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통영 가볼만한 곳-통영 명정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9. 10. 29.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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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타는 이에게 좋은 러브스토리 샘솟는 통영 명정 우물

 


통영 명정 우물 우물가

 

가을 타기 쉬운 요즘입니다. 외로운 이들에게 힘과 용기를 샘 솟게 하는 러브스토리가 흘러넘치는 곳이 있습니다. 통영 명정 우물이 바로 그곳입니다. 백석 시인의 애타는 연인에 대한 그리움을 엿볼 수 있습니다.

 


통영 충렬사

 

통영에 이르면 통영항을 가운데 두고 좌우로 산세를 펼치는 풍경이 아늑하게 다가옵니다. 삼도수군통제영 한복판에 자리 잡은 여황산은 174m의 야트막한 산입니다. ‘여황은 춘추전국시대 오나라의 임금이 아끼던 화려한 배로 큰 전선을 상징합니다.

 


통영 충렬사 앞에는 백석 시비가 있고 명정 우물이 있다.

 

여황산에 비롯된 길 이름 여황로를 따라 통제영에서 서문고개를 넘어서면 이순신 장군의 위패를 모신 충렬사가 나옵니다. 이충무공 유물과 명나라 왕이 보낸 8가지 선물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통영 충렬사 앞 백석시비가 있는 쌈지공원

 

충렬사 앞 사거리 모퉁이에 백석 '통영 2'를 새겨놓은 빗돌이 있습니다. 백석의 고향은 평안북도 정주입니다. 1935년 친구 허준의 결혼식장에서 조선일보 동료이자 친구였던 신현중에게 통영 출신의 이화고녀 졸업반이던 열여덟 박경련을 소개받고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집니다.

 


통영 충렬사 앞 백석 시비

 

백석은 그녀에게 이라는 애칭을 붙여줬습니다. 백석은 박경련의 어머니를 만나 결혼 허락을 받기 위해서도 찾았지만, 운명처럼 걸음을 엇갈렸습니다.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과 다르지 않다. 백석이 딸과 결혼하겠다고 찾아오자 박경련 집에서 신현중에게 백석에 관해 물었습니다. 신현중은 백석 어머니가 기생 출신이라 일러바쳤습니다. 물론 백석의 어머니는 기생이 아니라 무당이었습니다. 아무튼, 기독교 집안이었던 박경련 집에서는 신현중과 결혼을 시킵니다.

 


통영 충렬사 앞 쌈지공원에 있는 물고기 모양의 조형물.


"산 너머로 가는 길 돌각담에 갸웃하는 처녀는 금()이라는 이 같고(중략)//()이라는 이는 명정골에 산다는데/명정골은 산을 넘어 동백나무 푸르른 감로 같은 물이 솟는 명정샘이 있는 마을인데/샘터엔 오구작작 물을 긷는 처녀며 새악시들 가운데 내가 좋아하는 그이가 있을 것만 같고/(하략)"

 


통영 충렬사 근처 골목 담벼락에 핀 괭이밥꽃

 

충렬사 계단에 걸터앉아 짝사랑 여인을 하릴없이 기다린 백석의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여기서 길 하나만 건너면 백석이 그리워한 처자 '()'이 살던 명정골입니다. ()와 달()을 닮은 우물()이 있다는 '명정(明井)'입니다. 정당골에 있다 하여 정당샘, 정당새미로도 불립니다.

 


통영 충렬사 앞 명정 우물로 가는 입구에 있는 박경리 육필 원고를 새긴 표지석.

 

명정골은 통영이 고향인 박경리(1926~2008)의 생가가 있는 동네입니다. 박경리는 소설 김약국의 딸들속에 명정의 흔적을 흩뿌려 놓았습니다. 그런 까닭에 명정으로 가는 입구에는 박경리의 육필원고를 새긴 표지석이 있습니다.

 


통영 충렬사 명정 우물가 근처에 있는 팔손이 나무

 

가자, 죽으나 사나 가야제.”

 

<김약국의 딸들>에서 아편쟁이에 성불구자인 연학에게 시집간 용란이 사흘이 멀다하고 얻어맞고 간창골 친정으로 도망을 옵니다. 용란을 도릿골 시댁으로 데려가기 위해 서문을 나서면 한실댁은 얼마나 가슴이 무너졌을지 모릅니다.

 


통영 명정은 우물이 나란히 있다. 위샘이 일정(日井), 아래 샘은 월정(月井)입니다. 둘을 합쳐 명정(明井)이다.

 

박경리는 이 우물을 고을 안의 젊은 각시, 처녀들이 정화수를 길어내느라고 밤이 지새도록 지분 내음을 풍기며 득실거린다.’라고 했습니다.

 


통영 명정 우물이 모여 흐르는 곳

 

이곳에는 우물이 나란히 있습니다. 위샘이 일정(日井), 아래 샘은 월정(月井)입니다. 둘을 합쳐 명정(明井)이라 합니다. 해와 달이 하나 된 까닭에 밝고도 아름다운 우물입니다. 1670년에 제51대 삼도수군통제사 김경 장군이 충렬사에 쓰려고 우물을 팠더니 물이 탁하고 말라서 쓸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바로 옆에 하나를 더 파 보았는데 신기하게도 물이 맑고 수량이 많을 뿐만 아니라 처음에 팠던 우물까지 똑같이 좋아졌다고 전해 옵니다.

 


통영 명정 우물의 맑은 물은 바닥 속살까지 그대로 드러내 보인다.

 

1670년 만든 이후 몇 년 전까지 330년 넘도록 식수로 쓰여 지만 지금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오구작작 물을 긷는 처녀며 새악시들을 찾을 수 없지만, 러브스토리가 샘솟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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