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속 진주

비단장수 왕 서방도 몰랐던 진주 비단길

에나이야기꾼 해찬솔 2014. 5. 2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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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5대 비단(실크) 생산지로 우리나라 생산 비단의 80% 이상을 생산하는 경남 진주. 그러나 비단장수 왕 서방도 모르는 아름다운 비단길이 있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2013년 이야기가 있는 역사문화생태탐방로 조성사업에 선정된 진주 비단길은 봉산사를 출발, 진주의 진산(鎭山)인 비봉산과 선학산에서 진주 도심의 한가운데로 흐르는 남강의 풍광과 도시 전체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진주 비단길 중에서 비봉산-선학산 둘레길.

 

비단길은 진주 강씨의 시조이자 수나라 30만 대군을 물리친 고구려 병마도원수를 지낸 강이식 장군의 위패를 모신 사당인 봉산사에서 시작한다. 고분처럼 봉긋봉긋 한 비봉산(飛鳳山, 높이 138m)의 옛 이름은 대봉산(大鳳山)이었다. 조선 태조 이성계의 스승이었던 무학대사가 인재가 많이 나는 진주의 기운을 끊기 위해 대봉산에 있는 바위를 깨뜨렸다. 바위에서 봉황이 날아가 버려 그때부터 산은 비봉산으로 바뀌었단다. 높은 산세가 주는 위압감은 없지만, 진주의 내밀한 속살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최근에 비봉산에서 선학산(134.2m)에 이르는 길에 봉황의 날갯짓을 형상화한 봉황교가 만들어졌다. 이로써 도심 등산로가 연결되어 진주를 순환하는 명품 둘레길로 거듭나고 있다.

 

산 능선을 거닐다보면 곳곳에 정자나무가 있어 경치를 구경하며 쉬어갈 수 있다.

 

봉황교를 지나자 햇살이 잘 보이지 않는 숲 한가운데다. 봄 햇살이 나뭇잎에 어려있다. 초록 물감을 손에 묻힌 듯 내 손과 마음도 초록이다. 봉황교 지나 20여 분, 강낭콩보다 더 푸른 남강과 진주성이 한눈에 보이는 선학산 전망대에 이른다. 전망대에서 잠시 땀도 훔치고 숨을 고르면 잠시의 고단함도 잊었다.

 

선학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남강과 진주성. 매년 10월이면 남강에서는 유등축제가 펼쳐져 낮과 또다른 밤이 주는 매력을 즐길 수 있다.

 

전망대에서 동방호텔 쪽으로 내려오면 남강이 걷는 동안 함께한다. 병풍을 두른 듯 깎아지른 절벽, 뒤벼리는 강줄기를 따라가며 절정을 이뤄 남강의 오묘한 풍치를 감상하기에 더없이 좋다. 뒤벼리에서 진양교를 거쳐 문화예술의 거리로 들어서면 곳곳에 조형물과 대나무 숲을 만난다. 봉황의 가출을 막기 위해 대나무 열매를 뜻하는 죽동과 함께 남강 언저리에 대나무밭을 조성한 게 지금의 대숲 산책로다. 남강을 따라 진주성과 촉석루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기 좋은 곳이다.

 

봉황의 가출을 막기 위해 심어 놓았다는 대나무 밭이 지금은 대숲 산책로로 시민들의 각광을 받고 있다.

 

진주성은 한국관광 100’ 1위에, 촉석루는 미국 CNN GO’에서 선정한 한국 방문 때 꼭 가봐야 할 곳 50선에 선정된 바 있다. 남강 언저리 절벽위에 세워진 진주성은

진주의 역사와 문화를 대표하는 사적지이며 관광지다. 김시민 장군이 임진왜란 때 2만여 왜군을 물리친 곳으로 임진왜란 3대첩지의 하나다. 성 내에는 임진왜란 전문 박물관인 국립진주박물관이 있다.

 

진주 비단길 10km, 소요시간 3시간

봉산사(시점) 비봉산 의곡사 말티고개(보행교) 선학산(전망대)

동방호텔 진양교 문화의거리 진주교 역사의 거리

천수교진주성(종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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