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보고 또 보고 싶고 가고 또 가고 싶은 섬, 사량도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1. 10. 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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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바다. 마치 중국요리집의 짜장과 우동처럼 갈등을 부른다. 오죽했으면 짜장과 우동을 반반한 음식이 새로 나와 선택의 고민을 줄이도록 배려할까.

 

 

지리산을 품은 섬, 경남 통영시 사량면에 있는 사량도에 가면 바다와 산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사량도는 한려해상국립공원 중간에 있는 섬이다. 동서남북으로 통영시 산양,남해,욕지도, 고성이 바라보이는 곳에 위치해 있다.

 

나는 산을 좋아하지만 산에 오르는 등산을 싫어한다. 하지만 사량도의 산에 오르기는 유쾌한 기억으로 남아 다시 찾아볼 예정이다. 보고 또 보고 싶고  가고 또 가고 싶은 섬이다. 섬의 속내를 알기 알기 위해 일주도 해보고 낚시도 하고 내년 여름에는 해수욕도 해볼참이다.

 

 

사천시 삼천포항과 통영시 충무항에서 19킬로미터 떨어진 이 섬으로 가는 배편으로 40여 분이 걸린다. 배에 차도 실을 수 있는 삼천포항에서 사량도로 가는 배편을 이용했다. 배는 경차가 편도 1만원 정도고 어른 2,000원의 승선료를 받는다.

 

 

섬으로는 가는 뱃길에서 금방 사량도가 보이는데 만약 섬을 잇는 대교가 건설되었다면 차로 10여 분이면 충분히 갈 수 있는 지척에 자리잡아 먼발치에서도 섬이 한눈에 보인다.

 

 

여느 섬이 그렇듯 사량도에 내리면 어느쪽으로 가든 일주도로를 따라 섬을 한바퀴 거닐 수 있다. 해안 일주도로를 따라 거닐면 섬은 4시간 정도 걸린다. 보통 등산코스는 1코스 돈지리-지리산-볼모산-가마봉-옥녀봉-금평항(6시간) ,2코스 돈지리-지리산(3시간),3코스 돈지리-지리산-성자암-옥돔(3시간)구간이다.하지만 해안도로 어느 쪽에서든 섬의 정상, 산으로 향하는 산길이 있어 등산을 시작하면 더욱 아름다운 바다를 구경할 수 있다.

대항마을 뒷편에서 올라가는 길을 택해 옥녀봉으로 올랐다. 경사 45도에 돌무더기에 올라가기 참 벅차고 어려웠다.

 

 

근데 땀이 흐르는 사이로 시원한 바닷바람이 등뒤로 힘내라고 부추켜 올라가는 길은 어렵지 않다.더구나 쉬엄쉬엄 내려다보이는 마을과 바다 풍경에 올라오는 수고를 잊게 했다.

 

 

뱀을 닮았다는 섬이름 사량도 유래 처럼 숲이 우거져 뱀이 실제 많다고 한다. 다행히 산행 중에는 뱀을 만난적이 없다.

 

 

사량도에 있는 산은 300미터 내외의 낮은 산이다. 하지만 3~5시간 걸릴 정도로 가파른 암벽산행이 딱잘라 표현하기 어려운 매력이다. .

 

 

가마봉. 정상에 오른다는 것은 또하나의 모험을 요구한다. 철제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바람이 불어 상쾌한 청량감이 정상에 오른이를 축하한다.

 

 

등산로가 잘 가꾸어져 소나무와 단풍 등 숲길과 기암괴석 사이를 안전하게 오르내리도록 철 계단과 밧줄을 매달아 놓았다.

 

 

아찔한 절벽과 스릴를 느끼게 하는  절벽사다리, 외줄타기. 지리산을 품은 사량도는 작지만 강한 인상을 남기며 산을 찾는 이를 유혹한다.  

 

 

하지만 밧줄 타고 올라가기란 다소의 용기가 필요하다. 산행하는 일행 중 일부는 아찔함에 놀라 포기하기도 한다.

