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1일부터 2일까지 가족과 충남 홍성과 예산을 다녀왔습니다. 출발지는 경남 진주였습니다. 쉽게 다녀올 수 있는 거리는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오랜만의 가족여행이라 길 위의 시간까지 여행처럼 느껴졌습니다. 홍성과 예산을 둘러본 뒤 곧장 집으로 내려오기 아쉬웠습니다. 귀가길에 앞서 서해안을 보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홍성군 서부면 남당항 인근으로 향했습니다.

남당항에 이르기 전에 흐린 하늘 아래 홍성스카이타워가 먼저 보였습니다.

바다는 썰물의 시간이었습니다. 물이 물러난 자리에는 갯벌이 넓게 드러나 있었습니다. 풍경도 좋았습니다.

미세먼지와 날이 흐려 풍광을 제대로 구경하기 어려웠습니다. 아쉬움을 달래고 점심을 먹으러 향했습니다.

남당항 인근 식당가에 있는 신토불이횟집·수산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칼국수, 어른들은 쭈꾸미를 고른 남당항 점심

식당 앞 수조가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쭈꾸미가 유리 벽에 붙어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기포는 아래에서 위로 올라왔습니다.

붉은 대야에는 조개류가 담겨 있었습니다. 바닷가 식당에 왔다는 느낌은 이런 장면에서 먼저 옵니다. 메뉴판을 보기 전부터 바다 냄새가 식탁 가까이 와 있었습니다.

실내는 깔끔했습니다. 하얀 테이블보가 정돈되어 있었습니다. 벽면에는 새조개와 쭈꾸미 메뉴가 보였습니다. “음식을 재사용하지 않습니다”라는 문구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주문은 가족 취향에 맞춰 나누었습니다. 아이들은 칼국수를 골랐습니다. 저와 아내, 장모님은 쭈꾸미를 먹기로 했습니다. 주인장은 날이 더 더워지면 쭈꾸미를 먹기 어렵다고 권했습니다. 그 말에 마음이 조금 움직였습니다. 오랜만의 가족여행이었습니다. 진주에서 홍성과 예산까지 먼 길을 왔습니다. 서해안까지 와서 제철 쭈꾸미를 그냥 지나치기는 어려웠습니다.



식탁에는 먼저 쭈꾸미 한 상이 차려졌습니다. 냄비에는 시금치가 수북했습니다. 초록 잎이 식탁의 색을 살렸습니다.


쭈꾸미는 쟁반에 담겨 나왔습니다. 곁들임 반찬도 알찼습니다. 두릅, 연근, 땅콩조림, 완두콩, 김치와 깍두기가 함께 놓였습니다. 특별히 요란한 상차림은 아니었습니다. 대신 해산물 한 냄비와 잘 어울리는 구성이었습니다.

육수가 끓기 시작했습니다. 시금치와 냉이가 먼저 냄비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채소가 숨을 죽이자 국물이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이어 쭈꾸미가 뜨거운 국물에 몸을 담갔습니다. 금세 몸을 동글게 말았습니다. 색도 선명해졌습니다. 쭈꾸미는 오래 익히면 질겨집니다. 적당히 익었을 때 건져 먹어야 제맛이었습니다.
서해안까지 와서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제철 쭈꾸미

다리는 쫄깃했습니다. 씹을수록 바다 향이 은근히 올라왔습니다. 머리 쪽은 더 진했습니다.

알이 든 쭈꾸미는 계절의 맛을 품고 있었습니다. 이 부분은 제가 먹으며 느낀 해석입니다. 사람마다 식감과 맛의 깊이는 다르게 느낄 수 있습니다. 다만 그날 식탁에서 쭈꾸미가 가족여행의 중심 메뉴였던 것은 분명했습니다.

아이들이 고른 칼국수도 따뜻했습니다. 국물은 뜨거웠고 면은 부드럽게 넘어갔습니다. 조개가 들어간 국물이라 시원한 맛이 있었습니다. 정확한 조개 종류는 현장에서 따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아이들은 칼국수로 속을 채웠습니다. 어른들은 쭈꾸미로 서해의 계절을 맛보았습니다. 물론 식탁은 그렇게 딱 나뉘지 않았습니다. 칼국수도 함께 맛보고, 쭈꾸미도 서로 나누어 먹었습니다.

가족 식사의 좋은 점은 여기에 있습니다. 각자 주문은 달라도 젓가락은 자꾸 서로의 접시로 건너갑니다. 아이가 먹던 칼국수 국물도 한 숟가락 맛봅니다. 어른들이 먹던 쭈꾸미도 한 점씩 나눕니다. 메뉴는 달라도 결국 한 상이 됩니다. 오랜만의 가족여행에서 이런 식탁은 오래 남습니다.

국물은 시간이 지날수록 깊어졌습니다. 쭈꾸미와 채소가 들어간 냄비였습니다. 처음에는 맑고 산뜻했습니다. 뒤로 갈수록 감칠맛이 진해졌습니다. 먼 길을 달려온 피로가 뜨거운 국물 앞에서 조금씩 풀렸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서야 주변 풍경이 다시 보였습니다. 남당항 인근에는 분수대가 있고 주위로 둘러볼 산책로가 있습ㄴ다. 바다는 뒤로 물러나 있었고 갯벌은 넓게 펼쳐져 있었습니다. 식후 산책으로 잠시 걷기 좋았습니다.

진주에서 출발해 홍성과 예산을 둘러보고, 귀가 전 남당항에서 먹은 가족 점심이었습니다. 서해의 계절을 맛보았습니다. 식탁 위에는 서해가 가까이 와 있었습니다.
이번 홍성 남당항 점심은 진주에서 출발한 1박 2일 가족나들이의 마지막 무렵에 만난 식사였습니다. 같은 길 위에서 예산 수덕사도 걸었고, 홍성 일미옥 불고기도 먹었고, 예산 삽교에서는 콩칼국수 저녁도 함께했습니다. 긴 이동이었지만 가족과 함께한 밥상과 산책이 하나씩 남았습니다. 홍성·예산 쪽으로 가족나들이를 준비하신다면 아래 글도 함께 보시면 동선 잡는 데 도움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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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토불이횟집·수산
- 위치: 충남 홍성군 서부면 남당항로 194(낭당항 인근 바닷가)
- 영업시간: 토 08:00~22:00, 일 08:00~21:00, 월~금 08:30~20:00
- 참고: 라스트오더는 토 21:30, 일 20:30, 월~금 19:30
- 주차: 가게 앞 공영주차장 등(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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