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상림 가보지 않고 단풍 숲 거닐었다고 말하지 말자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1. 11. 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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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하면 <사무라이>, 미국은 <카우보이>가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다.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 이미지는 <선비>가 아닐까. 대한민국하면 선비가 떠오르듯 선비의 고장은 경남 함양군이다. 함양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정자와 누각이 세워진 곳이다. 어디 그뿐인가. 국내 최초로 물레방아를 만들어 보급한 곳이 바로 함양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한 역사와 넉넉한 어머니의 품처럼 정겨운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 숲, 상림이 있다.

 

 

상림에는 아름드리 나무들이 어깨동무마냥 즐겁게 서 있다.

 

 

천연기념물 제154호인 함양 상림은 폭 80~200미터, 길이 1.6킬로미터로 약 21만㎡(6만3000평)의 면적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인공 숲이다. 함양군 함양읍 서쪽 위천가에 자리 잡은 상림은 신라 말기 진성여왕 때 함양 태수를 지낸 고운 최치운 선생이 위천이 자주 범람하는 것을 막기 위해 조성한 숲으로 알려져 있다. 둑을 쌓아 물길을 돌린 뒤 새로 쌓은 둑에 나무를 심어 숲으 조성했다. 그 이후 대홍수로 둑의 중간이 잘려나가 숲은 상림(上林)과 하림(下林)으로 나뉘었다고 한다. 다시 마을이 점차 커지면서 하림은 없어지고 현재의 상림만 남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숲은 천년 넘는 시간을 지나오면서 각종 풍상을 겪은 셈이다.

 

숲내 다볕당 뜨락에 있는 그네.

 

상림에는 100~500년 된 느티나무, 신갈나무, 이팝나무, 층층나무 등 120종 2만여 그루의 활엽수가 빼곡이 들어서 있다. 키 큰 나무인 활엽수 밑으로는 멍석딸기, 복분자딸기,인동 등이 숲의 식구로써 더불어 살고 있다.

 

연꽃단지

 

최근에는 삼림 옆의 논에 백련,황련 등 각종 연꽃을 심은 연꽃단지 약 6만6000㎡(2만평)이 조성되었다. 연꽃이 만발하는 여름이면 은은한 연꽃향기 가득하다.

 

상림은 천여 년 전에 만들어진 인공 숲이지만 사람의 손때가 묻어 나지 않는 천연숲보다 더 자연스러운 숲이다. 상림의 알록달록한 낙엽길은 전국 제일이다. 위천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숲을 덮는 아침이면 숲길은 무릉도원으로 향하는 길목처럼 느껴진다. 이 아름다운 풍광을 놓치지 않으려는 사진애호가들의 발길도 잦다. 숲길은 산책하기 좋은 흙길에 더해 푹푹신한 낙엽이 까펫처럼 깔려 있다.

 

사운정

 

하늘이 숨어버린 숲을 거닐다보면 문창후 최선생 신도비, 척화비, 함화루, 초선정,사운정,만세기념비,역사인물공원 등을 볼 수 있다. <문창후 최선생 신도비>에는 ‘고운이 함양고을을 다스릴 때 죄를 지으면 벌을 주지 않고 덕으로 감화시켰다. 고운이 학사벼슬을 지내 명명한 학사루를 숲 안에 세우고 긴 제방에 나무를 손수 심었다. 선생이 떠난 후 이를 아끼고 기리는 마음은 더해 갔고 많은 현인을 배출했다’라고 새겨져 있다. 비록 그 당시의 학사루는 없지만 고운 최치원 선생을 기리는 사운정이라는 정자가 잠시 그때 그 당시로 돌아가게 만든다. 역사인물공원에는 최선생 흉상을 가운데로 한 함양이 배출한 인물들의 흉상들이 세워져 있다.

 

함화루

 

상림 내를 흐르는 개울

 

작은 개울이 숲 안으로 지나 산책하는 동안 맑은 물소리를 들을 수 있다. 물소리와 더불어 새들의 지저귀는 노래소리에 가만가만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밀림의 타잔처럼 째빠르게 움직이는 다람쥐구경을 심심하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오매 단풍들것네...

 

 

바스락 거리는 낙엽 밟는 소리가 그립다면 11월 중순부터 12월 초까지의 상림 단풍 구경을 놓치면 단풍 숲 거닐었다고 자랑하지 말자.

 

최근 연인들이 숲으로 가는 머루 터널에 자물쇠로 변치 않을 사랑을 다짐하며 증표로 채운 자물쇠가 명물로 자리 잡고 있다.

 

뿌리가 서로 다른 나무의 줄기가 사랑을 이뤄 한 나무로 자라는 연리목. 사랑나무에서 사랑을 속삭이면 어떤 사랑이 영글지 직접 확인보시라...

 

 

 

▣ 함양의 맛집

50여 년 전통의 국밥집 대성식당이 유명한데 쇠고기 국밥과 수육만 내놓고 판다. 그런데 선착순 100그릇이다.

상림 바로 인근에 요즘 개발붐을 타고 각종 음식점들이 들어서 있다. 그중에서 늘봄가든의 나무채반에 찰밥,조밥,수수밥,메밥의 오곡밥과 지리산 흑돼지 수육,된장찌개,비자무침, 각종 산나물이 나오는 오곡정식도 맛나서 함양에서 손님 대접할 때 개인적으로 즐겨찾는다. 이 밖에도 연잎밥으로 유명한 옥연가와 어탕국수로 조샌집이 토박이를 비롯해 외지인들이 입소문을 듣고 즐겨 찾는다.

아참 읍내 시장 내에 순대집 병곡순대는 돼지피에 야채를 총총 썰어넣은 순대를 맛나게 팔아 읍내 나들이할 때면 간혹 들러 요기를 면하기도 한다.

 

▣ 찾아가는 길

 

대전-통영고속도로에서 88고속도로로 옮겨 함양나들목나오면 함양읍내가 10분 이내고 읍내에 상림공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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