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하동여행, 묵묵히 일상을 채워가는 우리를 응원하는 하동 송림공원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9. 2. 2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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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되어서야 비로소 소나무의 푸르름을 안다는 옛말이 있습니다. 마음이 움츠러든 한겨울, 묵묵히 일상을 하루하루 채우는 우리에게 소나무의 푸른 기운을 얻고 싶어 하동 송림공원을 찾았습니다.

 


하동 송림공원

 

들어서는 입구부터 솔향이 일상에 찌든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만드는 기분입니다. 반갑게 맞는 맞이 소나무의 알은체에 덩달아 저도 고개를 숙여 인사를 건넵니다.

 


하동 송림공원 입구에 있는 맞이 소나무

 

고개 돌려 솔밭을 보자 부부처럼 다정하게 한 몸을 이룬 부부송을 비롯한 소나무들이 어서와라 반깁니다.

 


하동 송림공원 부부송

 

하동 송림은 조선 영조 21(1745) 하동도호부사였던 전천상이 강바람과 모래바람의 피해를 막기 위하여 심었던 솔숲이라고 합니다.

 


하동 송림공원은 조선 영조 21(1745) 하동도호부사였던 전천상이 강바람과 모래바람의 피해를 막기 위하여 심었던 솔숲이다.

 

솥향 가득한 솥밭으로 바로 가지 않고 섬진강으로 향했습니다. 맑고 구수한 재첩을 떠오리게 하는 재첩 모양의 조형물이 모래밭에서 행복한 침이 고이게 합니다.

 


하동 송림공원 곁에 있는 섬진강 모래밭 재첩 조형물

 

그 옆으로 커다란 모래 언덕에 놓여 있습니다. 아이들이 모래 언덕에서 스키를 타듯 종이상자를 썰매 삼아 내려오는 모양이 흥겹습니다.

 


하동 송림공원 곁 섬진강 모래밭에 있는 모래 언덕. 아이들이 썰매 타듯 종이상자로 타고 내려온다.

 

모래 언덕에 난 무수히 많은 발자국이 마치 살아온 제 걸음인 양 어지럽습니다. 언덕으로 향하다 옆으로 고개를 돌리자 사막처럼 고운 모래 알갱이가 바람에 사르르 몸을 떱니다. 모래밭의 풍경 속에 마음이 잔잔해집니다.

 


하동 송림공원 섬진강 모래밭 내 모래언덕에 찍힌 무수한 발자국이 살아온 내 걸음인 양 어지럽다.

 

모래밭에 빼앗긴 마음은 솔향에 다시금 정신을 차립니다. 솔밭으로 다가서자 은은한 솔향이 차 한잔을 마신 듯 개운하게 합니다.

 


하동 송림공원에 들어서면 은은한 솔향이 차 한잔 마신 듯 개운하게 만든다.

 

부드러운 흙길에 소나무의 나뭇잎이 더해 푹신푹신한 카펫을 만들었습니다. 어디로 향해야 하는 지 목적지를 잊게 합니다. 그저 걷는 게 좋습니다.

 


하동 송림공원 흙길 위에 소나무 나뭇잎이 더해 푹신푹신한 카펫 같다.

 

하늘 향해 우렁차게 솟은 소나무에게 손을 얹었습니다. 소나무가 제 바람을 하늘에 전해주는 기분입니다.

 


하동 송림공원 소나무에 손을 얹자 마음 속 바람이 하늘에 전해지는 기분이다.

 

소나무밭에서 고개를 돌리자 햇살이 곱게 드는 자리에 나란히 앉은 할머니 두 분이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그 곁을 바람이 시원하게 뺨을 어루만지고 지납니다.



하동 송림공원에서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는 할머니들.

 

소나무 숲에서는 목적지를 잊게 만듭니다. 들숨마다 흠뻑 스며드는 솔향에 취해 길을 잃습니다. 더 솔숲을 헤매고 싶은 걸음이 멈추는 곳입니다.

 


하동 송림공원 내에서는 들숨마다 흠뻑 솔향이 밀려 온다.

 

소나무가 빼곡히 들어선 부드러운 흙길을 걷다 보면 온몸이 다 맑아집니다. 소나무 숲 사이사이로 지나는 바람이 달곰합니다. 답답하던 가슴이 뻥 뚫린 듯 시원합니다. 바람이 지나는 사이로 지난해에도 수고 많으셨습니다.”라고 소나무들이 말 건넵니다.

 


하동 송림공원에서는 소나무 사이사이로 지나는 바람이 달곰하다.

 

올해에도 흔들리지 말고 힘내라 합니다. 묵묵히 오늘의 일상을 채우는 우리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는 소나무 사이를 지나자 에너지를 가득 채운 듯 힘이 불끈 솟구칩니다. 역시 여기 오길 잘했습니다.

 


하동 송림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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