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래 3

미(美)냥의 하품

한때 광고 문구 중 하나가 ‘미인은 잠꾸러기’였다. 우리 집 냥이는 미인, 미(美) 냥이다. 아침 일찍 출근하는 나를 위해 덩달아 일찍 일어나 배웅(?)하기도 하고 때로는 퇴근하는 나를 반기며 마중(?) 나오기도 한다. 그럼에도 녀석은 냥이의 습성에 충실하다. 늘 부비부비 해달라, 스담스담 해달라며 식빵 자세로 다가오지만 그 때가 지나면 어디 있나 내가 두리번거려야 한다. 책상 밑 의자, 탁자 밑 등에서 녀석을 본다. 지그시 눈을 감고 있는 녀석을 휴대폰으로 담으려 할라치면 마치 잠 안 잔 듯 두 눈을 크게 뜨고 나를 바라본다. 그러다 내가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면 본연의 자세로 잔다. 그러곤 알람 시계처럼 하품도 거하게 한다. 누가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건드렸냐는 듯이 때로는 하품을 멋들어지게 한 뒤..

해찬솔일기 2023.03.30

밀린 숙제하듯 마감을 준비한다

내일까지 보내야 할 #마감 이 있다. 취재는 며칠 전에 다녀왔는데 게으름피우다 드디어 데드라인에 걸렸다. 막내 녀석 학교 바래다주고 근처 #스타벅스 에서 글 쓰려했는데 들어선 매장의 분위기가 을씨년스러웠다. 사회적인 거리 두기로 휑한 곳에서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몇 시간을 죽치기 미안해서 다시 귀가. 거실 한쪽에 앉아 글을 쓴다고 부지런 떨지만 갑갑하다. 왜 일을 벌여서 사서 고생을 할까 싶다. 능력 이상의 욕심인지…. 그런 나를 나래는 물끄러미 바라본다. 긁적긁적. 내가 안쓰러웠나 나래는 “야옹~”하며 낮은 소리로 다가온다. 덕분에 집사의 본분으로 돌아가 10여 분 나래의 머리부터 꼬리까지 몸을 긁는다. 그리고 다시 의자에 앉았다. 밀린 숙제 중. 나래도 심심한지 놀아달라 보챈다. 미안하다. 밀린 숙..

해찬솔일기 2021.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