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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립국악관현악단 정기 연주회 '무르익은 화창한 봄 마중'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25. 3. 12.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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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익은 봄맞이 여행, 진주시립국악관현악단 정기연주회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문을 지났습니다. 봄이되 봄이 아닌 듯 꽃샘추위가 몸을 움츠러들게 합니다. 봄을 보지 못하고 들을 기회가 있어 찾았습니다. 바로 진주시립국악관현악단의 봄 마중, 신춘음악회가 36일 저녁 경남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렸습니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공연 시각인 오후 730분보다 1시간여 일찍 찾았을 때 사위 어둠이 내려앉았습니다. 경남문화예술회관만은 진주처럼 빛났습니다. 주차장에서 하나둘 차들이 질서정연하게 줄 맞춰 섭니다.

 

 

곧장 들어가도 좋지만, 회관을 에둘러 흘러가는 남강과 아름다운 뒤벼리 절벽이 빛은 밤 풍경의 유혹을 이겨내기 어렵습니다. 벌써 곱게 핀 봄꽃 속에 들어온 듯 마음이 넉넉해집니다.

 

 

콘테스트(contest.co.kr)에서 예약한 접수 번호를 이야기하고 표를 받았습니다. 공연 시각보다 일찍 온 이들은 카페에서 숨을 고르고 있습니다.

 

 

이들을 지나 연주회가 열리는 대공연장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계단을 올라갈수록 하늘에서 내려오는 듯 발레리나의 그림이 천천히 곁에 다가옵니다. 공연장 앞에서 걸음은 주위로 자꾸 눈길과 발길을 뺏깁니다. 뒤벼리의 풍경을 다시금 내려보고 공연장의 우뚝 솟은 기둥을 봅니다. 힘이 솟습니다.

 

 

숨을 고르고 다시금 공연장 안으로 들어가 어슬렁어슬렁 마실 나온 듯 둘러보다 녀석과 눈이 마주쳤습니다. 우리 지역 화가 최태문의 황소와 눈이 만났습니다.

 

 

공연장 앞 로비에서 본격적인 공연에 앞서 로비 음악회가 열렸습니다. 가야금 연주가 우리를 봄으로 이끕니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곳으로 가네~’

 

 

이어서 판소리. 북을 치는 고수와 소리꾼의 소리에 관객들도 흥이 나서 어깨를 들썩입니다. 어느새 일상 속 긴장의 끈을 모두 놓은 관객들이 하나둘 공연장으로 들어가 자리에 앉습니다.

 

어두웠던 무대 뒤편으로 무병장수를 상징하는 십장생 그림이 등장하고, 이어서 집박(執拍)으로 분장한 이건석 진주시립국악관현악단 상임 지휘자가 폭 7cm, 길이 40cm가량의 박달나무 여섯 개를 묶은 박()을 울리자 맨 앞줄의 연주자들이 가야금을 뜯기 시작합니다. 이어서 각종 국악기가 잔잔한 듯 울립니다.

 

 

무르익은 봄을 의미하는 염양춘(艶陽春)입니다. 관악과 현악이 어울려 마치 긴 겨울잠에서 깨어라! 깨라고 주문을 외는 듯합니다.

 

 

이어서 무대 뒤편 화면은 연둣빛으로 바뀌고 남도민요 육자배기가 가야금 병창 풍류랑과 함께 우리 곁으로 다가옵니다. 연둣빛 잔디밭을 내달리는 기분입니다. 상쾌합니다.

 

 

진주의 전통 풍물을 재해석한 진고풍장(辰鼓風杖)3번째 곡으로 울렸습니다. 팝콘이 매화꽃처럼 툭툭 터지듯 경쾌합니다. 타악기 소리가 울릴수록 내 안의 망상들이 흩어집니다. 푸른 하늘 구름처럼 여기저기로 흘러갑니다.

 

10분의 휴식 뒤 2부가 문을 열었습니다. 4번째 곡은 중국 요족 무곡과 몽풍으로 얼후연주자 방달화가 함께했습니다. 무대에서 바람이 불어옵니다. 뺨을 어루만지듯 따뜻하고 곱게 다가옵니다. 몽골 초원을 말 타고 달리는 듯 여유롭고 넉넉해집니다.

 

 

가야금 병창 풍류랑과 협연으로 5번째 곡은 심 봉사, 황성 가는 길입니다. 심 봉사가 시각장애인 잔치가 열린다는 지금의 서울인 황성으로 가는 길에서 뺑덕네가 도망가고 신세 한탄을 한다 동네 아낙들과 방아 찧는 장면이 소리로 다가옵니다. 심 봉사는 황성으로 가고 관객들은 성큼 다가선 봄으로 갑니다.

 

 

마지막으로 작곡가 윤학준이 허림 시인의 시에 곡을 붙인 가곡 마중을 국악관현악으로 편곡해 다가왔습니다. “~그리워지는 날에는 그대여 내가 먼저 달려가 꽃으로 서 있을게 꽃으로 서 있을게

 

봄 마중 가는 줄 알았더니 이미 우리 곁에 다가선 봄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농익은 봄을 한가득 가슴에 안고 돌아왔습니다.

벌써 다음 공연이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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