향하다 금서면 매촌모퉁이 식당으로 가는 길은 점심길이면서 작은 숨 고르기였습니다.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었습니다. 한 번 갔던 곳을 다시 찾는 일은 첫인상이 우연이 아니었는지 확인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매촌모퉁이 식당은 두 번째라 더 반가웠습니다. 낮고 단정한 건물 앞 간판은 요란하지 않았습니다. 안으로 들어서면 나무 결이 살아 있는 실내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편하게 밥 먹기 좋은 집이라는 인상이 들었습니다.
산청 매촌모퉁이 식당, 두 번째라 더 반가웠던 점심

이날은 직장 일정에 묶여 있어 오래 기다릴 형편이 아니었습니다. 미리 전화로 도착 시간을 말씀드렸습니다.

자리에 앉으면 바로 음식이 나올 수 있도록 부탁도 드렸습니다. 덕분에 식사는 한결 부드럽게 시작됐습니다. 손님의 시간을 헤아려 주는 배려가 고마웠습니다.
주인

아주머니는 동네 이웃이 가져다준 나물로 반찬을 만든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찬은 그때그때 달라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 말이 좋았습니다. 식당 밥상이면서도 집밥의 얼굴을 하고 있는 까닭이 거기에 있겠다 싶었습니다. 이번 상에는 지난번과 다른 반가움도 있었습니다.


연두부가 나왔습니다. 동치미도 곁들여졌습니다. 같은 집을 다시 찾았는데도 같은 상이 아니라는 점이 좋았습니다.
코다리찜보다 더 오래 남은 감자와 무의 맛

상 한가운데 놓인 코다리찜은 보기만 해도 젓가락이 먼저 가는 빛깔이었습니다. 붉은 양념은 넉넉했습니다. 코다리와 두부, 감자, 무에 고르게 배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날은 코다리보다 감자와 무가 더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요즘 제 입에는 그 둘이 더 맛있게 느껴집니다. 양념을 한껏 받아들인 감자와 무는 겉으로만 맵지 않았습니다. 속까지 스며든 깊은 맛이 은은하게 퍼졌습니다. 자극적으로 몰아치는 매운맛은 아니었습니다. 즐겁게 따라오는 매콤함이었습니다.

콩나물을 곁들이면 아삭한 숨이 살아났습니다. 연두부 한 점을 더하면 매운맛의 모서리가 부드러워졌습니다. 시원한 동치미 한 숟갈은 입안을 다시 환하게 열어 주었습니다. 코다리찜 접시에는 코다리, 두부, 감자, 무, 콩나물이 함께 놓여 있었습니다. 제게는 세게 밀어붙이는 자극보다 양념이 재료 안으로 깊이 밴 맛이 더 크게 남았습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함께 먹는 분위기였습니다. 같은 음식을 앞에 두고 반찬을 권하고 짧게 웃는 동안 하루의 결이 조금 부드러워졌습니다.


점심 뒤에는 근처 카페로 자리를 옮겨 커피 한 잔의 여유도 누렸습니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충분했습니다. 그날 점심은 사람의 온기를 다시 확인한 시간이었습니다.
▣ 매촌 모퉁이 식당
- 주소: 경남 산청군 금서면 친환경로 2549-7
- 영업시간 : 11:30~20:00, 브레이크타임 14:00~17:00
- 주차 : 전용 주차장 없음. 근처 주택가 주차
- 휴무 : 매주 일요일
- 전화: 055-974-88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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