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바다와 땅의 기운이 깃든 통영 시락국 명소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23. 5. 2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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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습관은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음식은 일상에서 떠나는 작은 여행입니다. 하늘을 닮은 바다를 품은 통영은 바다의 숨결과 땅의 기운이 맛난 음식이 많습니다. 이 중에서도 통영 시락국(시래깃국)은 절대 뺄 수 없는 통영의 맛이요, 음식입니다. 허기진 배를 채우던 하찮은 음식이 이제는 비로소 귀하게 느껴지고 현재에는 강하게 우리를 유혹합니다. 통영 사람은 아니지만 통영인처럼 바다와 땅의 기운을 느끼러 통영 시락국을 찾아 떠났습니다.

통영 시락국을 잘하는 곳은 많지만, 서호시장은 그런 음식점이 밀집되어 있는 곳입니다. 근처 통영항여객선터미널에 차를 세우고 시장 쪽으로 향했습니다. 시장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옮길 때마다 바다내음이 싱그럽게 입 안에 침이 고이게 합니다.

 

찾은 시각은 오전 7. 시장은 상인들의 부지런함에 일찍부터 깨어 생동감 넘치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시장 곳곳을 구경하는 재미는 또다른 즐거움입니다.

 

시장 안쪽 골목으로 들어서자, 시래기들이 큰 빨간 통 속에서 익어가고 주위에는 막걸 리가 켜켜히 쌓여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음식점이 가까이 있다는 증거입니다.

 

방송과 신문 등에 소개된 시락국집이 한둘이 아닙니다. 이곳의 시락국은 단언하건대 상향 평준화되어 있습니다. 어느 집에 들어가도 시락국은 우리를 소홀히 하지 않습니다.

오늘은 가마솥시락국 앞에서 멈췄습니다. 가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한쪽에 셀프로 뷔페식처럼 덜어서 먹을 수 있는 반찬이 놓인 곳이 있습니다.

깍두기, 김치, 호박,오뗑, 멸치, 콩나물 등 8가지 반찬을 골고루 동그란 접시에 담았습니다.

 

홀 중앙에는 새벽을 연 사람들이 왁자지껄 막걸리를 곁들여 즐겁게 식사 중입니다.

 

혼자 온 사람들이 앉기 편한 1인용 기다란 테이블에 자리를 자리에 앉았습니다. 잠시의 기다림 뒤에 시락죽이 나왔습니다.

 

장어를 손질하고 남은 머리를 푹 고아 만든 국에 산초와 청양고추 등으로 간을 맞춥니다.

 

후후~ 불어서 한 숟가락 뜹니다. 목을 타고 내려가는 국물이 따뜻하면서도 시원합니다. 따뜻한데 시원하다는 말이 되지 않는 맛입니다. 국은 설탕을 넣은 듯 달곰합니다. 국은 단맛이 나며 부드럽습니다. 바다의 풍미가 꽉 들어차 있습니다.

 

육지 장터에서 파는 시래기국이 어둠을 몰아내고 장터를 찾은 상인들의 고단한 삶을 위로했듯 이곳은 바다에서 파도를 헤쳐가며 어선에서 고기잡이 나섰던 어부들의 허기진 배를 채웠을 겁니다. 바닷가라 손질하고 난 뒤의 장어 대가리로 육수를 내어 바닷바람 맞고 싱그럽게 자란 시래기로 국을 끓인 탓에 육지 장터의 시래기국과 다른 바다의 맛이 어우러져 입안 가득 즐거운 행복감으로 가득 채우게 합니다.

 

온몸의 감각을 열고 통영을 오롯이 음미합니다. 통영의 바다와 땅이 만든 레시피는 바다의 숨결을 한 줌, 시래기를 한 줌 우리에게 바다와 육지의 기운을 담아 전해줍니다.

 

통영 시락국(시래깃국)은 통영을 대표하는 전통음식입니다. 통영 사람들의 거친 삶이 그대로 포개져 있습니다. 통영의 삶 속 깊은 이야기를 전해 들은 맛입니다. 서호시장에서 장도 보고 통영의 깊은 속살 같은 이야기가 깃든 시락국도 먹어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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