 

 

능선을 타면서 쉬엄쉬엄 바다를 바라보는 즐거운 경치에 절로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사량도는 크게 상도와 하도로 이뤄져 있다. 면소재지가 있는 상도에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 등산과 해수욕을 즐긴다. 사진 건너편이 하도다.

 

서로 마주 보고 있는 상도와 하도는 1.5킬로미터 거리의 좁은 바닷길은 급류가 흐른다. 조류의 특성 때문에 낚시포인트로 많은 강태공들이 찾는다.  잔잔한 호수같기도 한 이곳에서 빈 낚시대를 드리워 세상의 잡다한 근심덩어리를 잊어버릴 수 있을 듯하다.

 

 

민족의 영산 지리산이 보인다고 해서 지리망산이라 불리다 줄여 이제는 지리산이 되었다.  해발 398미터로 경사가 45도에 이르는 지리산은 사량도의 상징이다. 정상의 바위산이 기암괴석을 형성하고 다도해 조망이 좋은 점 때문에 우리나라 100대 명산 중 하나다.

 

 

능선을 타면  옥녀의 전설이 서린 옥녀봉바위, 칠현봉의 봉수자리와 기암괴석으로 장식한 각각의 봉우리와 섬조망에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다. 

 

옥녀봉에는 슬픈 전설이 깃들어 있다.

 

먼 옛날 사량도 옥녀봉 아래 작은 마을에 가난한 부부가 살고 있었다. 어느날 옥녀라는 예쁜 아기가태어났지만 가난한 집안의 어머니는 제대로 먹지도 못한채 옥녀를 낳고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도 아내를 잃은 슬픔에 몸져눕다 결국 눈을 감았다. 태어나 얼마되지 않아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 옥녀. 이웃의 홀아비가 불쌍히 여겨 옥녀를 거두어 동냥젖을 얻어가며 키웠다. 열여섯이 된 옥녀는 어여쁜 처녀가 되었다.  의붓아비마저 거두어 키운 옥녀에 흑심을 품게 되었다. 옥녀는 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묘책을 생각했다.

"아버지! 제 간절한 부탁을 들어주시면 아버지의 요구를 들어드리겠습니다. 내일 새벽 날이 밝기 전에 상복을 입고 멍석을 뒤집어 쓴 채, 풀은 뜯는 시늉을 하면서 송아지 울음소리를 내며 저 옥녀봉으로 네 발로 기어 올라오시면 아버지의 요구를 들어 드리겠습니다."

의붓아버지는 흑심에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했다. 옥녀는 인적없는 새벽 옥녀봉에 앉아 있는데 설마 의붓아버지가 그렇게 까지 할까 한 말이었지만 상복 입고 짐승모습을 한 의붓아버지가 벼랑을 기어 올라오는 것이 보였다. 옥녀는 치마폭으로 얼굴을 가지로 천 길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졌다. 근친상간 금지와 타락한 동물적 본능을 경고하는 교훈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온다.

옥녀봉 밑에는 사철 붉은 이끼가 끼어 있는데 이것을 옥녀의 피라고 믿는다.

 

 

사량도 유일의 해수욕장이 있는 대항마을. 해수욕장 근처 갯벌에서 낚시를 하지 않을 경우는, 조개잡이를 즐길 수 있다. 누구나 바다에서 조개를 채취할 수 있다. 조개를 채취할 때는 호미와 장화 등 간단한 기구를 준비하면 되고 낙지, 굴, 바지락, 피조개, 우렁쉥이 등을 잡을 수 있다.

 

여행정보

승용차

남해고속도로 사천나들목(3번국도, 삼천포항방면)-삼천포신항(수협 건어위판장, 냉동공장 옆)-사량도 돈지리 내지선착장(승용차 선적가능, 1일 4회 운행)

 

경남 통영시 통영항과 사천시  신구 삼천포항에서 운항

(삼천포 팔포매립지 옆 여객선터미널에서 배편이 더 많다)

통영항 055-642-6016

삼천포항 832-5033

구 삼천포항 832-5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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